내가 중학교 다닐 때 창신동 산꼭대기 무당집에서 형들과 자취를 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생각이 나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대략 37년전의 일이 였습니다.
일부 골목길들은 그대로인데 그래도 너무 많이 변하여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발길을 돌려 평화시장과 붙어 있었던 모교(덕수중학교)를 찾았으나 역시 모교도 이전하고
그자리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국내 대기업의 쇼핑센터가 있었습니다.
내가 중학교 1학년때 청계천 6가가 복개공사중이었고 굉장히 복잡한 거리였는데 지금은 다시
복원되어 청계라는 이름과 같이 맑은 물들이 흐르고 있었고, 여전히 평화상가 1층엔 많은 중고서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어 옛생각이 더욱더 났습니다.
추억을 더듬기 위해 종로3가에 내려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세운상가라고 불리우던 곳인데 이름이 바뀌었네요.
30여분 걸으니 저멀리 동대문이 보이네요.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주변은 변했어도 동대문은 지금도 모습 그대로 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창신동 주택가로 들어갔습니다. 골목길은 37년전 모습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자취하던 곳이 산꼭대기 막다른 단독주택집이였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올라 갔으나 찾지를 못했습니다.
저집 같기도 했으나 아니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산절벽위에 있는 집들은 당시에 없었었는데 아마 그후에 생긴 것 같습니다.
이곳 저곳을 돌아 다녔으나 도저히 찾을 수가 없네요.
이곳도 아니고... 점점 무릎 관절부위가 아파옵니다.
분명히 이골목길 같은데 아닌 것 같습니다. 어느 일요일날 자취방에 혼자 있는데 초교 4학년생인 주인집 아들이 "형아, 놀자" 부르기에 따라 나갔는데 동갑내기 주인집 딸이(당시 문영여중 1년)대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셋이서 이런 골목길에서 술래잡기 하던 생각이 문뜩 떠 오릅니다.
찿기를 포기하고 아쉬움을 간직한 체 모교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오른쪽 저 건물자리가 모교가 있었던 곳입니다. 맞은편의 동대문운동장도 없어졌네요. 경기가 있을 때는 많은 함성들이 바같쪽까지도 들렸었는데......
평화시장 간판과 건물은 그대로인데 모교는 온데 간데 없습니다. 바로 저 평화시장뒤가 모교가 있었던 곳입니다. 1학년때는 교실이 4층에 있어 평화시장 4층 옷 만드는 공장과 마주했습니다. 그더운 여름날 선풍기 하나에 재봉틀을 사용하여 드륵드륵 옷만드는 소리와 당시 일하시던 언니들이 생각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곳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1학년때 한창 복개공사를 하였던 청계천이 이제는 다시 옛모습으로 돌아 왔네요. 당시에는 맑은 물이 아니 시꺼먼 하숫물들이 흘렀고, 둑방에 많은 원두막같은 판자집들이 있었습니다.
아! 중고서점들이 아직도 있네요. 돈이 없어서 새교과서를 받으면 바로 이곳에 팔고 헌교과서와 참고서를 사서 공부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호떡하나 사먹을 돈이 남아었습니다.
중고서점 안엔 항상 많은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책을 골르려고 한참을 서서 책장을 넘기던 모습들이 이제는 아련하네요.
첫댓글 좋은 추억을 회상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