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토) 저금통
캄보디아 서민들은 저금을 할 줄 모릅니다. 아니 저금할 돈이
없다는 표현이 오히려 적합합니다. 사실 캄보디아 서민이라고 하는 표현도 좀 이상합니다. 서민이라면 집이라도 한 채 지니고 살고 수입도 안정된 중산층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부는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고
실제 캄보디아 사람은 거의가 가난한 삶을 살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중국계 사람들 그리고
군부가 부와 권력을 다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놈펜 거리에는 중국어로 된 간판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어와 영어로 쓰여진 간판에서 중국어와 영어와 캄보디아어로 쓰여진 간판이 점점 눈에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이 물밀 듯 들어온다고 합니다. 백화점이나
슈퍼에 가면 중국말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국계가 부와 권력을 거의 차지하고 있는 캄보디아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생활 수준의 향상을 기대하기가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시골의 젊은이들은 모두 프놈펜으로 나오거나 인근의 공장에 다니지만 월급이 150달러 전후입니다. 건축현장의 노무자들은 월 100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니 저축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먼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돈이 생기면 집부터 꾸미고 눈에 보이는 것부터 바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정부에서도 저축을 장려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
저축을 장려하고 학교에서도 매월 저축을 하도록 해서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에 그 동안 저금한 통장을 졸업을 앞두고 돌려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 도시 철거민들이 사는 빈민촌의 가정을 들여다보니 저축할 형편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군것질은 하고 있었습니다. 군것질할 돈이 있다면
저축할 돈도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르치는 9명의
어린이들에게 저축하는 습관을 가르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장 먼저는 저들의 인생에 가장 필요하고 귀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책을 자신들이 저축하여 사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캄보디아 화폐는 동전이 없고 모두 지폐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돼지 저금통이 없습니다. 저금통을 대신할 예쁜 상자나 통이 없을까 하여 시내에 나갔습니다. 마침 얼마 전에 새로 생긴 일본 기업이 지은 대형 쇼핑몰에 한국에도 진출한 생활용품 가게인 ‘다이소’가 입점했습니다. 종이와
비닐로 만든 상자인데 아래와 위는 종이로 만들었고 중간은 비닐로 되어 있어 속이 들여다 보였습니다. 비닐
부분을 칼로 오려내어 지폐를 넣을 수 있도록 가늘고 긴 구멍을 만들면 지폐를 모으기에 적당해 보였습니다. 위
부분은 종이 뚜껑이 되어 있어서 열수도 있고 비교적 단단해서 오래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로 14Cm, 세로
10Cm, 높이 9Cm 빨강, 분홍, 하늘색의 예쁜 상자 9개를 샀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비닐로 만들어진 부분을 칼로 가로 7Cm, 세로 3mm 정도의 구멍을 내고 구멍 아래에 각기 이름을 종이에 써서 붙였습니다. 그리고
각 저금통에 1000리엘씩(1달러가 4000리엘)을 먼저 넣었습니다. 다음
화요일에 그 어린이들이 피아노를 배우러 오면 저금통을 보여주고 ‘나는 너희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가장
소중하다고 믿는다. 가장 소중한 성경책을 사는데 용돈이 생기는 대로 열심히 저금하면 나도 얼마간 보탤
테니 그 돈으로 예쁜 성경책을 가장 먼저 사자’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칼라로 인쇄된 어린이용 성경책이 7.4달러입니다. 어린이들이 3-4달러만 모으면 어린이들을 데리고 기독교 서점에 함께
가서 성경책을 사 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 저금통에 계속 저금을 하고 그리고 은행에 통장도 만들어 저축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피아노를 배워서 한국에 유학을 갈 때에 비행기표를 살 수 있도록 저축을 하자고도 말하려고 합니다. 캄보디아
어린이들이 저의 생각에 동참하고 꿈을 가지고 저축하는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의 부모도 저의
생각에 긍정적으로 동참한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캄보디아 부자들이야 어린 자녀들을 영어학원에도
보내고 돈이 넘쳐서 어떻게 쓸 줄 몰라 사치가 심하지만 캄보디아 가난한 집안의 어린이들에게는 꿈을 가지고 가난한 가운데서도 절약하고 저축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면 미래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가르치고 그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의
생각에 동의하신다면 열심히 기도해 주십시오.
첫댓글 좋은 착안점 입니다.
먼저 1달러에 도달하는 학생에게 내가 가서 격려금을 1달러 줄 것 입니다.이자가 붙는 재미를 체험하면 좋을 텐데.
이교욱선교사와 임수훈선교사도 한번 만날수 있을런지요?
물론입니다. 임수훈 선교사는 김승호장로님 같은 단지입니다.
신철주선교사 사역지 방문시 드디어 1달러 격려금을 타는 학생이 3명이나 생겨 기쁘게 주고 왔습니다.
저축문화가 없는 그 나라에서는 놀랄 일 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