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를 찾으러 나선 길이었는데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누가 따 먹었으면 흔적이라도 있으련만
길을 잘 못 들었는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씁쓸하고 아쉬운 마음 가득했습니다.
기록계 작동을 또 잊고서 능선에 오른 한참 후에야
가동했으니 기록들은 실제와 다르겠습니다.
일단 기록계의 수치를 그대로 옮겨보면
소모칼로리 817.8
이동거리 3.86킬로미터
소요시간 3시간 14분 17초
이동시간 2시간 02분 40초
휴식시간 1시간 11분 37초
속도 평균 1.8, 최고 5.0
고도 최저 52, 최고 348
이번에는 아차산과 용마산만 올랐었는데
망우산까지 모두 걸어도 크게 멀지 않은 길이니
초보 걸음에도 편안한 길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예전에 해피해피님과 서태후님 빈이님이 걸었을 때
망우산으로 내려가니 휴일날 뒷풀이하기가 마땅치 않았던 것 같기에
거꾸로 망우산에서 시작하여 용마산을 거쳐 아차산으로
내려 오면 목 축이고 헤어지기 좋은 곳이 많습니다.
아차산과 용마산의 말발굽형태로 걸어 내려 온 사이에
긴고랑길계곡이 보입니다.
혼자서 움직이니 집안 일 하고 천천히 나섰습니다.
아차산역 2번 출구로 나가면 됩니다.
출구에 이정표가 있으니 아차산 등산로 찾는 게 어렵지 않고
다른 등산객을 따라 올라도 문제는 없지요.
아단산이냐 아차산이냐 뭐 그런 본류 논쟁이 있군요.
아차산 초입의 약수터입니다.
물맛이 시원하게 좋습니다.
이후 두 군데 더 약수터를 보았습니다.
북한산둘레길 독박골의 거북약수터의 맛은 밋밋한데
여긴 광물맛이 느껴 집니다.
아차산 정상을 오르는 바윗길이 참 시원스럽습니다.
전 그냥 옆의 다른 길로 오릅니다.
이 걸 보면서 청계산의 흙길을 떠올렸습니다.
바위를 타면 육감적인 여인을 만나는 기분이 듭니다.
약간 설레고 조심스럽고 등산화 바닥에 닿는 느낌이 안정적이라
힘차게 밟고 다음 발을 내딛을 수 있습니다.
흙길은 엄마 등에 업혀 가는 포근함
나이 든 누나 손 잡고 가는 편안함
정다운 할머니의 웃음같은 모습으로 나를 이끕니다.
바위는 바위대로의 맛이 있고
흙은 흙대로의 생명감이 있습니다.
오래 전 서울시계종주를 해볼까 하다가 못했었는데.......
아차산을 서울과 구리의 시계를 따라 걷습니다.
고구려 대장간 마을이 멀지 않은 곳에 있네요.
다음에 한번 더 가면 고구려대장간 마을에 갔다가 오르든지
잠시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오든지 한번 들러보고 싶습니다.
나뭇가지 사이에 숨은 구리암사대교와 미사대교를 당겨 보았습니다.
능선께에 있는 막걸리 아줌마를 만나기 위해 점심도시락도 없이 왔는데
그 곳에 보이지 않아서 좀 당황했었습니다.
조금 더 걸었더니 길옆에 견본용으로 차려 놓고, 길안쪽 숲 그늘막 아래에
본진이 있었습니다.
달걀 3개, 컵라면 1개, 막걸리 1통 총 9천원이었습니다.
막걸리가 3잔 나오는데 잔당 2천원이라고 하네요.
옮긴 이유를 물어보니, 작년에 그 곳에서 불이난 이후에 옮겼다고 합니다.
문득 작년 5월 나길도 울트라도보때 아차산에서 불길이 치솟고
소방헬기가 한강에서 물을 길어 나르던 광경이 떠오릅니다.
바로 그 이유.
수요일은 원래 등산객이 많은데 월말이라 뜸하다고 푸념을 하시네요.
아차산 용마산에는 명품소나무가 몇 그루 있습니다.
자꾸 보니 별로 신기한 줄 모르겠습니다.
아차산과 용마산을 걸으며 참 전망이 좋다는 감탄을 몇 번이나 합니다.
아차산은 남양주 구리 하남 암사동 방면의 경치가 좋고
용마산은 서울시내로까지 펼쳐진 풍경이 아름답고 시원합니다.
청마의 시를 보면서 이영도 시인을 향한 마음인 것 같아 애잔했습니다.
아차산 4보루가 정상인 것 같습니다.
금계국과 벌개미취가 조화롭고요.
하산하여 이제 용마산으로 오를 준비를 합니다.
긴고랑길이 많이 차려 입었군요.
좌상위 귀퉁이에 애틋한 안내가 있습니다.
벌써 오랜 세월이 흐른 건데 가족은 얼마나 애가 타들어갈까요?
어디서 무얼 하는 건지......
용마산 정상아래에 백구두체력장이 있네요.
나이드신 분들이 멋 부릴 때 신으시던 신발이 빽구둔데......ㅎㅎ
용마산 정상
저 아래 전망대 지나 송전탑께에 산딸기가 있었습니다.
청량리 종로로 뻗은 길인 것 같습니다. 시원합니다.
뻥튀기골로 갑니다. 뭐지?
뒤돌아 고구려정도 담아 보고요.
송전탑에 왔으나
소나무
싸리나무
산초나무
아까시나무는 있으나
산딸기는 흔적조차 없습니다.
머리속에 지우개
산딸기 유사한 공만 하늘에 떠 있네요.
아차산은 5호선에, 용마산은 7호선에 연결됩니다.
등산객들이 써놓은 안내글에 주목합니다.
긴고랑길로 내려서니 마을버스가 반깁니다.
희한하게도 내리는 문이 뒤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동네는 승강문이 하나라서 불편한데......
군자역에서 7호선타고 건대입구 양꼬치골목으로 갑니다.
전철역에 있는 자동제세동기 작동법 그림.
4번에는 감전된다고 떨어지라 하고 5번에는 심폐소생술을 하랍니다.
저 사람은 감전 안되나?
심폐소생술 대신에 자동으로 하는 게 자동제세동기 아닌가?
드디어 건대입구역 2번출구 계단으로 내려 왔습니다.
저 여학생들로 보이는 일단의 무리들이 가는 방향으로 백여미터쯤 가면
광진문화예술회관이라는 글자가 붙은 곳의 맞은편 거리,
역에서부터 고가도로 진입로 쪽으로 가다가 옆의 차도로 해서
우측으로 꺾으면 바로 저 앞의 지점이 되겠습니다.
2백미터쯤 되어 보이는 양꼬치구이 골목이 어마어마합니다.
금성이라는 곳으로 들어 왔습니다.
국물이 없다고 졸랐더니 온면을 주네요. 계산에 포함한 건지.....
자동으로 굽는 장치는 이 골목에 해월이라고 하는 식당 딱 한군데라고 하네요.
나중에 거기 가봐야 하겠습니다.
대신 철망 석쇠가 있어서 굽기가 수월합니다.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과식했네요.
다음에 또 아차산을 가게 되면 이번처럼 걷든지 혹은
망우산에서 출발하여 건대입구로 방향을 잡아 봐야 하겠습니다.
첫댓글 이리 편히 ..생각까지 볼수있으니 어찌 편함을 택하지 않겠습니까~ㅎㅎ
새록 지나간 시간이 생각나는 아차산..지난 길우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인곳....
ㅎㅎ 딸기 유사한 공만~~~대단하세요~홀로이..^(^
히히히 적당한 날씨에 한가하게 걸어서 오랜 만에 느긋한 행복감을 가진 날이었습니다.
산딸기가 많이 아쉽군요..
지금쯤 많이 열렸을텐데 말이죠.
북한산 둘레길은 의정부쪽 보루길 굴다리 지나면 있었는데
아~ 이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