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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인 단오제
우리나라 세시풍속에 4대 명절이 계절별로 있었다. 봄에는 한식, 여름에는 단오, 가을에는 추석, 겨울에는 설날이다. 한식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 양력으로는 4월 5일 또는 6일로서, 나무를 심고 성묘를 가서 떼를 새롭게 입힌다. 한식날 비가 오면 ‘물한식’이라 하여 풍년을 예고한다.
음력 5월 5일 단오는 한국, 중국, 일본이 지키는 명절로서, 수릿날, 천중절(天中節)이라고도 한다. 단오는 더운 여름을 맞기 전의 초하(初夏)의 계절이며,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祈豊祭)이기도 하다. ‘북단남추’라는 말이 있다. 단오행사는 북쪽으로 갈수록 활발하고 남쪽으로 갈수록 약해지며, 남쪽에서는 대신 추석을 더 중시했다.
단오는 중국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다. 전국시대 초라나 굴원이 진나라에 나라가 초나라의 수도가 진나라에 의해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비통한 나머지 멱라강(泪羅江)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날이 바로 기원전 278년 음력 5월 5일이며, 그의 우국충정을 기리는 날로 삼았다고 한다.
굴원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으로 대나무통에 쌀을 넣고 소태나뭇잎으로 감아 물 속에 던지던 풍습이 있었으나, 지금은 대나뭇잎으로 싸서 찐 떡(쭝즈 粽子)을 먹는 풍습이 되었다. 굴원을 작은 배로 구한다는 행위를 상징하는 용선경도(龍船競渡) 놀이가 중국 단오절을 대표하는 행사이다.
우리 학계에서는 <삼국지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 기록된 우리 민족의 제천의례를 강릉단오제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현존하는 국문학 작품 중 가장 오래된 월령체 노래인 고려가요 '동동(動動)'을 보면, 일년 12개월 노래하면서 에 단오를 수릿날로 표현하고 있다. "오월 오일 아! 수릿날 아침 약은 천년을 장수하실 약이라고 바치옵니다."
* 서진의 진수가 쓴 삼국지는 어찬이 쓴 <위략>을 참고하여 동이전을 썼다고 하는데, 본래 '뜻뜻할 이(彛)'자인 '東彛'였다고 함. 이는 위나라 '동쪽의 뜻뜻한 독립국가'란 뜻임.
‘수리’란 말은 고(高), 상(上), 봉(峰), 신(神)을 의미하는 옛말로, 수릿날은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가서 강림하는 신을 모시는 날을 뜻한다. 신을 맞이하여 모시면서 마을의 평화와 풍년을 기원하는 제천의식인 것이다.
우리의 단오절은 궁중행사와 민간행사가 있었다. 궁중에서는 이날 제호탕(醍醐湯), 옥추단(玉樞丹), 애호(艾虎 : 쑥호랑이), 단오부채 등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하사하기도 하였다. 민간에사는 씨름, 그네뛰기,창포에 머리감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부적 만들어 붙이기 등과 더불어 풍년과 풍어(豊魚)를 기원하며 마을 공동체의식을 다지는 제례와 굿판을 펼치었다.
고려시대에는 왕이 조상에게 제사하고 단오시(端午詩)를 지어 신하들에게 보이고 불꽃놀이와 서민들의 돌싸움을 지켜볼 만큼 각별한 날이었다. 조선 건국 초기에는 단오놀이를 금지시켰으나 세종은 석전을 부활시켜 병중인 상왕 태종과 함께 서민들의 돌싸움을 구경하였다고 한다. 단오날은 사형집행을 금지시켰던 바, 경국대전 형전에 금형일로 등재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말살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근대화의 과정에서 서구화, 기독교화가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우리의 말과 얼, 미풍양속과 세시풍속은 사라져가고 단오제 역시 많은 지역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나마 강릉단오제는 고증을 통하여 원형 복원이 가능할 만큼 면면히 이어지면서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등록되면서 고유의 민속축제로서의 가치를 공인받게 되었고, 해마다 발전하면서 단오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중국보다 먼저 2005년 11월 유네스코로부터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지정받기에 이르렀다(중국에도 강릉이 있음, 금년에 중국강릉김씨 종친회가 와서 공연을 하였음).
* 유네스코 지정 한국의 세계무형유산: 종묘제례악(2001), 판소리(2003), 강릉단오제(2005),
강강술래(2009), 남사당놀이(2009), 영산재(2009),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2009), 처용무
(2009), 가곡(2010), 대목장(2010), 매사냥술(2010)
강릉단오제의 제례의식 절차
강릉은 예로부터 명주의 고장이다. 허균이 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 극찬한 강릉 ‘방풍주’, 헌화가에 나오는 ‘척촉화주’를 비롯해 선교장의 연엽주, 서지초가뜰의 송죽두견주, 단오 창포주, 대관령 솔잎으로 빚은 송엽주 등이 있다. 명주가 있는 고장은 문화가 있고 축제가 있다.
강릉단오제는 술을 빚는 행사로 시작한다. 술은 신과 조상에게 바치는 정성의 상징이다. 예로부터 술은 천상과 지상의 영혼을 연결하는 음식으로 믿었다. 제사장에서 움직이는 것은 술과 향의 연기뿐이다. 강릉단오제는 음력 4월 5일 열리는 신주(神酒) 빚기로부터 시작한다.
신주빚기는 대관령에서 산신제와 국사서낭(성황)제에서 제주로 사용할 술을 담는 행사이다(대관령의 산신령은 김유신 장군, 단오제에 모실 신은 범일국사임). 원래 음력 3월 20일이었으나 술이 쉬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1990년대부터 4월 5일에 담는다.
* 범일국사는 통일신라 때 승려로 구산선문 중 하나인 굴산사에 40년을 보내며 왕사나 국사가 되기를 권유받았으나 수도와 공부에만 전념한 실존 인물임
신주빚기는 당일 아침 강릉시장이 마련해주는 쌀과 누룩을 받아서 가마에 싣고 강릉시청에서부터 중앙로를 지나 칠사당까지 행진하는데 이때 신주미를 내놓는('신주미봉정') 시민들도 있다. 칠사당에 도착하면 대청에서 부정굿으로 장내를 정화한 후에 쌀, 누륵, 솔잎, 그리고 맑은 물로 신주를 담는다.
* 칠사당에서 신주빚기: 유교와 전통무속의 만남, 그리고 묵언(默言)의 정성
'소통과 치유의 미학' 강릉단오제
소통의 본질은 바로 자신과의 소통이다. 스페인의 산티아고길, 제주도의 올레길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찾아가는 내면으로의 길이다. 익숙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逸脫)이 일어날 때 자연치유력이 회복되고 신체의 자정(自淨)작용이 활성화된다.
단오제는 제례로서의 성격과 놀이로서의 성격을 아울러 지닌 축제이다. 신과 인간의 소통,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신과의 소통은 묵언의 정숙성, 신성성이 요구된다. 움직임이 있다며 술잔과 향불의 연기뿐이다. 사람간의 소통은 웅성웅성 왁짜지껄 붐비는 개방성, 소음성이다. 신주빚기, 산신제, 국사서낭제는 정적(靜的)인 반면, 영신행차와 송신행차, 단오굿과 민속놀이, 난장은 동적(動的)이다. 능히 정할 때는 정하고, 동할 때는 동한 모습을 보이는 정동일여(靜動一如)의 축제가 강릉단오제이다.
강르단오제는 신과의 소통, 자연과의 소통, 사람간의 소통, 이 세 가지 차원의 소통을 기원한다. 강릉단오제의 송신 축문 속에 강릉시민의 바램이 담겨있다. "인의어신 신감어인 우순풍조 삼농풍등 외객운집 시고원활 人依於神 神感於人 雨順風調 三農豊燈 外客雲集 市沽圓滑 사람은 신에 의지하고 신은 사람에게 감동합니다. 비바람이 순조로워 풍년풍어 되게 하시고 손님들 많이 와서 부디 잘 살게 하소서!"
강릉단오제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음식이다. 음식은 자연으로부터 온다. 제호탕, 앵두화채 등은 더위를 이기는 제철 음식이다.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마을의 공통성 중의 하나는 음식을 즐기면서 소통이 활발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인공적으로 만든 식품을 먹으면서 몸을 상하게 하고 있다. 전통 웰빙음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병은 자연이 낫게 해주고, 돈은 의사가 가져간다"고 한다. 소통을 통한 정신적 치유와 더불어 음식을 통한 육신의 치유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
* 강릉단오제 홈페이지: http://www.danojefestival.or.kr/
< 단오날 전통음식 >
수리취떡
수리취나 쑥을 짓이겨 멥쌀가루에 넣어 녹색이 나면 반죽하여 쪄서, 들것하게 친다.
친 떡을 굵게 가래떡으로 비벼서 수레바퀴 모양의 떡살로 문양을 낸 절편이다.
제호탕
백청(白淸;꿀)을 끓여서 오매말(烏梅末), 백단향(白檀香), 축사(縮砂), 초과(草果)를 가루로
하여 넣은 것이다. 백항아리에 넣어 먹을 때 냉수에 타서 마시면 갈증을 가시게 한다.
앵두 화채
앵두화채는 단오날 민가에서 즐겨 만들어 먹는 청량음료이다.
동해바다 푸른물과 밝은태양 기운받아
대관령에 내린서기 우리강릉 지켜주니,
범일국사 영신굿에 향토혼을 밝혀가고
유신장군 받들어서 애국애민 하여가세!
생노병사 굽이굽이 희로애락 넘실넘실
신명나는 단오축제 상상나래 펼쳐가니,
양기충만 단오절에 우리모두 하나되어
과거전통 이어받고 미래역사 열어가세!
영성어린 신화축제 문화창조 명품단오
시민참여 하나되니 홍익인간 하슬라요,
신사임당 이율곡의 오죽헌은 인재요람
허난설헌 허균고장 초당마을 문예부흥!
백두대간 태백산맥 관동팔경 청정자연
맑은품성 밝은지혜 자연사랑 향토사랑,
지속가능 녹색도시 희망창조 행복시민
비상하는 우리국운 경제문화 균형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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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강릉 단오제가 유네스코문화 유산에 올랐군요!
우리의 전통과 풍습이 이 기회에 널리 알려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걸 기대!!! 하하하하하!
마당바위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어렸을때만 해도 단오행사가 꽤 큰 행사였는데
이제 생활에서 느끼기는 어렵네요
앵두화채 너무 먹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