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영광의 타이틀을 차지한 이가 있다. 바로 2012 호주오픈 남자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안더 파에스(복식 세계랭킹 7위)이다.
파에스는 1973년 인도출신으로 우리나이로 올해 불혹에 해당하는 40세이다. 그는 1991년 프로데뷔 이후 21년의 세월을 코트에서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달성했다. 복식이든 단식이든 총 4개의 대회를 모두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머의 자격이 주어지는데 파에스는 이를 21년만에 이루어 냈다. 호주오픈 4번의 결승진출만에 이뤄낸 쾌거이다.
선수 자신에게는 참으로 감격스런 순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번 호주오픈 혼합복식에서도 결승에 올랐지만 3세트 슈퍼타이브레이크에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 했다.
작년 호주오픈 복식 결승에서 브라이언 형제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미뤘던 파에스는 올해 라덱 스테파넥과 팀을 이뤄 결국 다시 결승에서 만난 미국의 브라이언 형제를 2-0으로 깔끔하게 제압하고 희망하던 꿈을 이뤘다.
파에스는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 브라이언 형제에게 발목을 잡혔었다. 수십차례 만나서 브라이언 형제에게 각종 대회에서 번번히 깨지는 불운을 맞보았지만 파에스는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사나이었다.
파에스는 인도 테니스의 영웅이자 파트너인 부파티와 함께 인도 복식을 이끌고 있는 현역의 레전드이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꾸준함으로는 따라올 자가 없으며 총상금 우리돈 약 80억원을 벌어들이며 명실상부 복식의 대표선수라고 말할 수 있다.
파에스는 1991년 데뷔 이후 복식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그는 1998년 투어 단식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을 만큼 단식에서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였다.
다만 비교적 작은 체격조건등을 이유로 단식에서 복식으로 과감하게 전향을 하는데 이것이 파에스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까맣고 다혈질 성격으로 보이는 외모와는 정반대의 성품을 지니고 있으며 파트너를 배려하고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 파에스의 최대 강점이다.
파에스와 파트너를 이룬 선수들의 이야기에서 파에스의 배려심과 따뜻함에 관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번 호주오픈 우승 인터뷰에서도 상대방인 브라이언 형제와 파트너 스테파넥에게 감사하는 멘트를 잊지 않고 21년 경력답게 상당히 유창한 영어로 물 흐르듯한 우승소감을 이야기했다.
스테파넥이 우승소감을 이야기 할때는 눈시울을 붉히며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이로 40세. 그러나 커리어 그랜드슬램머 파에스는 이야기 한다. "나의 테니스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나의 테니스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나의 테니스는 영원하다."
파에스를 현역 최고의 프로복식 선수라고 칭하는데 한치에 망설임도 없게 만드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