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염증>에 귀 기울여야 한다
Listen to the Silent Inflammation
의학박사 장 준 홍
웰니스의원/닥터웰아카데미
20세기에 등장한 약 중에서 가장 놀라운 효과를 나타낸 약은 아스피린(aspirin)이 분명하다. 지금도 아스피린의 폭넓고 뛰어난 효과 덕분에 적용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진통해열의 기능을 뛰어넘어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치매까지 예방할 수도 있다고 한다. 또 혈관질환의 예방 덕분에 당뇨합병증, 고지혈증, 고혈압 그리고 일과성 허혈성 발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데 적용하기도 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직장암, 유방암 등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처럼 엄청난 효능을 보유하고 있는 아스피린의 정체를 밝힌 이들에게 수여된 1982년 노벨 의학상에서 아스피린의 위력을 알게 되었다.
1960년대 말에 영국 로얄의대(Royal College of Surgeons)의 약리학자 존 베인(John Vane)이 아스피린은 세포에 작용해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는 주요 아이카사노이드(eicosanoid)의 생산을 중지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제로 아스피린은 프로스타글란딘 생산을 조절하는 핵심효소(cyclooxygenase)를 억제한다. 이와 같이 아스피린이 프로스타글란딘 생산에 관여하는 양상에서 아스피린의 광범위한 효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970년대 중반에는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Karolinska Institute)의 벵트 새뮤엘슨(Bengt Samuelsson)이 프로스타글란딘 G2가 트롬복세인(thromboxaine) A2라는 또 다른 아이카사노이드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트롬복세인 A2는 혈소판을 응집시켜서 혈병을 만든다. 혈병은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원인이다. 따라서 아스피린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다른 공동 수상자인 카롤린스카연구소의 수네 베르그스트롬(Sune Bergstrom)은 아이카사노이드의 구조를 밝혀냈다.
다시 말해서, 아스피린은 아이카사노이드의 기능을 억제시킴으로써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이제까지 상당히 많은 아이카사노이드의 정체가 밝혀져서 현재 100여 개가 넘는다. 이와 동시에 아이카사노이드가 우리 몸과 마음의 많은 기능을 담당하고 관리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었다. 따라서 아스피린이 우리 몸과 마음의 상태를 조절하는 큰 힘을 발휘하는 약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모든 약이 그러하듯이, 약을 복용해서 유리한 면이 있으면 그 반대로 불리한 면을 보여주고야 말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효능을 지닌 아스피린이라도 오래 복용하면 부작용을 피할 수 없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아이카사노이드는 오메가-6(Omega-6)와 오메가-3(Omega-3) 필수지방산으로부터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서, 아이카사노이드를 합성하려면 반드시 지방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아이카사노이드를 염증반응을 일으키는(pro-inflammatory 또는 more inflammatory) 것과 반대로 항염증반응을 일으키는(anti-inflammatory 또는 less inflammatory) 것,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 포함된 지방식품에 의해 우리 몸에서는 염증반응이 진행한다는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런데 더 나아가 인슐린(insulin)과 글루카곤(glucagon) 그리고 EPA가 염증반응을 잘 일으키는(pro-inflammatory) 아이카사노이드와 반대 기능을 하는(anti-inflammatory) 아이카사노이드 둘 중에서 어느 쪽을 더 많이 만들 것인지를 컨트롤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섭취하는 음식에 들어있는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 3대 영양소가 아이카사노이드의 종류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3대 영양소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을 섭취해서 에너지를 얻는다는 현재 영양학의 기본시스템인 칼로리 개념과 달리, 3대 영양소에 의한 호르몬분비 개념으로 음식과 건강 사이의 관계를 조망해야 한다.
외부로부터 침입한 박테리아 • 바이러스 • 곰팡이 등에 의한 감염도 아니고 또 상처가 나지도 않았는데, 오로지 먹은 음식으로 염증반응이 진행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염증반응이 항염증반응으로 마무리되어 염증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 문제는 아니지만, 그러지 못하고 염증반응이 계속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염증반응이 지속되지만 염증을 느끼고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단계를 <침묵의 염증(silent inflammation)>이라 한다.
당뇨, 비만 등의 생활습관질환ㆍ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ㆍ각종 암ㆍ아토피, 건선, 습진 등의 피부질환ㆍ류마티스 관절염, 루프스 등의 자가면역질환ㆍ알츠하이머씨병 등의 뇌질환ㆍ생리전증후군, 불임 및 유산 등의 여성질환을 포함해서 노화에 이르기까지 <침묵의 염증>과 관련이 있는 분야는 상당히 많다. 현재 의료계에서 다루는 모든 만성질환이 <침묵의 염증>으로부터 시작한다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적용하고 있는 영양개념과 분명히 다른 호르몬분비와 그 균형에 기초한 새로운 영양개념인 휴먼영양학도 도입해서 국민건강 증진에 널리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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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도서>
1. 나와 가족을 위한 휴먼영양학 http://bit.ly/z0xtzQ
<전자책>
2. 닥터 웰의 무소유 식탁 1 – 전자책
3. 닥터 웰의 무소유 식탁 2 – 전자책
4. 닥터 웰의 무소유 식탁 3 –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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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막연했던 의심 ~염증~에 대한 소중한 견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