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색가전, M&A 통해 글로벌화 박차
얼마 전 막을 내린 2012년 중국(상하이) 가전제품 엑스포에서는 국제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엑스포 기간 하이얼(Haier) 발표회는 국제적인 색채가 농후했다. 8명의 발표자 중 외국인이 5명이나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시장리서치기관 Euromonitor 연구 본부장, Haier 글로벌 백색가전 영업 본부장, BASF SE중국지역 사장, Haier 에어컨 일본R&D센터 본부장, 뉴질랜드 Fisher & Paykel 駐중국 수석대표가 포함된다.
Euromonitor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2월 기준으로 하이얼은 이미 3년 연속 세계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백색가전제품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LG, Whirpool이 그 뒤를 이었고 Media와 삼성이 공동 4위, ELX와 GE가 공동 5위를 차지했다.
2011년 하이얼그룹의 매출액 1,509억위안 가운데 해외 매출액이 27%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이얼은 일본 Sanyo전기의 백색가전 자산을 인수했다.
최근 하이얼은 주로 글로벌 R&D자원, 업스트림 원자재 자원의 통합 및 이용을 바탕으로 글로벌화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이얼은 칭다오(靑島)본부의 디자인R&D센터 외에도 현재 일본, 유럽, 미주지역에 디자인R&D센터를 각각 3개, 4개, 2개 보유하고 있다.
하이얼은 글로벌 산업사슬 통제능력 향상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인버터 에어컨 신제품은 일본 R&D팀에서 개발하고 냉장고 신제품은 BASF의 화학공업 원자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며 세탁기 신제품은 Fisher & Paykel의 인버터 모터를 사용한다.
하이얼과 달리 Gree는 자체 기술혁신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Gree는 7년 연속 세계 가정용 에어컨 판매량 1위를 차지했고 현재 중앙 에어컨 분야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2011년 말 Gree는 DC 인버터 원심 분리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미국기업이 대형 중앙 에어컨을 독점하던 국면을 타개했다.
둥밍주(董明珠) Gree전기 부회장 겸 CEO는 올해‘양회’기간“Gree는 지난해 미국에 지사를 설립한 이후 미국 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달 Gree 광고가 최초로 미국 뉴욕 타임 스퀘어에서 방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Midea는 다른 노선을 선택했다. Midea그룹 허샹젠(何享健) 회장은 내부회의에서 “Midea는 계속해서 M&A 방식을 통해 글로벌화 진척을 가속화할 것이다. 지난해 Midea는 미국 Carrier의 남미, 인도의 에어컨 자산을 인수했다. 현재 Midea에어컨은 이미 베트남, 이집트,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에 5대 해외생산기지를 설립해 신흥시장을 지속적으로 포석하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판매량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 영향력, 제품 기술혁신능력, 업계표준 영향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유명 다국적 기업과 비교할 때 중국 기업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시장리서치기관 GFK의 Friedemann Stockle 글로벌 백색가전 연구 본부장은 “중국가전제품 기업은 과거 OEM을 위주로 했지만 현재는 독자 브랜드를 발전시키며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한 가지 제품으로 여러 국가의 시장을 개척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독자 브랜드를 뒷받침하는 현지 R&D는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