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칸영화제, 세계적인 여배우들이 독특한 목걸이를 하고 등장했다. 수많은 보석을 옷감 짜듯 한올 한올 엮은 것이다. 스카프만큼 크기가 컸고, 실크처럼 얇고 부드러워 보였다. 카메라 셔터가 일제히 터졌다.
바로 '메쉬' 목걸이다.
올 여름에는 메쉬 스타일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여러 드라마나 영화, 연예 프로그램 등에서 연예인등 유명인사들이 자주 ‘메쉬’목걸이로 연출하고 나오곤 하는데 이것 또한 유행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메쉬는 볼륨감이 있는 보석이다. 심플하고 간소한 여름 옷차림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그물 질감이라 시원해 보인다.
대담한 노출을 즐기는 여성에게 잘 어울린다. 깊게 파인 옷에 메쉬 목걸이를 걸치면 더욱 관능적으로 보인다. 노출이 많은 수영복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메쉬는 금속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얇고 가볍다. 유연하기 때문에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목에 두르거나 팔목에 감을 수 있다. 머리에 두건처럼 쓰기도 한다.
티파니는 최근 엘사 퍼레티의 '메쉬 컬렉션'을 선보였다. 스털링실버.18K 골드 두 가지 재질로 만들어졌다. 티파니 마케팅팀 신윤성 씨는 "무게와 촉감이 실크와 비슷하다. 가볍고 착용감이 좋다. 몸에 착착 감기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털로 만든 메쉬도 있다.
스와브로스키는 올 여름을 맞춰 '할레이' 세트를 내놓았다. 블루컬러의 펄 메쉬와 각도에 따라 다른 빛을 내는 팔찌와 귀걸이 등으로 구성됐다. 스와브로스키의 홍보실 김혜진 씨는 "올 여름 테마는 트로피컬이다. 산호빛. 연어빛. 모래빛을 콤비네이션 시켜 여름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메쉬가 다소 부담스럽다면 유색 보석이 메쉬로부터 눈돌리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보석은 투명한 '화이트 다이아몬드'다.
그러나 올 여름에는 이 보석의 여왕은 뒷전으로 밀려날 것 같다. 대신 그 자리를 화려한 칼라의 유색 보석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화이트골드나 스털링실버로 만든 주얼리도 깔끔하고 시원해 보인다.
유색 보석 중에서 으뜸은 핑크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다. 그러나 화이트 다이아몬드보다 비싸 일반인들에게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토파즈나 투르말린, 시트린, 메론쿼터즈, 가넷 같은 원석을 사용한 주얼리가 인기가 높다. 푸른빛의 사파이어도 여름에 잘 어울리는 빛깔의 보석이다.
그런 이유로 전문가들이 올여름에는 은색이나 블루 등 시원한 색상의 장신구가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유색 보석은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정장에 해도 무난하고, 화려한 의상에도 잘 어울린다. 캐주얼한 의상에 하면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불가리는 여름 시즌에 맞춰 유색 보석 '알레그라'를 내놓았다. 블루토파즈, 핑크투르말린, 페리도트 등 풍부한 색상의 원석을 사용했다. 우아하면서 쾌활한 분위기를 낸다.
라스베리 레드와 라임그린 컬러에서 은은한 바이올렛까지 레인보우 색조가 돋보인다.
15캐럿짜리 사파이어가 깊은 바다 빛을 자아내는 보석도 있다. 삼신다이아몬드는 사파이어가 박힌 '블루 아이'를 선보였다. 반지 주변을 화이트 다이아몬드로 장식했다. 럭셔리하게 보인다.
티파니는 불가사리 모양의 주얼리를 내놓았다. 불가사리를 생동감 있고 위트 있게 표현했다. 바다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18K 엘로우골드와 블랙실크 코드를 소재로 매치시켰다. 플래티늄, 스털링실버 등으로 만들어져 깔끔해 보인다.
여름 주얼리는 화려해야 한다는 트랜드를 깬 곳도 있다.
쇼메는 블랙앤화이트 칼라로 모던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는 '클라스원'을 선보였다.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러버(rubber)를 소재로 사용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골드와 다이아몬드, 러버가 함께 어울려 스포티하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클라스원 반지는 사이즈를 맘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함께 제공되는 러버 밴드를 이용하면 한 손가락에만 끼지 않고 굵기가 다른 손가락에도 낄 수 있다.
불가리의 '치클라디'는 작은 디스크들이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포도 더미처럼 쌓여져 있다.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움직임에 따라 순간적으로 다른 빛을 내는 매력을 갖고 있다.
진주브랜드로 유명한 미키모토는 블루 사파이어를 이용한 드롭형 진주 세트를 내놓았다. 마통에서도 여러 종류의 유색 보석을 모아놓은 반지와 목걸이 세트를 선보였다.
삼신다이아몬드의 마케팅팀 지보경 씨는 "여름철에는 부피감 있는 보석이 좋다. 진주나 유색 보석은 단조로운 의상에 볼륨감을 살려준다. 여러 주얼리를 세트로 착용하는 건 그리 세련돼 보이지 않는다. 심플한 의상에는 작은 브로치나 펜던트로 코디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봄부터 유행한 ‘에스닉’이 여름 패션 트랜드로 이어지면서 에스닉 풍 의상에 어울리는 이국적 느낌의 장신구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터키석, 자개와 같은 원석과 구슬, 플라스틱, 비즈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목걸이와 귀걸이, 팔찌 등이 여름 액세서리 시장을 달구고 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에스닉 스타일이 돋보이는 ‘아르젠토 돈나’ 시리즈를 내놓았다. 단순한 디자인에 실버가 어우러져 시원한 멋을 풍긴다. 또 블루 토파즈의 은은한 광채와 실버의 멋을 더한 ‘홀리데이 컬렉션’ 시리즈는 캐주얼 의상부터 수영복 패션까지 다양하게 매치할 수 있다. 목걸이는 39만5000원, 귀걸이는 23만7000원.
쉬(SHE)는 여러 개의 줄을 겹겹이 걸쳐 착용할 수 있는 레이어드 스타일의 목걸이와 빨강과 녹색의 보색 대비가 강렬한 원석 목걸이를 선보였다. 목선이 깊이 파인 원피스나 티셔츠에 매치하면 좋다.
대형 쇼핑몰 액세서리점에서는 나무나 원석으로 만든 수공예품 장신구를 내놓았다. 명동 밀리오레 아이노스 매장은 호박 원석과 나무로 엮은 수공예 목걸이와 자개 목걸이를 3만∼7만원대에 내놓았다.
또 다양한 색상과 무늬의 뱅글 팔찌도 올여름 인기 있는 바캉스 액세서리다. 동대문 쇼핑몰에서는 빨강 파랑 등 원색의 플라스틱 팔찌와 비즈로 만든 굵은 뱅글 팔찌 등을 대거 선보였다. 밀리오레의 플라스틱 팔찌는 1만 원대.
에스틱풍 의상과 장신구에는 왕골모자가 어울린다. 통풍성이 좋고 햇볕 가리개로도 안성맞춤이다. 사이즈가 커서 쓰다 벗었을 때 머리 모양이 망가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패션소품만 잘 활용한다면 여름 휴가지의 패션 리더가 될 수 있다.
올 여름처럼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아이템이 유행하는 때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자신이 가장 쉽게 소화해 낼 수 있는 아이템만 찾는다면 올 여름은 당신에게 가장 화려한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정재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