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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꿩 대신 닭'이란 말이 있다. 원래 떡국은 닭고기가 아닌 꿩고기로 국물을 내었다고 한다. 그러나 꿩을 잡기가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꿩 대신 비슷한 맛을 내는 닭고기를 활용하였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꿩 대신 닭'이란 속담을 경제학에서는 '대체재'라고 부른다. 대체관계에 있는 상품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느 한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면, 대체재의 매출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격이나 수요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대체재를 찾는다. 그런데 실제 생활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가 대체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바로 공급자가 대체재를 만드는 경우다. 기존에 있던 상품의 경우에는 홍보 방법으로 대체재가 필요한 소비자를 끌어들인다. 하지만 상품이 없는 경우에는 새로운 대체 상품을 공급자가 찾아내 대체재가 필요한 소비자에게 손짓을 한다.
예를 들어 석유 가격이 계속 오르자 대안으로 유채, 콩, 야자, 옥수수 등 식물 원료를 대체 연료로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짐과 동시에 그 원료들의 가격이 같이 올라갔다. 유가가 치솟자 등장한 것이 가격이 싼 '세녹스'였다. 지금은 불법 휘발유로 차량에 넣어서는 안 되는 용품이 되었지만, 세녹스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휘발유의 대체재로 엄청난 각광을 받았다. 고유가로 인해 소비자에게 대체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공급자가 알고 재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명절 때 비빔밥으로 유명한 전주 '한국관' 식당을 찾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어렵게 찾아간 그날은 명절이라 휴업이었다.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라 허탈해 하고 있을 때, 바로 옆에 걸려 있는 반가운 현수막을 발견했다. 휴일에도 비빔밥 합니다. 길 건너편 00 식당. 맞은편 식당에서 대체수요자에게 자신의 식당을 선택하도록 홍보한 것이다. 이런 경우 대체재는 단순히 가격이나 수요의 초과로 소비자가 대체재를 찾는 경우가 아니다. 똑똑한 공급자가 소비자의 기호와 필요를 반영한 상품을 미리 만들고 여유 있게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대체재가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
필자 : 조영관님 신한카드 차장 출처 : 월간《행복한동행》 2008년 01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