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토의 법칙
개미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약 20%의 개미들만 열심히 일을 한다는 것이다. 벌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각 집단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개미들 20%를 모아서 새로운 집단을 만들어 놓으면 그 집단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20%가 생긴다는 것이다. 인간사회에서도 인구의 약 20%의 사람들이 전체 사회를 먹여 살린다고 한다. 이것을 파레토의 법칙, 즉 20:80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Vilfredo Federico Damaso Pareto(1848~1923)는 자신의 수학적 재능을 무기로 소득의 분배에서 역사적, 사회적으로 일정한 틀을 입증하려 하였다. 그는 1906년 이탈리아 토지의 80%를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농민들의 소득실태도 이 법칙으로 적용해보니 풍년이 들었을 때 전체적인 생활수준은 향상되었지만, 하위 20%는 여전히 생활이 어려웠으며 아무리 흉년이 들어도 상위 20%는 곳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후 파레토는 이 80%와 20%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른 여러 분야에 적용하였고 이 용어를 경영학에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조셉 M. 주란이다.
80:20의 법칙이 좀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은 자연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의 비율이 78:22로 이에 근접하여 지구상의 바다와 육지의 비율, 육지 중에서 산과 평지의 비율이 이와 흡사하다. 정사각형에 내접하는 원을 그리면 사각형의 넓이에서 원의 넓이를 뺀 값은 원 넓이와 78:22의 비율을 이룬다. 사실 80:20의 변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 기업운영
이를 기업에 적용하면 10가지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기업이 10억의 매출을 올렸다면 모든 상품이 고르게 1억씩 매출을 올린 게 아니라 불과 2개의 대표상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반면, 나머지 8개 상품은 매출의 20%에 그친다는 것이다. 은행에서 예금의 80%는 20%의 사람들이 예치한 돈이며, 백화점이라면 불과 20%의 핵심 고객들이 전체 백화점 매출의 80%에 기여한다는 의미이다. 이 법칙이 마케팅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기업, 특히 유통업체들은 핵심이 되는 상위 20%의 고객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곧 VIP마케팅이다.
상위 20%의 소득층이 전체 국민소득의 80%를 가져가는 것과 같은 일정한 패턴이 있어서 투입-산출간 불균형이라는 현상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투입과 산출의 불균형이 ‘최소노력의 법칙’으로도 불리는 80:20 법칙이다. 실제로 기업활동에서 20%의 사업이 전체 매출액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의 핵심 고객이 전체 수익의 80%를 창출하고 있고, 핵심인재 20%가 나머지 80% 직원들 보다 높은 기여를 하고 있다.
조직의 활동에서 적용되는 80:20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에 따라 효율적으로 행동한다면, 최소의 노력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경영자는 회사의 사업구조에 있어서 핵심사업군 20%를 선택해 집중하고, 큰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여타 사업군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또한 회사의 이익에 기여하는 핵심적 고객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최근 들어 은행이 우량고객을 위한 대출금리 할인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백화점은 일정수량 이상의 제품을 고정적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우량고객카드를 발급해주고 제품 구입시 일반고객보다 많은 할인혜택을 줘 일반고객을 우량고객으로 유도하는 마케팅을 구사하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80:20규칙을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재관리 차원에서도 소수의 핵심인재는 그렇지 않은 직원들에 비해 특별한 대우를 해 주는 경우가 있다. GE 잭웰치 전 회장은 핵심인재 20%에게 여타 직원들에 비해 2~3배 정도 급여를 더 지급함은 물론이고, 이들 핵심인재에게만 스톡옵션과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약 20%의 학생이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나머지는 그럭저럭 한다고 한다. 카페활동에서도 20%가 살아있는 회원이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 대화
‘나는 언제나 자녀와 말이 잘 통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모는 거의 없다. 많은 부모들이 친구들과의 대화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자녀와의 대화는 유난히 어렵게 느낀다. 이는 친구와의 대화에서는 함께 마음을 공유하지만, 자녀에게는 대화를 통해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부모로서의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꾸어서 공감하고 이해를 하는 대화는 80%, 가치를 전하는 대화는 20%한다면 크게 좋아질 것이다.
친구와의 대화처럼 ‘이해를 하는 대화’를 한다면 아이의 입장이 되어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보다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아이가 심심하다고 했을 때 “놀 친구가 없어서 그렇구나. 정말 심심하겠다.”라고 말해 주는 것이 이해하는 대화이다.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고 기분을 풀어준다면 부모가 어떤 말을 하던 아이가 그것을 의욕적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해하는 대화가 아이의 동기를 이끌어내고 강화시키는 셈이다.
한편, 가치를 전달하는 대화는 부모의 입장에서 옳다고 생각한 가치를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한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방학 때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등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이끌기 위해서 옳은 말을 많이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아이는 어느새 부모의 옳은 말에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할 일이 많아지면 아이는 스스로를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기게 되고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부모에게 커다란 벽을 느끼게 된다.
대화는 아이의 기분과 생각을 이해해 주어야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올바른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어야 한다. 사실 부모가 자녀와 대화를 할 때 이해하는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더 좋다. 이해하는 대화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가치도 아이가 거부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80%는 아이의 기분을 살피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말이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20%는 꼭 전하고 싶은 가치를 이야기하면 아이는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대화의 비율 뿐만 아니라 타이밍 역시 중요하다. 자녀를 기르다보면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미운 일곱 살때와 사춘기를 겪는 자녀와 대화를 시도할 때이다. 미운 일곱 살 때는 아이가 타인의 의도와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이전에 비해 오히려 감소하면서 고집이 센 행동을 많이 하게 된다. 사춘기 때는 성호르몬이 분비되고 두뇌의 인지 발달 능력과 감정을 억제하는 능력의 균형이 일시적으로 깨지면서 올바른 행동을 강조하는 부모와 많은 마찰을 일으킨다. 바로 이런 시기에 부모가 가치를 전달하는 대화를 많이 시도하면 어려움이 생긴다.
* 수신되는 이메일의 20%만 필요하고 나머지 80%는 스팸메일이다.
* 통화한 사람 중 20%와의 통화시간이 총 통화시간의 80%를 차지한다.
* 즐겨 입는 옷의 80%는 옷장에 걸린 옷의 20%에 불과하다.
* 전체 주가상승률의 80%는 상승기간의 20%의 기간에서 발생한다.
* 20%의 운전자가 전체 교통위반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 20%의 범죄자가 80%의 범죄를 저지른다.
* 성과의 80%는 근무시간 중 집중력을 발휘한 20%의 시간에 이뤄진다.
* 두뇌의 20%가 문제의 80%를 푼다.
* 운동선수 중 20%가 전체 상금 80%를 싹쓸이 한다.
* 회사의 전체 수익 중 상당 부분은 항상 소수의 고객에 의해 만들어진다.
* 항상 소수의 제품이 전체 주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 영업 인력 중 소수가 대부분의 수익을 올린다.
* 대부분의 과학기술 혁신은 소수 과학자들에 의해 이뤄진다.
* 회사에서 대부분의 불만은 소수의 직원으로부터 나오고, 결근을 하는 사람들도 항상 소수의 직원들로 정해져 있다.
* 대부분의 사고는 항상 정해진 소수의 그룹에 의해 발생한다.
이러한 80:20 법칙은 우리에게 상당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또한 이를 잘 적용하면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이를 액면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80:20법칙에 충실하면서도 비핵심적 80%를 핵심자원으로 전환하는 노력 또한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핵심인재들을 재배치와 적절한 교육을 통해 핵심적 인재가 될 수 있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하고, 현재는 적절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지만 미래의 수종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의 경우 장기적 안목으로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경영자를 비롯한 회사 임직원들은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에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80:20법칙이 일에 적용되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노력을 집중해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별하여 최적의 자원배치를 이룸으로써 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전략적인 관점을 가져야한다.
대다수의 회사들은 가장 유능한 영업인력을 더 많은 실적을 올릴 자리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적을 올리기 어려운 곳에 배치시키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말하자면, 가장 능력 있는 인력이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능력 있는 인재가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문제의 해결로 인한 수익증대의 효과는 미미하다. 차라리 그 시간에 그 인력이 더 쉬운 역할을 담당했다면 회사의 수익은 훨씬 늘었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