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도 버린 곳, 시화공단
공계진 사단법인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아마도 현대자동차지부 동지들은 시화공단을 잘 모를 것이다. 필자는 왜 그곳을 민주노총이 버렸다고 했을까? 궁금함을 갖고 읽어주시기 바란다.
이제부터 현대자동차지부 동지들에게 시화공단에 대해 말하려한다. 현대자동차지부 동지들이 관심을 갖는 곳은 아니지만 대공장 동지들이 알아야 할 내용들이 참으로 많기 때문에 몇 번에 걸쳐 이야기하고자 한다.
시화공단은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국가산업단지이다. 경기도에 있는 5개의 국가산업단지 중 하나이다. 시화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아래 표 1과 같다. 기계금속업종이 60,666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전기전자업종으로 24,484명이다. 세 번째로 고용인원이 많은 곳은 석유화학 업종으로 15,372명이다. 이외에도 여러업종이 있는데, 이들 모든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 전체 수는 128,228명이다.
아, 시화MTV도 잠깐 짚고 가고자 한다. 시화MTV는 최근에 조성된 곳이다. 이곳을 표에 넣은 이유는 간단하다. 시화공단과 붙어있기 때문이다. 시화공단이 어느 정도 면적인가를 대충 짐작들하시라고 적어보면, 시화공단 초입부터 시화MTV까지 거리(폭)가 4km이다. DMZ의 폭이 4km이니 대략 어느 정도 넓이일까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다.
<표1> 시화공단업종별 고용
산업단지 | 음식료 | 섬유의복 | 목재종이 | 석유화학 | 비금속 | 철강 | 기계 | 전기 전자 | 운송장비 | 기타 | 비제조 | 계 |
시화 | 2,752 | 960 | 3,374 | 15,372 | 466 | 7,342 | 60,666 | 24,484 | 5,887 | 1,210 | 5,715 | 128,228 |
시화MTV | 0 | 0 | 0 | 752 | 105 | 961 | 6,559 | 4,988 | 0 | 0 | 972 | 14,337 |
※ 한국산업단지공단, 2023.1월
<표2>에서 볼 수 있듯이 시화공단에는 10,806개의 입주업체가 있다. 앞의 고용 부분에서와 비슷하게 기계금속업종 업체들이 가장 많아서 6,466개이다. 전기전자업종입주업체는 1,759개로서 2위이다. 그 다음이 석유화학업종이라는 것도 앞의 고용부분과 일치한다.
<표2> 시화공단 입주업체
산업단지 | 음식료 | 섬유의복 | 목재종이 | 석유화학 | 비금속 | 철강 | 기계 | 전기전자 | 운송장비 | 기타 | 비제조 | 총계 |
시화 | 54 | 190 | 251 | 699 | 34 | 647 | 6,466 | 1,759 | 393 | 154 | 159 | 10,806 |
여기서 잠깐! 입주업체의 규모를 알아보자. 가장 단순한 것은 전체 고용인원 128,228명을 전체 입주업체 10,806으로 나눠보는 것이다. 나눠보니 11.9가 나온다. 즉, 이곳의 업체당 평균 고용인원은 11.9명이라는 것이다. 매우 영세한 업체들이 모여있는 곳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고용인원별 업체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서 50인이하, 100~300인이하, 300인이상에 대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것을 알기위해서는 통계청의 사업체 전수조사를 활용해야 한다.
제가 근무하는 시화노동정책연구소의 조사를 인용해보자.
<표3>은 사업체 전수를 조사를 근거로 시화공단의 사업체 규모를 알아본 것이다. 정왕본동, 정왕1동, 정왕2동, 정왕3동 등이 시화공단이 소속된 행정구역이기 때문에 정리해보았다. 이 표에서도 확인되듯이 시화공단 입주업체들의 99%가 50인 미만사업장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16개에 불과하다.
<표3> 시화공단 노동자수를 근거로 한 비율
| 시화공단 |
|
| 정왕2동 |
| 정왕3동 |
| 정왕본동 |
| 정왕1동 |
|
| 사업체수 | 종사자수 | 사업체비율 | 종사자비율 | 사업체수 | 종사자수 | 사업체수 | 종사자수 | 사업체수 | 종사자수 | 사업체수 | 종사자수 |
전체산업 | 26,121 | 114,073 |
|
| 7,656 | 37,430 | 5,390 | 24,050 | 3,802 | 9,558 | 9,273 | 43,035 |
1-4명 | 21,871 | 33,662 | 83.7% | 29.5% | 6,280 | 9,488 | 4,616 | 7,222 | 3,472 | 5,004 | 7,503 | 11,948 |
5-9명 | 2,355 | 15,046 | 9.0% | 13.2% | 736 | 4,720 | 410 | 2,586 | 227 | 1,407 | 982 | 6,333 |
10-19명 | 980 | 13,145 | 3.8% | 11.5% | 321 | 4,349 | 167 | 2,221 | 54 | 702 | 438 | 5,873 |
20-49명 | 656 | 19,023 | 2.5% | 16.7% | 224 | 6,723 | 128 | 3,685 | 39 | 1,233 | 265 | 7,382 |
50-99명 | 163 | 11,103 | 0.6% | 9.7% | 65 | 4,410 | 45 | 2,988 | 6 | 421 | 47 | 3,284 |
100-299명 | 80 | 12,552 | 0.3% | 11.0% | 24 | 3,613 | 22 | 3,741 | 3 | 411 | 31 | 4,787 |
300-499명 | 9 | 3,577 | 0.0% | 3.1% | 2 | 895 | 1 | 435 | 1 | 380 | 5 | 1,867 |
500-999명 | 5 | 3,406 | 0.0% | 3.0% | 3 | 1,845 | 0 | 0 | 0 | 0 | 2 | 1,561 |
1000명이상 | 2 | 2,559 | 0.0% | 2.2% | 1 | 1,387 | 1 | 1,172 | 0 | 0 | 0 | 0 |
※ 전국사업체전수조사, 2020년 원자료
이제 필자가 왜 시화공단을 민주노총이 버린 곳이라했는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이야기를 해야 한다.
위의 표3에서 보았듯이 시화공단 입주업체의 99%는 50인 미만이다. 몇 개 안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는 노동조합이 건설되어 있지만(상급단체는 한국노총) 절대다수인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노조가 거의 제로(0) 수준이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노조가 제로인 것은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조기피 때문일까? 의식이 낮아서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활동가들은 자신들이 노력했지만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은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들이 노력했을까? 필자가 속한 시화노동정책연구소가 2022년 시화공단노동자들을 인터뷰한 결과는 <아니올시다>이다. 시화공단노동자들은 노조 활동가들이 나눠주는 <홍보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이것은 노동조합이 시화공단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충분한 사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의 반증이다.
시화공단을 대상으로 오래동안 사업한 필자는 50인 미만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이 없었다고 판단하고 그것을 하기 위한 제안을 민주노총에 수도 없이 했었다. 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현 최정명 민주노총경기본부장에게 간곡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제안의 핵심은 <민주노총 시흥지부를 만들고, 그것을 무기로 시화공단 노동자들을 조직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필자의 제안을 외면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노총은 시화공단을 버린 것이다.
필자가 칼럼을 쓰는 이유는 <시화공단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리고, 민주노총에서 <시흥지부>를 건설하고 <시화공단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사업을 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함이다. 이후 이런 관점에서 칼럼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지부 동지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