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오후를 넘어 저녁으로 접어들때쯤의 시간에 쮸PD와 간단히 차를 마시고 나온 거리
하늘을 올려다보니 조금씩 빗방울들이 땅을 목적지 삼아 뛰어내리기 시작합니다.
아주 조금씩 젖어드는 인사동의 노을빛거리...
그야말로 '봄비'라며 '봄'을 실감케하는 약한 빗줄기와 그만큼이나 부드러웠던 바람 속을 지나치며 인사동을 걷기 시작했습니
다.
목적지인 종로 인사동의 '토토의 오래된 물건'을 처음 발견했을때는 이 고마운 봄비와의 작별이 아쉬워 조금이라도 돌아가보
려 했지만 막상 가게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거쳐야할 계단에 붙여진 수많은 전단지들을 보니 갑자기 향수에 휩쓸려 더 이상은
가고 있던 걸음들을 지체할 수가 없더군요.
쌀값이 떨어져 입장료를 받는다는 재밌는 멘트...
그렇군요...쌀값이 떨어져서 주인아저씨가 자장면을 드시고 계셨던거군요...ㅎㅎㅎ
문을 열자마자 가게 안에는 제 어린 추억속에 갇혀있던 장난감들과 물건들이 시야를 방해할 만큼이나 방대한 양으로 저와 쮸
PD를 즐겁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바른생활 사나이처럼 저녁 5시 30분이 되니 식사를 하고 계신 주인아저씨는 낮은 음성으로
1000원이라는 입장료를 읊조릴때조차도 아마 전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이미 추억속로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여행중이었
죠...
'1000원이라...생각보다 싸네...'
가게 왼편부터 수많은 장난감들이 놓여 저희를 반기는데 손이라도 흔들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느 착각이 들 정도로 저
역시 추억의 친구들이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마치 그 수많은 장난감들이 저와 쮸PD를 보며 '정말 오랜만이야^^'라며 반기고 있는 기분...?
왼쪽부터 1.'가오가이거'를 포함한 로보트군단 2.어린시절 누님이랑 자주했던 '다이아몬드 게임' 3.88올림픽 마스
코트 '우리의호돌이' 4.'대부1,2'가 녹화된 비디오테이프 5.먼지와 함께 장난아니게 쌓여있는 조립식 로보트 6.각종
장난감들
어릴적 게임들과 장난감들이 예쁘고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것들은 흩어져 있고 줄만 잡혀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보니 더욱 더 정감이 들었습니다. 마치 어린시절 제 방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냐하하하하 (-ㅂ-)/
특히나 '대부'의 녹화테이프,그리고 올림픽을 장식했던 호돌이,그리고 수많은 로보트들과 게임들...
보는것만으로도 왜 이리 가슴이 뛰는지 모르겠습니다.
왼쪽부터 1.포켓몬스터 군단 2.슈렉(쮸PD가 대리님 닮았다고 했음) 3.보거스 4. 스타워즈 6.헐크를 포함한 미국장
난감들
재밌는 것은 추억의 장난감들뿐만이 아닌 요즘 유행하고 인기있는 장난감들도 많이 장식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구경하고 있는 저희처럼 지금 세대들이 나이를 먹었을때 이곳을 찾아도 여전히 그들의 마음속에 지금의 저처럼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웃음지을 수 있겠구나라는 약간은 앞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시절...
부모님이 맞벌이로 집을 비우신 오후...
학교에서 하교한 뒤 가방만 홱하고 던져둔 채 제가 향했던 곳은 동네 인근의 문구점이나 완구점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쥐어
주신 500원짜리 동전을 손에 꼭 쥐고서 달려가 어젯밤 TV에서 봤던 조립식로보트들을 하나 사면 곧장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
라 아파트 복도에 털썩하곤 주저앉아 고사리같은 손으로 하나둘씩 정성스레 조립해가다보면 어느샌가 내 앞에 떡하니 그 자
태를 뽐내고 있던 장난감들...
친구들이랑 놀다가 팔이나 다리하나 분질러 먹었던 것은 보통이었지만 그렇게 부러진 로보트들도 왜 그리도 쓰레기통에 보내
기는 꺼려졌는지...
가끔 가만히 앉아 그 때를 추억해보면 어느샌가 그 많던 장난감들이 모조리 내 곁에서 사라졌는지 그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였을까요? 아니면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을까요?
'토토의 오래된 물건'에 명물(?) 말하는 앵무새...귀엽긴한데 앙큼한 면이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장난감 아니예요!!)
'토토의 오래된 물건'의 명물...
말하는 앵무새...
뭐라뭐라 중얼거리며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는데 재밌더군요...그런데 또 막상 돗자리 깔아주면 안하는 약간 요상한 앵무
새입니다. 사실 쪼그마한것이 냄새도 장난아니더군요...흐미!
추억 속의 물건들이 꼭 장난감이나 만화주인공에만 국한되어 있을 필요는 없겠죠?
추억의 담배...솔,88,도라지
두번째 사진의 아리따우신 여배우는 현재 평일에 방영되는 시트콤 '코끼리'에서 열연중이시다.
추억의 불량식품...현재 몇가지는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도 가능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탈이 날수도...?
어린시절의 교과서...요즘에는 영어열풍,사교육폭풍으로 인해 아이들이 정신이 없지만 그 당시에 배우던 내용들은 더하기,빼
기등이 난무할 뿐이었죠...
추억의 음료...
추억의 잡지...그런데 '월간 우뢰매'라는 잡지가 있었군요...그런데 왜 우뢰매에 태권V가?
그런데 '토토의 오래된 물건'에서 느닷없이 벌어진 현피!!!
잔주녁과 쮸PD의 좋아하는 만화 벨소리 대결입니다.
ㅊ
많은 물건을 보며 서로 자신이 어릴적 만화에 대한 추억과 애착이 강하다고 별거아닌 일에 자존심대결이 벌어진 상황...
서로 승리를 다짐하는 상황에서 과연 두 명의 인증받지 않은 만화고수가 선택한 추억의 만화는 무엇일까요?
자! 일단 NATE에 뽀로록 접속!!!
저같은 경우에는 '우주소년 아톰'을 벨소리로 지목했습니다.
그에 비해 쮸PD는 '여성'이라는 가면을 쓴 오덕오덕 외계인답계...'피구왕 통키'를 골랐습니다.
둘 다 원하던 벨소리다운에 성공!!!!
벨소리다운에 그치지 않고 그에 걸맞는 배경화면 설정을 위해 NATE를 살펴봤더니만...이게 왠 GIRL?
처음부터 '아톰'이 따로 분리되어있습니다.
아래보면 요즘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개구리중사 케로로'도 있네요.
(참고로 쮸양의 통키는 없었다는...ㅎㅎㅎ (-ㅂ-)/)
귀여운 아톰의 여친?...아니면 여동생?
여하튼 귀여운 배경화면에 행복했다는...
솔직히 대결은 글 쓰는 사람 마음이니 일단 제 승리로 하겠습니다. 푸하하하하!!!!
솔직히 저두 보지는 못했구 누님에게 들은 말로는 산이나 땅에 뿌려진 삐라를 발견해서 경찰서에 가져다 줄 경우에 학용품이나 생활용품으로 바꿔주었다고 하네요...
선배님말로는 가끔 하늘에서 '떡'도 떨어졌다네요...(-ㅅ-)ㅋ
그...그야말로 이게 왠 떡?
형사 콜롬보에서 소머즈,전격Z작전,배트맨에 육백만불의 사나이까지...
'토토의 오래된 물건'에서 구매한 엽서들입니다.^^
정말이지 둘러볼수록 예전의 향수에 취해 행복했던 오늘...
그 향기가 달콤했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왠지 이 중 몇개는 정말 입양해오고 싶을 정도였으니 더 할말이 필요없겠죠?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한채 '토토의 오래된 물건'에서 빠져나오며 오랫만에 재회한 친구들과 안녕을 고해야했지만 마음속에
전해진 따뜻함이란 온기는 쉽게 식을 것 같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했던 만남...오랫동안 잊어온 추억을 되살려준 '토토의 오래된 물건'
'고맙습니다.'라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