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번문답(風幡問答) - 바람 ③ - 아름다운 우리말 (4)

[김인환]

- 120213 (월)

- 풍번문답(風幡問答) - 바람 ③ - 아름다운 우리말 (4) 

- 문화, 여행 (27)

올겨울에는 매서운 추위와 큰 눈으로 많이 불편하지만도, 그래도 우리 어릴 적의 큰 눈이나

영하 20도 정도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그럭저럭 견딜만합니다.

그 당시에는 난방설비나 따뜻한 옷들이 그리 발달치 않았는데도 잘 견뎠습니다.

그토록 추운 날씨에도 싸돌아다니다가 동상이 걸려서 지금도 조금만 추우면

손, 발 그리고 귀가 금방 반응을 하여 괴롭기는 하지만도.....

겨울에 춥지 않으면 보리가 웃자라거나, 소나무가 새 가지를 내밀거나 또는 꽃나무들이

꽃을 피우다가 늦추위에 얼거나 말라 죽는 일이 벌어지며 그리고 농작물이나 나무들의

해충들이 얼어 죽지 않아서, 다음 해에 흉년이 들거나 숲이 망가지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올해는 풍년이 들 것이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지난주에 “입춘(立春)”과 “정월대보름”이 지났으니 절기상으로는 이미 “봄”이 왔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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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갑자기 “풍번문답(風幡問答)”이란 말을 꺼내서 의아해 하시겠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바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선불교(禪佛敎=선종불교-禪宗佛敎)

에서 자주 예를 드는 것으로,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샙니다.

우리나라나 중국의 선승(禪僧)들에 대한 이야기나 에피소드는 워낙 널리 알려져

있어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왕 “바람” 이야기가 나왔으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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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 시골장터에서 약장수들이 즐겨 쓰는 이 말은 불교에서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라고

  하여 일반인들도 ”반야심경“, ”금강경“ 등과 함께 많이 읽는 ”천수경(千手經)“의 맨 앞에

  나오는 말인데 “거짓말과 아첨하는 말과 이간질하는 말과 욕설을 하는 입을 깨끗이 하고

  성스러운 경전 읽기에 들어가겠다.“라는 <진언(眞言)>으로, 즉 먼저 입으로 잘못된

  <업(業)>을 맑게 한다는 마음가짐을 나타냅니다.

- 그러니 약장수들이 지금부터 자기들이 파는 물건이 진짜이고 또 효과가 있다고 말하려는

  것이니 맨 처음에 이 말을 하는 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 독실한 불자(佛者)도 아닌 제가 어쭙잖은 지식을 가지고 감히 불교관련 이야기를 하려니

  조심스러워서 위의 진언(眞言)을 외웠습니다.

* “어쭙잖다”가 표준말이고 “어줍짢다”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합니다.

* “업(業)”

- 인도 옛말로 “카르마”라고 하는 이 말은 “미래에 선악(善惡)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하는,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선악(善惡)의 소행(所行)“을 말하기도 하고,

- 또는 “전세(前世)의 소행으로 말미암아 현세(現世)에서 받는 응보(應報)”를 말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업보(業報)”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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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풍번문답(風幡問答)

* 번(幡) : ① 깃발 번

          ② 나부낄 번, 펄럭일 번

이 말은 불교에서 유명한 “6조(祖) 혜능(慧能)스님”이 하신 말씀에서 나온 말로,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을 보며 하는 물음과 답변“이라 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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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조인 홍인(弘忍)스님으로부터 법을 전해 받고 이리저리 떠돌던 혜능스님은

자신이 머물 곳을 찾아다니는 중이었습니다.

어느 날 혜능스님이 중국 광동성 광주의 법성사(法性寺) 옆을 지나는데,

한 무리의 승려들이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는 것을 보고 입씨름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건 깃발이 펄럭이는 것일세.“

“아닐세, 저건 바람이 깃발을 움직이는 것이니 바람이 펄럭이는 것일세.”

이렇게 무리는 둘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논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치열해지고 마침내 언쟁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혜능은 이들을 한참동안 지켜보다가 앞으로 나섰습니다.

“그건 깃발이 펄럭이는 것도, 바람이 펄럭이는 것도 아닙니다.”

무리의 사람들은 “무슨 소리야?” 하며 혜능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무엇이 펄럭인다고 생각하십니까?

 깃발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펄럭인단 말입니까?“

입씨름을 벌이고 있던 승려들 중에서 건장한 사내가 흥분하여 다그쳤습니다.

“펄럭이는 것은 바로 당신들의 마음이지요,”

“아!!!~~~”

“당신은 도대체 어디서 온 누구요?”

“저는 그냥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 말에 그들은 혜능을 법성사로 데리고 가서 드디어 혜능의 머리를 깎아주고

그들의 스승으로 삼았습니다.

++++++++++++++++

여러분은 이 이야기에서 무엇을 느끼셨는지요?

혜능스님이 말하려고 한 것은 “모든 것은 마음에 있고 또 마음에 달려 있으며,

그리하여 마음을 본래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다.“라는 것인데,

모두들 이해가 되시는지요?

이러한 마음이 바로 불교에서 흔히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임)”과 연결되는데, 이는 또한 “직지인심(直指人心=곧장 마음으로

터득함)”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뜻이겠습니다.

또한 여기서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때까지 부처님의 법(法)을 전할 때,

스승이 제자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골라 법을 전하고 그 증거로 부처님의

“가사(袈裟)”와 “발우(鉢盂)”를 전해주었습니다.

이것을 “의발(衣鉢)”을 전한다고 하는데, 이 전통은 중국으로 건너와서 “6조 혜능”에

이르러 그 전통을 그만두게 합니다.

* 불교에서의 “법(法)”

- 이 말은 불교에서는 “진리(眞理)”를 가리키는 말로서, 당초 인도의 옛말인 “다르마”에서

  왔는데, “다르마”를 그대로 한자로 표현한 말은 “달마(達磨)”가 됩니다.

- 좀 더 넓게 말하면, 원래 “법(法)”이란 한자어가 “물 수(水)”와 “갈 거(去)”를 합한

  말로서 “물이 흐르는 방향” 즉, “자연의 순리(順理)”를 말하듯이 불교에서는

  “진리, 사물이나 존재, 본성(本性), 올바른 행위, 부처님의 가르침” 등을 뜻합니다.  

* 가사(袈裟)

- 승려들이 입는 장삼(長衫) 위에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쳐 입는

  법의(法衣)로서 종파와 법계에 따라 그 색과 형태에 엄격한 규정이 있습니다. 

* 발우(鉢盂)

- 승려들의 밥그릇을 일컫는 말로서, 우리말로는 “바리때”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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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6조 혜능 (六祖 慧能)

“6조 혜능”에서 “조(祖)”는 “조사(祖師)”를 뜻하는데, 이를 이야기하려면 전에 한번

올린 적이 있는 “전등33세 조사”를 먼저 말씀드려야 합니다.

가. 전등33세조사 (傳燈三十三世祖師)

- 위에서 잠시 말씀드렸지만, 원래의 “조사(祖師)” 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 부처님의

  법(法)을 이을 교단의 지도자를 정해 왔는데, 그것은 스승이 제자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골라 법을 전하고 그 증거로 부처님의 “가사(袈裟)”와 “발우(鉢盂)”를 전해줍니다.

  이것을 “의발(衣鉢)”을 전한다고 하는데 이 전통은 중국으로 건너와서 “6조 혜능”에서

  끝이 나게 됩니다.

- 이렇게 정법(正法)의 법통(法統)을 상수제자(上首弟子)에게 전하는 것을 “전등(傳燈)”

  이라고 하고 또 다른 말로는 “법맥(法脈)을 잇는다.” 라고 말합니다.

- 그런데 “조사(祖師)”는 “본사(本師)인 석가모니부처님” 다음에 “서천28조(西天二十八祖)”

  라고 해서 인도에서 28대까지 이어지고, 제28대 조사인 “달마대사”가 중국으로 건너와서

  부터는 “동토6조(東土六祖)”라고 해서 이어지다가 “6조 혜능”에서 “선불교(禪佛敎)”가

  크게 번성하면서 “대(代)” 또는 “세(世)”를 세는 관습이 사라집니다.

* (서천28조 + 동토6조 = 34조)가 아니고 “보리달마”는 “서천 제28조”이면서

  또한 “동토 제1조”이어서 겹치기 때문에 총 33세가 됩니다.

* 1989년 배용균 감독의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불교영화가 있었는데

  정작 불교에서는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오셨다고 하여 “조사서래(祖師西來)”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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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등33세조사 (傳燈三十三世祖師)

[ 본사(本師) :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

[ 서천28조(西天二十八祖) ]

(1) 마하가섭(摩詞迦葉)    (2) 아난존자(阿難尊子)   (3) 상나화수(商那和修)

(4) 우바구다(優婆毬多)    (5) 제다가(提多迦)   ~~~~~~~~~~~~~~~~

(26) 불여밀다(不如密多)   (27) 반야다라(般若多羅)   (28) 보리달마(菩提達磨)

[ 동토6조(東土六祖) ]

(1) 보리달마(菩提達磨)  (2) 태조혜가(太祖慧可)   (3) 감지승찬(鑑知僧瓚)

(4) 대의도신(大醫道信)   (5) 대만홍인(大滿弘忍)   (6) 대감혜능(大鑑慧能)

+++ 통상 “제1조(第一祖)”는 “초조(初祖)”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서천(西天)인 인도에서는 “가섭(迦葉)”이 초조(初祖)이고,

      동토(東土)인 중국에서는 “달마(達磨)”를 “초조(初祖)”라고 부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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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사찰에서의 조사전(祖師殿) ]

- 당초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스님들을 “조사(祖師)”라 하였지만 뒤에 많은 종파들이

  생겨나면서, 선종(禪宗) 사찰에서는 그 종파를 여신 시조(始祖) 즉, “종조(宗祖)” 또는

  “종사(宗師)”를 “조사(祖師)”라고 하여 모신 곳이 “조사전(祖師殿)”입니다.

- 그러나 다른 위대한 큰 스님이나, 그 사찰의 창건주(創建主) 스님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전각을 “조사전(祖師殿)” 보다 격을 낮추어 “조사당(祖師堂)”이라고도 하는데,

  요즘은 웬만한 사찰에 모두 있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조사전”이나 “조사당”이 없는 절에서는 작은 규모의 “영각(影閣)”을 지어서

  큰스님을 모시기도 하고,

- 또 나라의 최고 큰스님, 즉 국사(國師)를 배출하여 그 스님을 모셨으면

  “국사전(國師殿)”이라고 합니다. 

- 특히, 선종(禪宗)의 사찰에는 고승들이 입적하면, 화장을 해서 사리탑(舍利塔)인

  “부도(浮屠 =浮圖)”를 만들고 “조사당”을 지어 그 안에 영정을 봉안합니다.

- “조사전”은 사찰 내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살림집에서의

  가묘(家廟)나 유교(儒敎) 서원(書院)의 후묘선학(後廟先學) 배치법을 따른 것입니다.

  이는 조령(祖靈)과 생령(生靈)이 한자리에 모여 살고 있음을 표방한 것이며,

  후인들이 선인이 가던 길을 따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 또 건축 구조상으로는 한국 사찰에서 보이는 층단식 가람배치에서 가장 깊은 곳은

  곧 가장 높은 곳이며, 아래로부터 올라오던 동선이 우주공간으로 승화하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즉, “조사전”, “조사당”이나 “영각”은 그 사찰의 생생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셈입니다.

*** 불교사찰에서 스님에 대한 호칭에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시는지요?

    언젠가 나중에 설명 드리겠습니다.

    - 조사(祖師), 종사(宗師), 선사(禪師)-대선사(大禪師), 율사(律師), 법사(法師)

    - 국사(國師), 왕사(王師), 제사(帝師)

    - 방장(方丈), 조실(祖室), 회주(會主), 주지(住持)

    - 화상(和尙), 사문(沙門), 대덕(大德), 대사(大師), 선지식(善知識)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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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조사전” ]

* 아래에 올리는 사진들은 다른 분들의 것을 빌려왔습니다.

(1) 경북 영주 부석사(浮石寺) <조사당(祖師堂)>

-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조사전” 건물은 “국보 제19호”로 지정된 부석사

  <조사당>으로,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을 한 소박한 건물이 고려 말의 독특한

  건축구조기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 여기에는 부석사 창건주이신 의상(義湘)조사와 이 절에 주석하였던 역대 조사들의 영정을

  모셨는데 지금은 최근에 조성한 석고 의상조사상과 일대기 탱화를 안치하고 있습니다.

- 조사당 처마 밑에는 의상스님이 꽂은 지팡이가 나무로 자라났다는 전설의

  “선비화(禪扉花 또는 仙扉花)”가 비나 이슬을 맞지 않고도 자라고 있는데

  더 크지도 또 시들지도 않고 항시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 선비화

  - 정식 이름은 “골담초(骨擔草 = Chinese pea tree)”로서

  - 장미목 콩과의 낙엽 관목인데, 중국이 원산으로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자랍니다.

  - 크기는 1~2m 정도이며, 줄기에는 가시가 있고, 잎은 넓은 타원형입니다.

  - 꽃은 노란색으로 길이는 3~3.5㎝이고, 뒷부분은 약간 붉은색이 많으며,

    시간이 지나면 노란색 꽃이 붉게 변한다고 합니다.

  - 열매는 8~10월경에 달립니다.

  - 주로 농촌인근에서 약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주변에 심고 있는데, 줄기에는 뾰족하고

    긴 가시가 많이 나 있기 때문에 찔리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 관상용이나 울타리용으로 쓰이며, 뿌리는 약용으로도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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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남 순천 송광사(松廣寺) <국사전(國師殿)>

- 고려시대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僧寶寺刹) 송광사에서는 <국사전>을 짓고 16국사의

  영정을 모시고 있습니다. 이는 “국보 제56호”로서 송광사를 상징하는 곳입니다.

- 여기에는 고려시대에 왕으로부터 나라의 스승이라는 국사(國師) 칭호를 받은

  <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한 열다섯 분의 국사와 조선시대에 그 공덕이 그 옛날의 국사와

  같다고 하여 종문에서 국사의 칭호를 붙인 <고봉화상(高峰和尙)>을 합한 16국사의

  영정을 봉안하고 그들의 덕을 기리는 곳입니다.

- 1951년 대화재에도 <국사전>만은 화재를 피하였는데 이는 국사들의 법력(法力)에 의한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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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남 양산 통도사(通度寺) <영각(影閣)>

- 불보사찰(佛寶寺刹) 통도사의 <조사전>에 해당하는 <영각(影閣)>은 통도사의

  역대 주지 및 큰스님들의 영정을 봉안한 건물로 우리나라 여러 절의 <조사전>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영정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 통도사 <해장보각(海藏寶閣)> ***

- 한편 통도사에는 <해장보각(海藏寶閣)>이라는 이름으로 643년(선덕여왕 12)에

  당(唐)나라에서 부처님의 사리와 정골(頂骨) 등을 가져와 금강계단(金剛戒壇)을 만들고

  이 절을 지은 자장율사(慈藏律師)의 영정과 그 주변에는 고려 대장경 1,234권을 봉안한

  다른 이름의 <조사당>이 있습니다.

- <해장보각>이라는 전각 이름은 불경의 보관처를 용궁(龍宮)에 두었다는 뜻을 상징하기도

  하고, 대장경의 내용이 바다 속의 수많은 보배와 같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 <해장보각>에 들어가는 문을 <개산조당(開山祖堂)>이라 하여 독특한 양식으로 지은

  건물도 특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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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 이외의 유명한 <조사전>

- 법보사찰(法寶寺刹)인 경남 합천의 해인사 <조사전>,

  경기도 여주의 신륵사 <조사당> 등이 특히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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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6조 혜능 (六祖 慧能)

- “혜능(638~713)”은 당나라 때의 대선사(大禪師)로 광동성 신주(廣東省 新州 : 지금은

  신흥현-新興縣)에서 태어났으며 속성(俗姓)은 “노(盧)”씨입니다.

-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가계가 어려워 어려서부터 땔나무를 팔아 홀어머니를

  공양했습니다. 그 후 24세 때 나무를 팔러 시장에 갔다가 어느 나그네가 “금강경”을 읽는

  소리를 듣고 느낀바가 있어 출가하기로 결심하고 호북성(湖北省) 황매산(黃梅山)으로

  “홍인(弘忍) = 제5조(第五祖) 임”을 찾아갑니다.

- 입산 8개월 만에 깨달음을 얻고 “홍인”으로부터 법을 전수받았으나 다른 제자들의

  질시를 피하여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 15년 동안 은거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홍인이 입적하자 은거생활을 청산하고 광동성의 법성사(法性寺)로 찾아가

  가르침을 펼치다가 1년 뒤 광동성 소주(韶州 : 지금은 소관-韶關 임)에 있는

  <조계산(曹溪山) 보림사(寶林寺)>로 옮겨 법을 펼치다가 713년 76세로 세상을 떠납니다.

  * <보림사>는 지금은 <남화선사(南華禪寺)>로 바뀌었는데 ”혜능“의 미라가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 “6조혜능”은 “남종선(南宗禪)”의 창시자로 중국 선종사(禪宗史)에서는 “초조달마”와 함께

  가장 중요시하는 스님인데 중국의 “선(禪)”은 달마로부터 시작되었지만 “혜능”이

  없었다면 본격적인 발전을 이룰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북종선(北宗禪)

    “혜능”의 “남종선(南宗禪)”에 비교되는 “북종선(北宗禪)”은 혜능과 같은 “5조 홍인”의

    제자인 “신수(神秀)”가 창시합니다.

- 혜능스님에 대한 전기(傳記)는 “조계대사전(曹溪大師傳)”과 “6조 단경(六祖 壇經)” 등으로

  전해져 오고 있는데 우리나라 불교에서도 “6조 단경”을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 혜능스님의 제자로는, “신회(神會)”, “혜충(慧忠)”, “행사(行思)”, “회양(懷讓)" 등이 있고

  이들과 함께 이후 중국의 선사(禪師)로서 지금까지 전해오는 많은 일화를 남긴

  “희천(希遷)”, “천연(天然)”, "마조(馬祖)”, “백장(百丈)“, ”조주(趙州)” 스님 등등 유명하고

  재미있는 일화를 남긴 분들이 무수히 배출됩니다.

  ---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나중에 한가할 때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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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불교 조계종 (大韓佛敎 曹溪宗) +++

- 여러분 중에 혹시 사찰을 찾아보신 적이 있는 분들은 우리나라의 웬만한 사찰은

  대부분이 “조계종”이라는 사실을 아셨을 줄 압니다.

- 우리나라 불교는 일종의 “통불교(通佛敎)”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통불교”란 한 종파에만 국한하지 않고 불교 전체에 통하는 교리를 말하는 것인데,

  이는 다른 말로 “회통불교(會通佛敎)”라고도 합니다.

 * 우리나라의 “통불교”에 대하여, 불교가 발생한 인도의 불교를 “원천불교(源泉佛敎)”,

    각 분파가 생겨난 중국의 불교를 “분파불교(分派佛敎)”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최남선(崔南善)선생님은 《조선불교》라는 책에서 인도의 불교는

    “서론적(序論的) 불교”, 중국의 불교는 “각론적(各論的) 불교“, 우리나라의 불교는

    “결론적(結論的) 불교”라고 표현했는데, 여기서 “결론적 불교”란 바로 원효(元曉)스님의

    사상인 “통불교”를 말한다고 합니다.

- “조계종”은 한국불교 27개 종단의 하나로서, 한국불교 최대의 종단인데,

  신라 때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이며 도의국사(道義國師)가 개산(開山)한

  가지산문(迦智山門)에서 기원합니다.

- 위에서 “6조 혜능”을 설명할 때 스님은 “조계산 보림사(曹溪山 寶林寺)”에서 법을

  전했다고 하였는데, 그래서 “혜능스님”을 “조계대사(曹溪大師)” 라고도 부릅니다.

- 그래서 우리나라 불교도 기본적으로 “혜능”의 사상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조계종”이라는

  이름이 생겼는데, 단 이 종파이름은 우리나라 고유의 것으로 중국에는 “조계종”이라는

  종파가 없습니다.

- “조계종(曹溪宗)”의 총본산은 서울 종로의 <조계사(曹溪寺)>이고, 전남 순천에 가면

  “조계산(曹溪山)”이 있고 그 양편에 <승보사찰 송광사(僧寶寺刹 松廣寺)>와,

  절집과 주위 경관이 무척 아름다워서 영화에도 많아 나오는 <선암사(仙巖寺)>가 있는데,

  <송광사>는 “조계종”, <선암사>는 “태고종(太古宗)”에 속합니다.

  * “조계산”은 다른 이름으로 “송광산”이라고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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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불교(禪佛敎)를 잠시 설명 드립니다. ***

 - "선불교(禪佛敎)”는 주로 문자(경-經, 율-律, 론-論)을 중시하는 “교종불교

   (敎宗佛敎)“와는 다르다는 의미에서 중국에서는 “선종불교(禪宗佛敎)”라고 부르며

   크게 번성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보리달마”를 “중국선종의 시조”라고 부릅니다.

 - 그런데 불교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중국선종”은 인도에서 건너왔다고 보기 보다는

   중국에서 중국적인 사고의 영향으로 출현한 혁신이념이라고 정의하는데,

   이는 논리의 늪에 빠진 “교종불교”를 건져내기 위해서 “초논리(超論理 - 논리를

   뛰어넘음)”의 방법으로 “탈논리(脫論理 - 논리를 벗어남)”을 시도하여 개혁에 성공한

   일종의 ”개신교(改新敎)“라는 견해입니다.

 - 즉, “불립문자(不立文字 - 문자를 내세우지 않음)”을 내세워 문자로 기록된 복잡한

   “경(經)”, “율(律)”, “론(論)”의 논리체계에서 벗어나고 “직지인심(直指人心 - 곧장

   마음으로 터득함)”으로 깨달음을 직접 성취하자는 취지입니다.

 - 이는 즉, 석가모니부처님의 깨달음의 방법을 그대로 본받아 바로 실천해 나가자는

   말입니다. 이의 배경에는 중국에서는 사계절이 분명하여 아무리 무성한 산천초목이라도

   서리가 한번 내리면 한 번에 시들어 버린다는 것을 경험해 왔기에 아무리 복잡한

   논리체계라도 필요하다면 일시에 부정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사고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다시 말하면 중국적인 사고가 종교개혁을 단행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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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조금은 재미없는 이야기를 마칩니다.

앞으로 “바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두 번 더하고,

지난해 중단하였던 “가로수 이야기”를 마저 올려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주중관]

샘, 그동안 수많은 명강이 있었지만 이번 풍번문답은 그 제목과 그 내용이 제 마음에 충격적으로 닿았습니다. 깃발이 그저 바람에 흔들릴뿐 누가 뭐라해도 그 깃발은 그자리에 있는것. 마치 나의 삶이 여러 사람에게 그때 그때 평가가 다양하겠지만 나는 나로서 여러 풍상을 겪으며 버텨나가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나 자체임을.. 참으로 묘한 뭔가를 깨달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인환]

저는 어떤 대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를 전해드릴 뿐, 마음이나 정신적인 이야기는 감히 할 수가 없는데, 이번 이야기에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다면 무척 고마운 일입니다. 마음이라는 것이.... 불교에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기도 하고, 또 성철스님이 말씀하셔서 유명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는 말에 대하여,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안다면 그것이 바로 깨달음이라고 하더군요...

[주중관]

많은 글들을 읽으면서 특별히 맘에 다가오는 말과 글도 있더군요. 참으로 가슴이 터진 느낌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학장님. 건강하시죠?

[김인환]

저는 아주 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추운 것이 싫어지는데, 이제 겨울도 끝나가니 제법 살 만 합니다. 지기님의 한결같은 모습에 언제나 감탄하고 있습니다. 멋있는 모습 언제까지나 간직하시길.....

[kjlee]

지난주는 고향에 집안일이 있어 늦게 열어 봅니다. 이번 강의는 불교에 관한 내용이군요. 옛날에 절간에서 도를 닦던 때는 반야심경은 외웠는데. 이젠 기억도 잘 안나네요. 선종에는 신라승도 상당히 관여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명상과 직관을 중시하며 현재 우리나라의 주류를 이루는 종파라고요. 인도에 갔더니 다르마(업)이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더군요. 겨울은 좀 추워야 해충이 얼어 죽는다고, 정말 요즘 추위는 추위도 아니지요. 동상을 고치려고 가지나무 삶은 물에 언발을 담갔던 기억도 납니다. 하지만 추위 조심하세요.

[김인환]

혹시 정치에 관심 있으셔서 고향에 다녀 오셨는지요???? ㅎㅎ 농담입니다. 저는 불교에 관심이 많습니다만, 불교 뿐만 아니라 종교전반에 대해서 조금 회의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나 저렇게나 많은 분들이 불교와 연관이 있어서 어느정도 기본지식들이 있지요. 이번 이야기는 불교이야기라기 보다는 한번 쯤 우리 살아가는 모습을 되돌아 보자는 뜻이었습니다. 종교와 돈과 정치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제가 약간 주제넘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 봄이 오는 소리가 도시의 소음만큼 크게 들립니다. 봄맞이 준비를 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