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늦었어요. 피곤하기도 할 테고…. 오늘은 푹 쉬세요. 배고프지 않으세요? 식사도 하셔야죠.”
“아하!”
재윤은 침대에서 일어나 보드라운 커튼을 들치고 창 밖을 바라봤다.
커다란 네온사인들이 명멸하는 거리가 꼭 한국의 어느 한 도시처럼 느껴졌다.
“812호실에 예약해 놓았어요. 내일 아침 일곱 시에 모시러 오겠어요.”
시동도 끄지 않은 채 그렇게 말하고 손을 흔들면서 도심 속으로 빨려 들어간 혜인의 빨간 차 뒷모습과 같이 오면서 돌아봤던 코리아타운의 상가와 도로 표지판, 또 각종 간판의 한글들이 재윤의 착각을 도왔으리라.
돌아서 침대에 드러누워 천장의 샹들리에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 놈은…. 도대체 어디에서 명우를 찾는다는 말인가. 미국에서 자리잡고 살고 있는 혜인이 가족도 찾아내지 못한 명우를….”
아무런 계획도 없이 무작정 미국에만 도착하면 어찌 어찌 되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서둘러 날아온 자신의 무모함을 자책하며 미국에서의 첫날밤을 뒤척이며 지새웠다.
할리우드 서쪽에 있는 벤 너이스 비행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차가 정문 옆에 다가가자 관리실에서 한 사람이 나와 커다란 몸짓으로 아는 체를 했다.
두 사람은 곧바로 비행기들이 세워져 있는 주기장으로 안내됐다.
안내를 받으며 재윤은 조금 생경한 느낌이 들었다.
비행장이라면 한국에 있는 공항들처럼 질서 있게 정렬돼 세워져 있을 비행기들을 연상하고 왔다.
그러나 마치 야유회 나온 자동차들처럼 이리저리 세워놓은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두리번거리는 재윤에게 낯익은 비행기가 눈에 띄었다.
“혜인씨 저걸 봐요. 한국에서 만든 비행기예요. 저것도요. 어? 여기도 또 있네. 어때요?”
관리인이 발길을 멈췄다.
“이 비행기래요. 마음에 드세요?”
재윤은 대답 대신 비행기를 주∼욱 훑어보았다.
비행기는 날씬한 새의 모습처럼 날개가 넓고 길며 매끄러운 동체로 유연한 자태를 갖고 있었다.
흡족한 듯 미소를 머금고 기체와 날개들을 만져보았다.
그러다가 좌석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에 붙어있는 제작사 표찰에 그려져 있는 선명한 태극 마크를 본 순간 소리치듯 말했다.
“좋습니다.”
안내했던 사람이 재윤의 큰소리에 흠칫 놀란 몸짓으로 다가왔다.
그의 설명대로 윤활유와 고압유는 여분의 양도 준비돼 있었다.
연료 또한 보조 연료 탱크에까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리 주세요. 서명해 드리지요.”
무어라 중얼거리는 관리인의 말에 주춤거리고 있자니 혜인이 다시 말을 해줬다.
“한국 분들은 언제나 까다롭지가 않아서 좋대요.”
“사람뿐입니까? 비행기도 끝내 주잖아요?”
엄지손가락까지 세워가며 우쭐거리는 재윤의 모습이 우스웠던지 혜인도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먼저 비행 계획서를 내야 되거든요.”
관리인에게서 서류를 받은 혜인이 다가왔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일단은 씨이택 공항까지는 가야 할 거예요.”
“씨이택?”
“아…. 어제 말씀드린…. 시애틀 타코마 공항 말이에요. 여기서 너 댓 시간쯤 걸리겠죠?”
혜인의 설명을 들으며 재윤은 지도를 들여다봤다.
“…… 중간에 연료 보급도 해야 할 테고…. 이렇게 하면 되겠어요. 스프링필드에 있는 마론 스위트 공항에서 연료 보급을 한다고 생각하고 여기서부터 스프링필드와 시애틀까지는 I.N. S(INERTIAL NAVIGATION SYSTEM : 관성항법 장치)를 사용해 I.F.R(INSTRUMENT FLIGHT RULES : 계기를 이용한 비행 방법)로 가고 시애틀 근처에서 혜인씨가 알 수 있는 곳부터는 V.F.R(VISUAL FLIGHT RULES : 눈으로 지형과 지도를 보며 비행하는 방법)로 비행하기로….”
“그렇게 하면 되겠어요…. 됐어요. 여기에 사인만 하시면.”
재윤은 혜인이 작성한 비행 계획서를 주욱 훑어본 다음 사인을 하고 관리인에게 내줬다.
관리인은 손에 든 무전기로 무어라 이야기를 하고는 재윤에게 알려줬다.
“이 비행기 호출부호는 알파 씩스입니다. 비행 관제실에 등록이 됐으니 비행해도 좋습니다. 더 필요한 게 있으십니까?”
“간단하네요. 좋아요. 수고하셨습니다. 자, 혜인씨 타시죠.”
먼저 혜인의 팔을 잡아 좌석에 올라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그런 다음 바퀴에 고인 고이개를 빼내어 날개 끝 쪽으로 끌어 내놓았다.
그리고 나서 좌석에 올랐다.
미리 올라와 앉아있는 혜인이 예쁜 미소를 보내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인다.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비행 점검표 등을 챙겨 제자리에 놓은 다음 계기판과 주위를 살펴봤다.
평소처럼 비행 전에 오는 긴장감이 서서히 엄습해왔다.
조종간에 걸려 있던 레시버를 머리에 걸고 브이 에이치 에프(V.H.F. : 극초단파 무선통신장치)를 작동시켰다.
“CONTROL TOWER, CONTROL TOWER, ALPA SIX RADIO CHECK(관제탑 알파 6번 라디오 상태가 어떻습니까?).”
“LOUD AND CLEAR(잘 들립니다).”
“ALSO LOUD AND CLEAR(저도 잘 들립니다). REQUEST ENGINE START OVER(엔진 시동 걸어도 좋습니까?).”
“ALPA SIX CLEAR TO ENGINE START(알파 6번 시동 걸어도 좋습니다).”
“ROGER. THANK YOU(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동이 걸리자 비로소 비행기는 생명을 얻은 새처럼 엔진과 프로펠러 진동에 부르르 떨었다.
그 진동음에 재윤은 엄습했던 긴장감이 다소 진정되며 상쾌해졌다.
“CONTROL TOWER. ALPA SIX REQUEST TAXI FOR TAKE-OFF(관제탑. 알파 6번 이륙하기 위한 활주를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ALPA SIX CLEAR TO TAXI. RUNWAY THREE SIX. ALTIMETER TWO NINE NINE FIVE(알파 6번 활주해도 좋습니다. 활주로 방향은 360도 방향을 사용하십시오. 현재 비행장 대기압은 29, 95인치입니다).”
“ROGER. THANK YOU(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신을 마치고 재윤은 곧바로 브레이크를 풀고 유도로를 지나 활주로 끝 부분에 도착했다.
비행 테스트 시 했던 것처럼 순서에 따라 각종 점검을 끝내고 관제실에 이륙 허락과 날씨 정보를 요청했다.
관제탑에서 알려준 날씨 또한 재윤의 기분을 더 좋게 해 주기에 충분할 만큼 쾌청한 상태였다.
“OK”하고 명쾌히 대답한 재윤은 눈을 돌려 혜인을 쳐다보았다. 혜인의 뺨이 발갛게 상기돼 있는 것처럼 보였다.
비행기는 활주로를 떠나 고도 3,000피트까지 가볍게 떠올랐다.
이륙할 때 조용하던 혜인이 비행장과 비행기들을 보며 꼭 장난감을 보는 것 같다며 수선을 떤다.
“잠깐만요. 급한 일부터 해결해 놓구요.”
경치를 구경하는 일도 일이려니와 혜인에게 묻고 싶은 것도 많았다.
혜인 역시 무언가 이야기를 꺼내려는 눈치였다.
그러나 비행기 상태를 점검하는 것 또한 재윤에게는 그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었다.
재윤은 또다시 마론 스위트 공항까지 갈 수 있도록 켜뒀던 항법 장치를 확인했다.
고도, 속도, 방향, 거리, 무선 표지 시설 위치, 주파수 등 각종 자료가 항법 계기 모니터 스크린에 가득히 표시됐다.
확인을 마치고 비행기를 수평비행 상태로 조종한 다음 오토 파일럿 스위치(AUTO PILOT SWITCH : 자동 조종 스위치)를 켰다.
잠시 후 모든 비행 계기들과 엔진 계기들이 제자리를 잡고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적막이 감돌았다.
간간이 오토파일럿 장치에 따라 작동되는 조종면(FLIGHT CONTROL SURFACE : 승강키, 방향키, 도움날개 등으로 비행기를 조종하는데 사용되는 움직이는 판들) 상태만 부드럽고 정교하게 움직였다.
비행기가 빅파인 산을 지나자 왼쪽으로 보이는 것은 단조로운 해안선만이 한없이 펼쳐졌다.
육지 쪽으로는 황야와 다름없는 내륙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바깥 경치를 구경하던 재윤은 무료해졌는지 옆에 있는 혜인에게 눈길을 던졌다.
비행기는 햇빛을 받아 날개를 반짝였다.
무릎 위에 쏟아져 내리는 햇빛을 쓸어모으고 있는 듯 손장난을 하던 혜인도 입을 다문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재윤이 거기 있음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그녀의 맑고 깊은 눈을 감싸고 있는 속눈썹이 유난히 길고 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윤은 그런 혜인의 모습에 조금씩 빠져들며 혜인의 착 가라앉은 마음을 깰만한 말머리를 찾기에 한참을 고심했다.
재윤의 마음을 읽어서인가 혜인이 입을 열었다.
“오빠와 같이 항공 학교에 다니셨다죠? 조종을 아주 잘 하시네요. 작은 비행기인데도 이렇게 편안하게 느껴지니 말이에요.”
재윤의 수고에 혜인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하는 게 있나요? 비행기가 알아서 다 해주는데요. 비행기가 잘 만들어진 것뿐이에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재윤은 혜인의 칭찬이 싫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제 이야기하다 말았지만. 명우가 떠나기 전에 다시 비행기 공부를 시작한 이유가 뭘까요? 게임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줄로 알았었는데….”
“비행기? 비행기뿐만이 아니었어요. 오빠는 늘 한국이야기를 했어요.”
“향수병인가?”
“향수병이라기보다…. 이 곳에 이민 온 후 한국에 관심이 더 생긴 것 같았어요.”
“한국을?”
“그래요. 오빠는 어릴 적 한국에 있을 때가 정말 좋았었다고….”
“그래서 한국에…. 무슨 이야기를 해줬는데요?”
“뭐 별건 아니에요. 옛날 부산에 살았을 때 애기소에 갔던 이야기거나 동네 친구들과 놀이하던 이야기들 뭐 그런 것들이었지요.”
“애기소? 애들이 노는덴가?”
“예. 집 근처에 있던, 제법 운치있는 개울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예요.”
“아! 개울….”
“옛날에 어떤 애기가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무서워 어쩔 줄 모르던 저를 오빠하고 오빠 친구들이 막 놀렸었어요. 지금은 어디였는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큰 강이 있었고 강가 기차 길을 따라 한참 가다가 산 쪽으로 들어가면 숲이 나오고 옆길로 들어가면 큰 개울이 있었는데 물도 제법 많이 흘렀어요. 목까지는 찼던 곳이 많았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럼 명우가 애기소에?”
“아니 오빠가 그 곳에 갔을 거란 이야기가 아니고 그런 저런 말들을…. 그런데 전에 오빠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거기 갔다온 다음부터는 한국 것이라면 어떤 거든 좋은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어요.”
“한국 것들이라고요?”
“네. 뭐든지…. 도자기나 칠기 공예품들 같은 것들도…. 오빠 말로는 도자기 만드는 실력도 대단하지만 칠기 공예는 우리나라 밖에 없었던 독특한 공예였다나요?”
“아르바이트하며 뭘 느낀 게 있었나보죠?”
“그랬나 봐요. 미국의 큰 박물관에 전시된 여러 나라 전시품들을 보고 나니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한국 물건들이 예사롭지 않더라는 거예요.”
“같은 시대라면….”
“저도 잘 몰라요.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옛날 한국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며 전시돼 있는 게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명우가 우리나라 기술자들의 기술이 세계 어느 사람들보다 더 낫다는 걸 느꼈다는 이야기인가요?”
“그랬었나 봐요. 또 거기에 전시된 어떤 비행기를 봤다고 하더라고요. 나보고도 한번 와서 보라고 했었는데….”
“학교 다닐 때 초경량 항공기 조종도 배운 적이 있으니…. 아! 그럼 명우가 워싱턴에 간 건 아니에요? 박물관 부근에….”
“글쎄요…. 제가 그걸 알면 재윤 오빠에게까지 연락을 했겠어요?”
“아참. 무슨….”
“그게…. 옛날에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에서 만든 것인데 무게가 30여킬로그램 밖에 되지 않는다더군요. 그 비행기는 엔진이 달려있지 않고 사람이 페달을 밟아 프로펠러를 돌려서 뜰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해요. 혹시 들어 본 적이 있으세요?”
“글쎄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그 비행기를 만들게 된 동기래요. 희랍 신화에 어떤 사람이 새 깃털을 몸에 붙여 어느 섬에서 어느 섬으로 날아갔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고 해요.”
“아! 그 이야기는 알아요. 이카루스의 신화인가? 새털들을 모아서 큰 날개를 만들어 몸에 붙였다는 이야기예요. 아버지와 아들 두 사람이 크레타라는 섬을 탈출하기로 했는데 아들은 너무 높이 올라가 새 깃털을 붙인 초가 햇볕에 녹아버려서 바다에 떨어져 죽고 아버지만 섬을 탈출하는데 성공했다는 슬픈 이야기죠.”
“맞아요. 그런 비슷한 이야기였어요. 그 신화를 고증해 보려고 연구소 연구원들이 그 비행기를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아니 그 전설에 나오는 옛날 비행기를?”
“예. 그 비행기는 엔진이 달려있지 않고 사람이 페달을 밟아 프로펠러를 돌려서 뜰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해요…. 그것이…. 그까짓 비행기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명우의 이야기가 궁금했지만 혜인의 표정을 보아서는 더 이상 계속하기가 어려웠다.
“명우 이 놈. 뜬구름 같은 놈….”
재윤의 넋두리에 혜인이 무언가 잊은 것을 말하려는 듯 말소리를 빨리 해서 말했다.
“참, 어제부터 하려고 했었는데. 말 놓으세요. 제가 나이도 적고, 오빠 친구인데요….”
“하지만, 너무 오랜만인데다가…. 미국에도 반 말 존대 말이 있나요? ‘써’만 붙이면 된다는데….”
“저도 한국 사람이잖아요. 명우 오빠 동생인걸 벌써 잊으셨어요? 오빠?”
“오빠? 아하, 뭐, 그럴까? 하하하.”
혜인이의 꾸밈없는 말에 그렇게 웃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 깔려 있었던 서먹함과 명우에 대한 걱정으로 만들어진 우울함은 조금씩 사그러 들고 있었다.
잠시 지도와 지형을 비교하고 있던 혜인이 무엇을 발견한 듯 눈 밑으로 펼쳐지는 곳을 손짓했다.
“미국은 처음이시죠? 저기 좀 보세요, 저기….”
제법 높은 고도였음에도 혜인의 설명은 자세했다.
멀리 샌프란시스코만이 보이기 시작했다.
혜인의 설명이 계속됐다.
“저기가 산타크루즈예요. 1989년도에 샌프란시스코에 대지진이 일어났던 진앙지로 알려져 있죠. 또 저기는 산호세, 저 근처에 실리콘밸리가 있어요. 바로 앞에 큰 호수처럼 보이는 곳 있죠? 저기가 샌프란시스코 만이고요. 저 해안 쪽에 금문교가 보이죠? 2차 대전 때 커다란 포진지로 유명했던 곳이래요. 그리고 그 옆에 만을 가로지른 다리가 있지요? 그 위쪽으로 보이는 작은 섬, 그 곳에 알카포네가 갇혔던 감옥이 있다고 해요. 아마 거기가 그 사람의 마지막 안식처가 됐을 거예요.”
혜인이 설명하는 살벌한 역사와는 달리 재윤에겐 요트와 윈드서핑들이 한가롭게 떠다니는 것이 보여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느껴졌다.
혜인은 충실한 여행 안내인이라도 되는 듯 알고 있는 상식을 총동원해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가지는 끝나버리고 황야와 해안선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래서 혜인도 그만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잠시 틈을 내어 비행계기들을 살펴본 재윤은 스프링필드의 마론 스위트 공항까지의 거리를 확인했다.
“음…. 이제 10마일 정도 남았어요. 비행장 표지등이 보일만한 거리인데…. 아! 저기 있어.”
“그래요. 저기 비행장 모습이 보이네요.”
재윤은 관제탑을 불러 착륙 허가를 요청했다.
공항 이름만큼이나 목소리가 고운 여자 관제사가 두 사람을 반기듯 금방 착륙 허가를 해줬다.
활주로에 착륙해 노란 색의 유도차(FOLLOW-ME CAR)를 따라 주기장에 다다르자 흰옷을 입은 정비사가 손을 흔들어 그들을 맞이해 줬다.
미리 연락을 받은 듯, 시동을 꺼버리자 정비사는 곧 주기장 가에 설치돼 있던 연료 노즐을 재윤의 비행기에 연결하고 연료를 넣기 시작했다.
배터리 스위치를 올려 주 연료 탱크에 가득 찬 연료량을 확인한 재윤은 보조 연료 탱크까지 채울까 하다가 시애틀 타코마 공항까지의 거리를 생각하고는 그만 두기로 했다.
정비사가 내민 서류에 서명을 해주고 나서 그들은 공항 구내 식당에서 햄버거로 요기했다.
“집 떠나면 고생이지.”
아침도 먹지 못하고 세 시간 넘게 돌아다닌 터라 제법 배가 고팠던 재윤은 따끈한 국과 매콤한 김치 생각이 났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첫댓글 히~~~재밋다!!
ㅋㅋ 이글 다아 읽으면 뱅기 운전할수 있는거죠?
운전 뿐이여? 맹글기두 한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