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보이는 성당이 주님 탄생 예고 성당
카나에서 다시 나자렛으로 돌아와 미사를 봉헌하기 전에 성가정성당(성요셉성당)을 순례하였다. 성가정 성당은 주님탄생예고기념성당에서 북쪽으로 100m정도 떨어진 가까운 곳에 있다. 주님탄생예고성당과 성요셉성당은 같은 울타리에 있어서 마당과 정원을 같이 공유하고 있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이 성가정을 이루고 살았던 집 위에 지어졌다고 해서 성가정 성당이라고 하고, 요셉 성인의 작업장이 있던 터 위에 세워졌다고 해서 성요셉 성당이라고도 한다. 이곳에는 비잔틴 시대부터 기념성당이 있었는데 프란치스코 수도원 성당으로 사용되다가 1914년에 다시 지어진 것이다. 이스라엘의 여러 성지 성당 가운데 요셉 성인을 기념하는 유일한 성당이다. 주님탄생예고대성당의 위용에 가려서 성당 외양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성모님과 예수님 뒤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양부로서의 삶을 사셨던 요셉성인의 의로움과 겸손함을 생각나게 했다.
요셉성인 상. 사람들이 너무 만져 무릎이 까져서 반들반들하다. 무릎이 아파서인지 얼굴 표정이 슬퍼 보인다.
저도 요셉입니다. 처가에 온 기념으로 한장 찍습니다.^^
성가정 성당 오른쪽 외벽에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석상이 찾아오는 순례자들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다.
성당 내부도 작고 아담했다. 성가정 성당 중앙제대 뒤편에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성화가 있다.
성당 안 오른쪽 지하로 내려가면 요셉의 작업장과 물 저장소 그리고 비잔틴 시대의 세례 터를 볼 수 있다. 또 순례자들이 미사를 드리고 기도도 바칠 수 있는 작은 경당들이 있는데, 경당 창문에 요셉의 꿈, 요셉과 마리아의 약혼, 요셉의 임종을 묘사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눈길을 끌었다.
마리아와 요셉의 약혼식
요셉 성인이 가브리엘 천사의 꿈을 꾸는 모습
특히 요셉성인의 임종은 예수님과 성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예수님의 품에 기대어 숨을 거두시는 요셉 성인의 얼굴이 평화로워 보인다. 인간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하느님의 뜻을 의로움과 믿음으로 받아들여 임신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예수님의 양부로 겸손되이 묵묵히 사셨으니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두는 복된 임종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이다.
“임종하는 이의 수호자이신 성 요셉, 죽을 때에 저희를 지켜주소서.”
성가정이 살던 집터로 당시 물과 곡식을 저장해 두는 장소라고 한다. 어린 예수님과 아버지 요셉이 함께 추억을 보냈던 곳이다.
주님탄생예고성당을 배경으로
주님탄생예고성당 외부에 있는 성모 마리아와 가브리엘 천사 청동 조각상이다. 성모 마리아가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주님 탄생 예고를 듣고 놀라서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자 가브리엘 천사가 하늘을 가리키며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성가정 성당을 순례한 후 오후 5시에 주님탄생예고대성당에서 주님탄생예고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이곳은 이스라엘 고유전례가 있다. 이유는 순례하는 이 자리가 바로 구원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베들레헴은 1년 내내 성탄 대축일이고, 부활성당은 1년 내내 부활대축일이다. 주님탄생예고성당은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예수님 탄생 소식을 알린 자리이므로 1년 내내 주님탄생예고대축일 미사를 봉헌한다.
신부님께서 강론 중에 하느님의 뜻에 부합하는 성지순례가 된다면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고 어여삐 받아주시어 놀라우신 은총을 내려주실 것이며, 어린 나이에 예수님 잉태 예고를 듣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고 따르셨던 성모님을 온전히 닮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가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순례 첫째 날의 영성체를 기념하기 위하여 영성체 사진도 올립니다.
성당 중앙의 돔 천정 모습이다. 성모마리아를 상징하는 백합을 뒤집어엎은 모양이다. 수없이 많은 "M"자는 마리아를 뜻한다.
미사를 봉헌하고 나니 날이 저물었다. 오늘 우리가 머물 곳은 나자렛에 있는 호텔이다. 혼인갱신식을 한 6쌍의 부부가 신혼여행을 나자렛으로 왔기 때문이다.^^ 혼인갱신 식을 한 부부들은 의미 있는 카나에서 갱신식을 하고 하객들의 축하를 받은 기쁨 때문에 순례기간 동안 돌아가면서 저녁식사 때마다 포도주를 내기로 했다. 첫날은 신부님이 포두주를 내셨기 때문에 우리는 7일 동안 혼인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혼인잔치 첫날의 즐거운 저녁을 기대하며 호텔로 향했다.
셋째 날은 주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신 산으로~
첫댓글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함께 할 수 엾었던 안쓰러움을 사진으로 위로해 주시고, 마음으로 주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새 힘을 얻고 주님 앞에 저도 새 믿음의 갱신서약 을 봉헌해 봅니다
순례 잘 다녀올 수 있게 해 주신 주님 은총에 감사드리고, 또 사진 수고해 주심에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