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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적십자병원이 확 바뀌었습니다."
통영 사람 치고 통영적십자병원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통영 사람 치고 부모형제나 본인이 통영적십자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그런데, 최근 통영에 최신시설을 갖춘 병원이 여러 곳 들어서면서 언제부턴가 통영적십자병원은 "싸긴 하지만 의료 시설은 떨어지는 곳", "화장실도 제대로 없는 곳"이란 인식을 받아왔다.
'병원 리모델링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봐 온 지 제법 됐다' 싶었는데, 한 자원봉사자로부터 "통영적십자병원이 완전히 달라졌다. 병원장님을 한번 만나보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어, 그래요. 안 그래도 궁금하던 참인데"하고는 반가운 마음으로 통영적십자병원으로 찾아갔다.
김인호 통영적십자병원 원장은 또렷하면서도 자신 있는 말투와 태도로 "통영적십자병원이 얼마나 바뀌었는 지, 직접 보여드리겠다"며 X-레이실 등 주요 검진실과 병동을 안내했다.
통영적십자병원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김인호 병원장에게 묻고 들었다.
○먼저 하나 여쭙겠습니다. 통영적십자병원을 두고 이전할 지, 리모델링할 지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본부에서는 과연 통영시민들이 통영적십자병원을 필요로 하는 지, 만약 필요하다면 신도시쪽으로 이전을 원하는 지, 아니면 이곳에서 의료 시설을 개선하는 게 나을 지...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판단해야 했으니까요.
○리모델링을 한 걸 보니, 병원 위치는 그대로 두고 의료시설을 개선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신 거네요?
네.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통영적십자병원은 경남권에서 몇 안되는 공공의료기관입니다. 지금 병원의 위치는 통영항여객선터미널이 가까이 있어서 나이가 많으신 섬 주민들이 이용하고,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서호시장이 주변에 있어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쉽게 찾아오실 수 있지요. 구 도심에 위치한 만큼 생활이 어려운 분들도 병원문을 쉽게 들어오실 수 있고요.
○제일 궁금한 점은 통영적십자병원이 얼마나, 어떻게 바뀌었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총 35억원을 투입해 병원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하고, 각종 의료장비를 최신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저를 따라오십시요. 이곳은 X-ray실인데요.
예전에는 X-ray를 찍어도 뿌옇게 나와서, 일반 환자분들은 뭐가 뭔지 잘 모르셨잖아요. 이 사진 한번 보세요. 목부터 어깨, 허리까지 한꺼번에 보실 수 있지요. 이분은 척추의 뼈가 옆으로 휜 측만이 있으신데. 기자님 눈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을 만큼 선명하지요.
자료 역시 필름이 아니라, 디지털로 저장됩니다. 고화질 해상도로, 전국 어디서 활용하실 수 있지요.
이 시설은 서울삼성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구와 동일한 시설입니다.
통영적십자병원이 최신 의료시설로 변신했음을 가장 대변하는 의료기기라고 볼 수 있지요.
○그러니까 생각이 나는 게, 저희들이 직장에서 단체검진을 하잖습니까?
그럼 'X-ray 한번 찍고, 피 뽑고, 소변 검사하면 끝'인데요.
너무 형식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곳이 검사의학과입니다. 일반 분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사실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해서 밝혀낼 수 있는 질병이 100가지가 넘습니다. 피 뽑고, 소변 검사 한번으로 보험 청구한다가 아니라, 100가지가 넘는 각종 질병을 사전 파악, 예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 혈액검사나 소변검사의 경우, 의사들이 액체를 타는 모습을 많이 보셨지요? 지금 보시는 분석기는 자동으로 혈액 및 소변 검사를 합니다.
혈액보관실도 보시죠.
이쪽으로 오시죠. 여기 보시면 각종 혈액이 냉장고 같은 곳에 보관돼 있지요.
이곳은 통영, 거제, 고성에서 단 한곳밖에 없는 혈액보관실입니다.
저희 병원은 물론이고 통영, 거제, 고성의 병원에서 응급수술 등으로 혈액이 필요할 때는 24시간 이곳에서 혈액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력이 24시간 항상 대기를 해야하지요. 저희가 공공의료기관이기 때문에 마땅히, 기쁘게 수행하고 있는 임무입니다.
○진료 장비에서는 참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병원을 찾는, 혹은 입원한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은 어떠한 것이 있나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가장 큰 변화는 각 병실마다 화장실을 배치한 점입니다. 전에는 여러 명이 같이 지내는 병실에 조차 화장실이 없어서,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각층 화장실을 이용했지요.
이 때문에 "통영적십자병원은 화장실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는 불평을 듣곤 했습니다.
하지만 다인실 내 화장실 설치를 통해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의 훨씬 편리한 환경에서 생활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병실 내 병상 사이 공간을 보다 넓도록 확대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병실은 5인실인데, 지금은 리모델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7명의 환자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상당히 넓어 보이죠. 여기서 병상 2개가 빠진다고 상상해 보십시요. 훨씬 넓고 편안한 공간이 되겠지요.
중증환자들의 경우에는 24시간 병의 예후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간호실과 중환자실 사이에 대형 투명 유리를 칸막이로 설치해, 응급시 신속하고 적합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주었습니다.
'보호자 없는 병동'도 인기입니다.
○'보호자 없는 병동'이라고요?
네. 경상남도의 지원을 받은 사업인데요. 요즘에는 환자가 장기 입원할 경우, 돌보아줄 보호자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 빠쁘기 때문이죠. 또 며느리가 시아버지 병간호하는 일도 어렵구요.
보호자 대신 전문인력이 24시간 3교대로 환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보통 간병인을 고용하면 24시간 8~10만원의 비용이 들어서, '치료비보다 간병인비가 더 많이 든다'고 호소하십니다. 이때 이 서비스를 이용하시면 의료보험으로 2만원, 생활보호자는 1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간병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번 리모렐링으로 저희 통영적십자병원이 총 96병상을 갖추게 되는데요, 20병상을 '보호자 없는 병동'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벌써 들어오고 싶다는 분들로 줄을 서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래도 통영 환자들은 가까운 진주나 부산, 멀어도 서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자분들은 누구나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기 마련이죠. 무엇보다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를 받고 완치될 지가 최고의 관심사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각종 질환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첨단화, 최신화되었습니다.
또한 저희 내과과 정형외과 선생님들은 전국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자부합니다. 여기에 '서울적십자사'와 '서울대학교병원'과 연계가 되어서, 통영에서도 서울과 동일한 수준의 진료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서울으로 연계, 서울적십자사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실 수도 있고요.
○노사 관계는 어떠한지요. 한때 노조원들의 반발이나 투쟁이 굉장히 신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굉장히 협조가 잘 됩니다. 예전엔 병원의 대형화를 추진하면서도 필요인력을 비정규직으로 뽑았습니다. 이 때문에 전국에서도 비정규직이 제일 많은 병원으로 손꼽혔지요. 그래서 불만도 많았고요.
지금은 "통영적십자병원이 살아야 우리도 있다. 통영 시민들이 있어야 우리도 있다"는 같은 생각으로 서로 협조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섬 지역으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학교 찾아가는 병원 등 올해만해도 수십 번의 외부 의료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원활한 노사 관계 없이는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대로 해드릴 수 없지요.
○병원 곳곳에서 새로운 로고, 표어인가요? '희망풍차'를 볼 수 있었는데요. 어떤 의미입니까?
대한적십자의 새로운 캠페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 주변에 소외된 어린이, 어르신, 다문화가족, 북한이주민을 위한 새로운 희망심기입니다.
통영적십자병원에서는 '희망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어르신, 다문화가족, 북한이주민 등 진료비 부담 능력이 없는 분들이 긴급한 의료서비스가 필요할 때 진료를 하고 본인 부담 진료비의 50~100%, 비급여 항목에 대해 지원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대신 그 비용은 희망풍차를 후원하는 기업이나 개인 후원을 통해 마련되는 방식입니다.
이런 부분이 진주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통영적십자병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써 제 역할을 다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혹시 제대 못 여쭤본 부분이 있나요? 우리 시민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저희들은 '통영 시민들과 함께 한 70년', '시민들과 더불어 함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흔히 "통영적십자병원은 싸다"고들 하십니다.
이를 저급한 의료서비스 때문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이보다는 공공병원이어서 "꼭 찍지 않아도 되는 영상이나 검사를 하지 않아" 과다 진료비 청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에는 이런 경우도 있어, TV에서도 과다 청구 부분이 문제가 되지요.
많은 자원봉사자들께서 함께 해 주시는 점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통영적십자봉사회 회원 여러분들께서는 전국 최고의 열정과 성실, 친절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해 주고 계십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다 많은, 보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저희 통영적십자병원과 함께 했으면 하는 점입니다. 장기 입원 환자들을 위해 말벗이 되어 줏거나 책을 읽어 주고, 작은 공연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 책 연대 같은 곳에서도 어린이나 노인들을 위한 책 읽기를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통영 시민과 함께 한 70년'이라고 하시니, 개인적인 관심이 일어나는 데요. 혹시 통영적십자병원이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 아시는 지요?
아, 그 부분이요. 저도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국민병원'이라고 해서 많이 궁금했습니다. 그 부분 자료를 찾아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통영적십자병원에 대해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통영 시민과 함께 하는 통영적십자병원이 되도록 열정을 쏟겠습니다.
통영 시민 여러분께서 늘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1941년 체신부 소속 '보험진료소'
->1958년대 통영적십자병원
->1970년대 통영적십자병원.
->1995년 통영적십자병원.
주- 통영적십자병원은 1941년 구 체신부 '통영국민보험의원'으로 출발했다. 이에 당시를 전하는 사진에는 '보험진료소'란 설명이 남아 있기도 하다. 당시에는 '국민병원'이라고들 불렀다.
1955년 4월 대한적십자사에서 서호동 163번지 시설 일체를 인수해 '통영적십자병원'으로 발족시켰다.
60~80년대에는 통영, 거제, 고성 경남 서부지방 10개군 무의촌을 매월 7일간 정기적으로 무료 순회진료하고 적십자 정신에 투철한 봉사활동도 다양하게 펼쳤다.
1958년 증축 및 본관 전면 개축, 85년 증축 준공, 98년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 99년 수수실 및 병실 증축, 2001년 인공신장실 개설, 2008년 OCS(처방전달시스템 도입), 2011년 정밀안전진단 및 기본설계, 2013년 1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 2013년 9월 현재 완료했다.
주요 진료과는 내과(소화기 내과), 내과2(신장 내과, 초음파 진료), 외과(복강경 수술), 정형외과(관절수술 특화), 신경외과(척추 질환), 응급실(24시간 응급진료), 마취통증의학(통증클리닉, 수술 마취), 영상의학과(초음파 진단), 건강관리과(공공의료 강화), 96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위의 자료는 통영인뉴스 김상현 기자의 2013.9.12자 〈김.만.남〉“통영적십자병원, 확 바뀌어”를 옮겨놓은 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