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부
[일본의 기독교와 소설 '침묵']
아침에 내게 눈에 띄는 단어 '침묵', '이렇게 힘든 세상에 신은 왜 침묵하실까?' 이었다. '처음부터 안계셨으니까', '말씀은 있는데 당신의 귀에 안들리니까' ...해답은 각자의 마음에 있는 것 같았다.
문득 선진국의 역사는 기독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일본은 왜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교회나 교인 추세를 보아도 그렇다. 그런데 알고보면 일본은 가혹한 종교탄압을 받았다. 그러한 과정에서 토속신앙이 뿌리 깊게 생활에 파고 들었고, 지금의 종교비율을 보면 신도계 51.5%, 불교계 43.4%, 기독교계 0.8%, 기타 4.4%이다. 우리가 일본의 정치인들이 전범자들을 모신 신사에 참배를 한다고 혈압 올리지만 그들에게는 그게 신앙인 것이니 어찌하랴?
[기독교의 흥망사]
예수 그리스도의 사후, 제자들을 중심으로 복음이 전파되었다. 초기 로마 제국 내에서 반국가적 집단으로 오인받아 극심한 박해를 받았으나, 하층민과 여성들을 중심으로 교세가 급격히 확장되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밀라노 칙령으로 신앙의 자유를 얻었고, 380년 테오도시우스 황제에 의해 로마 제국의 국교로 지정되며 서구 세계의 중심 사상으로 자리 잡았다.
로마 제국 붕괴 이후에도 교황을 중심으로 한 가톨릭교회는 유럽의 정치, 문화, 사회를 지배하는 절대 권력으로 성장했다. 정치적·교리적 갈등 끝에 기독교는 로마를 중심으로 한 서방 가톨릭교회와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중심으로 한 동방 정교회로 공식 분열되었다.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성지를 탈환하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십자군 전쟁(11~13세기)이 실패로 끝나면서 교황의 권위와 교회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마르틴 루터, 장 칼뱅 등이 교회의 부패(면벌부 판매 등)를 비판하며 개신교(Protestantism)를 탄생시켰다. 이로 인해 서방 기독교는 가톨릭과 개신교로 다시 한번 쪼개졌다.
유럽 강대국들의 식민지 개척과 맞물려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로 선교가 이루어지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종교로 등극했다.
과학의 발전, 계몽주의,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유럽과 북미 등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에서 신자 수가 급감하고 교회가 텅 비는 '세속화(Secularization)'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서구권에서는 쇠퇴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남반구, Global South) 지역에서는 기독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종교의 지형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기독교의 역사는 단순히 하나의 종교가 흥하고 망하는 과정을 넘어, 인류의 정치·문화·철학의 변천사와 궤를 같이해 왔다.
[일본의 기독교 역사]
일본의 기독교는 16세기(1549년) 예수회 선교사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가고시마에 도착해 가톨릭을 전파하면서 시작되었다. 그후 오다 노부나가 등의 비호 아래 규슈 지역 영주(다이묘)들이 잇따라 세례를 받으며 신앙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당시 기독교인들을 '기리시탄'이라 불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금교령(1587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박해가 시작되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후대 쇼군들은 기독교를 정치적·사상적 위협으로 여겨 1614년 전국적 금교령을 내렸다.
가혹한 탄압과 기근에 반발한 규슈의 가톨릭 농민들이 봉기했으나 막부군에 의해 진압되었고, 이후 기독교는 완전히 지하로 숨어 '가쿠레 기리시탄(숨은 신자)' 형태로 250년 이상 명맥을 이었다.
쇄국이 끝나고 문호가 개방되면서 서구 선교사들이 다시 입국했다. 1872년 최초의 개신교 교회가 설립되었고, 제임스 헵번 등 선교사들이 성경 번역과 교육·의료 사업에 기여했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를 거치며 현재까지도 일본 전체 인구 중 기독교인 비율은 1% 미만으로 매우 낮은 소수 종교로 남아 있다.
[침묵/엔도 슈사쿠]
엔도 슈사쿠의 침묵(소설)은 17세기 에도 시대 일본의 혹독한 기독교 탄압 속에서 신앙과 인간의 고뇌를 다룬 위키백과의 대표적인 역사소설이다. 주요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포르투갈 예수회의 존경받는 선교사 페레이라 신부가 일본에서 모진 고문 끝에 배교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로마 교황청에 전해진다. 그의 제자인 로드리고 신부와 가르페 신부는 스승의 배교를 믿지 못해 진실을 확인하고 선교를 이어가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한다.
일본에 잠입한 두 신부는 숨어 지내는 일본인 신도들의 순수한 신앙과 처참한 탄압 현실을 목격한다. 신도들은 신앙을 지키려다 구멍에 거꾸로 매달려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고통을 겪는다.
배신과 밀고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가르페 신부는 신도들을 구하려다 바다에 빠져 숨지고, 로드리고 신부 역시 배신자 키치지로의 밀고로 체포된다. 감옥에 갇힌 로드리고는 이미 배교한 채 일본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스승 페레이라를 만나게 된다.
이노우에 등 관리들은 로드리고에게 네가 배교하지 않으면 저 가엾은 신도들이 계속 매달려 고통받을 것이라며 예수의 얼굴이 새겨진 성화상(후미에)을 밟으라고 강요한다. 신부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침묵'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던 로드리고는 신도들을 살리기 위해 눈물 속에서 후미에를 발로 밟고 배교의 길을 택한다.
* * 영화 사일런스(Silence)의 원작이다.' Silence와 Siren(싸이렌)은 반대의 개념이다. 요즘 관객 천만을 돌파했다는 영화 '오디세이'에서 나오는 사이렌(세이렌)은 반인반어인 바다의 요정이다. 바위섬에 앉아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한 뒤, 배가 암초에 부딪혀 난파되게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그 사이렌에는 귀를 막아야 살지만, 위험을 알리는 요란한 경보기나 소방차·구급차의 싸이렌(Siren)에는 귀를 기우려야 산다. 그 싸이렌의 어원이 바로 이 세이렌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