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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의 내용 그대로옮김 -
Cacho Dante 워크숍 첫날
1. 작은 키에 귀여운 인상이시다. 키가 작다는 것은 밀롱게로로서 단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알았다. 나이가 많은 것도 비쥬얼이 훈훈하지 않은 것도 크게 단점은 되지 않는다. 이건 많은 위안이 된다.ㅋ 하긴 내가 젤 좋아하는 댄서인 헝얏 쌤이나 페데리코님도 모두 쫌 작으시다. 그래도 플로워에서는 항상 존재감이 크다.
2. 밀롱게로로서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중요하다.... 춤을 잘 추고, 좋은 매너.. 그리고 여자를 기분좋게 해주는 토크(이걸 뭐라고 불렀는데 기억이 안난다..-.-).
3. 아필라도 탱고와 살롱 탱고가 어떻게 다른지를 분명하게 알려주셨다. 그리고 두 가슴을 모두 주는 땅고와 한쪽 가슴만 주는 땅고도 다르다는 것을.... 이 모든 스타일의 차이는 아브라소에 있었다. 어떤 것이 더 우수하고 어떤 것은 열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브라소의 차이는 단지 모양의 차이가 아니라 땅고를 통해 추구하는 지향점, 철학, 춤의 상대를 대하는 태도, 땅고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이런 모든 것들에 차이가 생긴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암튼, 중요한 것은 까죠님 왈, 진정한 밀롱게로들은 두 가슴을 다 준다는 것이다. 즉 온전한 커넥션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살롱땅고는 서로 평행하게 오픈으로 홀딩하는 동작을 선호하고, 어떤 이들은 아브라소를 한쪽 가슴만 붙이고 한쪽은 열어 놓는 식으로 하기도 하는데, 이는 진짜 밀롱게로의 아브라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건 베지터리안 땅고하고 하신다.(아르헨티나 사람들의 비유에 '바베큐 석쇠에 고기를 올려놓는 것'처럼 상대에게 온전하게 자기 가슴을 다 주 듯이 아브라소를 하라는 표현이 있단다).
까쵸는 유럽이나 미국등에서 볼륨 댄스의 영향을 받아 한쪽 가슴을 열고 추는 것 같다는 추측을 하셨다. 나중에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것을 화제로 얘기가 나왔는데, 어쩌면 살롱땅고가 정착되기 이전 깐젱게 스타일에서 서로 옆으로 홀딩하고 춤을 추던 모양에서 유래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나왔었다.
암튼, 내가 이해한 까쵸의 강조점은 어떤 스타일의 우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밀롱게로의 정신이나 춤에서 추구하는 것이 스타일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나는 평소에 "모든 것은 다 통한다"는 막연한 달관투의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떻게 살아도 결국은 모두 죽는다" 처럼 현상의 미묘한 차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모호하게 단순화 시키는 생각이다.
각자 무엇을 추구하는가에 좋고 나쁨이란 것은 없다. 다 나름의 의미와 보람이 있는 것이다. 다만, 추구하는 것을 잘 구현하려면 그것을 구현하기 좋은 원리가 다를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모양이나 테크닉에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거꾸로 얘기하자면 추구하고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채 모양이나 테크닉만 열심히 익히는 것은 많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4. 까쵸가 땅고(Tango)라는 말을 사용할 때 단지 춤의 종류로서 땅고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인상깊었다. 그는 두 사람 사이에 '땅고가 있다' 라는 뉘앙스로 그 말을 사용한다. 땅고가 있다거나 없다거나... 진짜 땅고를 가졌다거나 아니다거나 하는 식의 용법으로 그 말을 쓰고 있었다. 이건 무척 흥미로웠다. 까쵸를 통해 땅고는 단지 춤의 형식이 아니라 음악과 움직임 속에서 두 사람 사이에 몸을 통해 주고 받는 느낌과 연결... 이런 정신적인 교감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라는 것을 새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5. 아필라도 땅고의 자세에서 겉으로 보기에 서로 가슴을 대고 남녀가 기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온전하게 자기 중심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점. 까쵸가 이날 수업과 밀롱가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까 때로 그 유명한 텐트 자세를 취하실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건 기본적인 아필라도 땅고의 자세하기 보다는 춤추는 도중에 사용하는 하나의 테크닉이었다. 기본자세는 서로 밀거나 체중을 실어 상대에게 압력을 주지 않고 가슴을 한껏 주면서도 곧바로 자기 자세로 돌아와 독립적으로 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사실 이건 직접 해 보니까 쉽지 않다. 약간의 기대는 힘이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서로 약간은 상체가 기대는 듯 하면서 서로의 에너지가 50:50으로 만나되, 다 기대서 중심을 잃지는 않도록 하는 중간점을 맞추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 잘 되면 아주 좋지만 하기는 쉽지 않다.
6. 땅고는 남녀가 50:50으로 추는 춤이다. !! 이거 무척 강조하셨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사실 땅고를 추면 출수록 남자가 여자의 동작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만들어 주듯 추는 것은 재미없고 피곤하다. 간혹 정말 50:50의 느낌으로 추는 춤을 경험할 때 무척 재미있다.
7. 밀롱가에서 춤 상대를 선택하는 것은 사실 여성이라고 하신다. 여자가 먼저 자기가 춤추고 싶은 남자에게 시선을 보낸다. 남자가 자기에게 시선을 보내는 여자와 춤추고 싶은 마음이 들면 고갯짓 교환하고 그 여자 앞으로 가서 춤을 신청한다. 이게 까베세오의 과정이다. 남자가 춤을 잘 추는지 스스로 알고 싶으면 밀롱가에서 맨 앞테이블이 아니라 뒷 쪽 줄에 있어 보란다. 그래도 여자들이 시선을 보내 춤을 출 수 있으면 잘 추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건 까쵸가 젊었을 때 나이든 선배 밀롱게로가 해준 말이란다. ㅋ
8. 동작이나 테크닉은 보기에는 무척 단순하지만 정확하게 그것을 하는 건 아주 어려웠다. 문득, 워크숍 도중에 까쵸의 스타일이나 춤추는 방식을 따라 하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한테 맞는 춤추는 테크닉과 스타일이 있을테고 내가 좋아하는 동작과 스텝들이 있다. 그건 나만의 선호고 개성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까쵸가 강조하는 철학과 태도, 원리 같은 것이다. 그런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할 때 기존에 내가 추던 춤도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 땅고는 단지 테크닉이 아니라 교감이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땅고를 즐기는 목적도 거기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우져 주신다.
Cacho Dante 워크숍 첫날... 테크닉과 관련된 내용 중에서
사실 이것은 꼭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커넥션을 강조하는 까쵸의 아필라도 땅고 원리를 충실하게 구현하려면 왜 이런 테크닉을 강조하는지 이해가 된다. 내용의 핵심 키워드는, 최상의 커넥션을 유지, 좋은 밸런스 유지라고 할 수 있다.
1. 서로 몸이 평행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까쵸는 살롱 땅고 자세를 취하면서도 몸을 평행으로 유지하는 홀딩을 보여주었다. 아필라도 땅고도 두 가슴을 붙이지만 서로 몸이 평행이 되도록 계속 만들려는 의지와 이를 통해 커넥션과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을 강조한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건 서로 평행을 유지하여 상대의 밸런스를 흔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
2. 발모양. 남자는 충분히 균형을 유지하도록 약간 벌린 자세로 시작. 발 모양은 평행. 여자는 발을 모으는데 약간 앞볼을 벌려 밸런스를 잡기 쉽도록..
3. 체중이동을 한번에 하도록. 그리고 걸을 때 발이 두 발이 11 라인으로 평행을 유지하며 중심선을 계속 유지하며 딛도록.
4. 설 때 무릎을 과하게 굽히지 않는다. 무릎을 굽혀서 중심을 잡으려 하는 것이 더 균형유지가 어렵다. 서는 자세에서는 무릎을 펴고 몸이 똑바로 발 위에 서도록.. 즉 몸의 체중이 발 위에 정확하게 서있도록 하라는 의미. 고개나 상체를 구부리지 않고 똑바로 펴서 가슴을 쫘악 펴고 확장하여 업 하도록.. 아브라소 하기 전에 팔을 위로 들어 크게 벌려서 내린 후 아브라소 하는 연습을 시켰다. 이러면 가슴이 세워지고 상체가 확장되어 전체적으로 몸이 활짝 열리고 에너지가 위로 향하듯 된다. 무게 중심을 잡을 때도 이처럼 서있는 발위로 상체가 곧게 위로 쭉 향하듯 똑바로 펴고 선다.
--> 이건 중요한듯. 발은 견고하게 하지만 상체는 업되는 에너지로 하늘을 향해 똑바르고 가볍게... 힘을 빼고.. .말 그대로 평소에도 이렇게 하면 참 좋고 멋진 자세일 것이다.
5. 남자들의 왼손... 가급적 존재감이 분명하게 충분히 넓고 높게 들되, 여자의 어깨 수평이 깨지지 않는 선상에 손을 두라. 팔을 좁혀서 붙이고 아브라소를 하면 좁은 공간에서 다른 커플이 내 영역에 더 침범하게 되기 쉽다.
6. 금기 사항 ---> 좌우 비대칭, 아래로 누르는 듯한 다운 에너지, 무릎을 과하게 굽혀서 움직이는 것... 힘을 쓰는 것 등등.. 모두 커넥션을 방해하고 밸런스를 깨뜨린다.
7. 춤을 더 잘 추게 될 수록 사용하는 스텝의 종류 수가 줄어든다는 사실. ㅋ --> 정말 맞는 말씀이다. 뭘 모를 때는 여러가지 화려한 스텝의 유혹이 많지만, 음악을 더 느끼고 커넥션을 더 느껴 갈 수록 많은 스텝을 쓸 이유도 없고 정신만 산란해진다
Cacho Dante 워크숍 첫날... 이어서..
1. 까쵸님은 아주 어려서, 거의 16세 무렵부터 춤을 추러 무도장에 가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동네의 클럽에 다녔다. 여기서는 주로 친구들이나 조금 나이 많은 누나들과 춤을 추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땅고를 춘 것이 아니라 다른 춤을 추기 시작했다. 룸바같은.... 그리고 땅고와 관련된 춤으로는 처음에는 밀롱가를 추셨단다. 이유는 춤추기가 땅고보다 쉬워서 그렇다고 하섰다. 이 대목에서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는데, 아마 밀롱가는 쉬운 춤이라는 말씀이 우리에게는 의외로 들렀기 때문이리라. ㅋ
2. 까쵸의 표현대로라면 동네의 클럽은 무척 건전한 곳이었던 것 같다. 땅고를 추더라도 오픈 홀딩으로 살롱 스타일의 땅고를 추었다. 왜냐하면 동네 클럽은 친구들끼리 가족끼리 오는 곳이라 여자들의 엄마들이 모두 딸들이 춤추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슴을 붙이고 추는 것은 불경스러운 짓이라 감히 엄두를 못 냈다는 말씀....
3. 까쵸의 부모님은 어린 나이에 춤추러 다니는 까쵸를 많이 염려하셨다고 한다. 특히 어머니는 더 나이 먹은 후(20-22세 이후)에나 춤을 추러 다니라는 식으로 말씀하셨고, 아버지는 혹시라도 여자를 임신시켜 데리고 올까봐 걱정하셨다고 한다(사실 이 워크숍에는 19금에 가까운 비유들이 많이 등장했고 우리는 그 표현들에 몹시 깔깔거리고 웃곤 했다).
4, 까쵸가 18세쯤 되었을때, 부모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클럽 다니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까쵸를 보고 아버지가 불러 얘기하셨다고 한다. "네가 정 그렇게 땅고를 추고 싶다면 제대로 된 도심의 밀롱가에 가서 진짜(?) 여자들하고 춤을 추거라". 그러니까 동네 클럽에서 비슷한 또래의 어린 소녀들이나 조금 나이 많은 누나들하고 춤추는 것은 그냥 노는 거고 진짜 땅고를 추고 싶다면 좀더 나이들고 땅고의 경험이 많은 여자들을 만나 춤을 추어야 한다는 그런 말씀이셨던 것 같다. 그리고는 어느 밀롱가가 물이 좋고 제대로 춤을 출 수 있는지 정보도 알려주셨다고 한다. 아울러, 도심의 진짜 밀롱가에 가면 동네 클럽처럼 실수를 하거나 남에게 방해가 되는 식으로 춤을 추는 것이 용납되지 않고 잘못하면 주먹다짐이 오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도 해주셨단다. 아마 동네 클럽에서는 대충대충 추고 LOD 안지키거나 동작이 커서 남에게 방해가 되어도 서로 친구고 가족이니까 봐주고 넘어가고 그런 분위기 였으리라... 도심의 진짜 밀롱가는 그런 곳이 아니라는 주의를 주셨던 모양이다.
5. 그래서 18세 무렵에 나이 좀 있는 형들과 같이 도심의 밀롱가에 진출했다. 거기에 처음 갔을 때는 거의 미성년자 출입금지 클럽에 몰래 들어가는 듯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보이게 하려고 콧수염을 붙이고 가기도 했단다. 도심의 밀롱가에 오는 사람들은 주로 30대 초중반의 사람들이 많았고, 여자들도 거의 30대 초반정도의 연령대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동네 클럽의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다고 한다. 음악도 오늘날 우리가 아는 주요 악단의 라이브 연주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이건 상상만 해도 정말 부러운 경험이다. 다리엔쏘와 디살리, 트로일로, 뿌글리에세의 라이브 연주에 땅고를 추다니....대박!!
6. 까쵸님이 처음 땅고를 배운 과정을 보면 밀롱가를 먼저 추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동네 클럽의 특성상 몸을 붙이지 않고 오픈 홀딩으로 춤추는 살롱 땅고를 추었고... 조금 지나서 그야말로 메이저리그라고 할 수 있는 도심 중심지의 밀롱가에 진출해서 아필라도 땅고를 추게 되었던 것인데.... 그런 이유는 일단 도심의 밀롱가는 규모도 크고 사람도 무지 많아 춤 출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좁았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이런 좁은 공간에서 라이브 연주에 몰입하면서 남녀간의 커넥션, 즉 정서적 교감을 최대화 하려면 가장 커넥션을 강하게 유지하고 미묘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자세... 즉 가슴을 맞대고 섬세하게 움직이는 땅고를 출 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었다는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7. 처음에 까쵸가 동네 클럽에서 추던 습관대로 여러가지 스텝으로 춤을 추는 것을 보더니 밀롱가의 사장님이 그 모습을 보고 "잘 추기는 하는데....너무 많은 스텝으로 춤을 춘다. 스텝을 더 줄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그리고, "네가 정말 춤을 잘 추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싶으면 앞쪽 테이블에 앉지 말고 맨 뒤에 가서 있어 봐라... 그래도 춤을 신청하는 여자들이 있다면 정말 잘 추는 거다."고 했단다. 그래서 웨이터들이나 지나다니는 가장 뒷쪽에 가서 있었더니 겨우 3-4번 춤을 출 수 있었단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서부터는 더 많이 출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까쵸님의 말씀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갈 기회가 있을 때 여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맨 앞 테이블에 앉은 젊고 잘생긴 외모를 가진 남자들에게 혹 하지 말라는 것... 사실 외모 빼고는 정말 춤을 잘 추는 남자는 아닐 가능성이 많다는 것(믿거나 말거나...ㅋ). 또 하나는 여자들에게 다가와 먼저 춤을 신청하고 권하는 남자들에게 현혹되지 말라는 것. 진정한 밀롱게로는 여자들을 그런식으로 청과물 가게에서 채소를 골라 담듯 춤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것. 진짜 밀롱게로들은 앞 줄에 앉지도 않고 여자들이 알아보고 까베세오를 하기를 기다리는 남자들이라는 것. ㅋ 나는 이 얘기를 듣는 그 순간 가슴이 막 뛰었다. 언제 그런 날이 오려나..-.-
벌써 시간이 좀 지났다고 기억이 희미해져 생각이 잘 안난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첫날 워크숍은 여기까지. ㅋ
Cacho Dante 워크숍 첫날.. 4탄. (스텝 및 테크닉)
이 내용은 사실 글로 적는 것이 커다란 의미가 없다. 땅고 수업 듣고 테크닉이나 스텝에 대한 내용을 글로 정리해서 올려 놓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눈으로 보는 것도 배우는 방법으로는 매우 한계가 많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것을 하는 댄서의 노하우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을 뿐아니라 그런 엑기스가 빠진 채 모양만 흉내낼 때(그것도 자기 나름의 해석으로...) 얼마나 많은 갭이 생길지 모른다. 더구나 글로 적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모름지기 사람이 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서 직접 우러나는 에너지와 존재감을 경험하며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를 하는 이유는 이런 스텝과 테크닉이 어떤 효과를 가져다 주는지 기억하고 싶어서임을 읽는 분들이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첫 날 2꼭지 4시간 넘게 진행된 워크숍 동안 배웠던 스텝은 이랬다.
1. 아필라도 탱고 자세로 체중 이동. 제자리에서 함께 좌우로 체중이동. 남자는 약간 발을 벌려 평행하게 11자로 놓는다. 여자는 발을 모으되 뒷꿈치가 가볍게 터치되도록 하고 앞꿈치는 15도 정도 약간 오픈. 발 모양만 보면 이등변 삼각형처럼 모양이 된다. 남자는 기본 시작 자세에서 항상 발을 약간 벌려서 삼각형의 밑변처럼 만든다. 발을 붙여 모으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밸런스 유지. 누가 옆에서 부딪혀 밀어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게 견고하게 서라.
2. 한 박에 한 걸음씩 똑 바로 걷기.... 이때 중요한 것은 발걸음을 옮길 때 항상 center 정렬을 잘 하라는 것. 특히 남자들 발 모양이 중요... 좌우 발을 평행으로 놓도록 유의하라는 강조. 8자 모양으로 오픈하면 자기도 모르게 몸이 틀어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직접 시범 보여주며 이유를 설명해 주셨다.
3. 더블 비트로 한 박자에 두걸음으로 박자를 쪼개서 걷기.
4. Rock step: 체중이동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간단한 연습방법 가르쳐 주셨다. 중요한 포인트는 매우 짧은 순간이지만 분명하게 체중을 이동하고 락스텝이 끝난 순간에는 한발로 체중을 완전히 옮겨 서라는 것이 요점.
5. Giro(함께). 우리가 많이 아는 앞 -옆 - 뒤 순서의 히로가 아니라 그냥 좁은 원을 그리면서 같이 걷는 것.
6. Giro(남자 둘레를 여자가 히로): 남자가 여자를 자기 둘레를 둥글게 걷도록 리드. 역시 여기서도 여자는 프론트 스텝으로만 남자 주위를 둥글게 걷는다. 남자는 작은 스텝으로 여자와 함께 스텝을 밟으며 여자를 리드한다. 여자는 걸으면서 장식 동작을 할 수 있다.
7. Side 스텝. 싱글비트, 더블 비트.
8. 진행방향으로 백스텝. 진행방향과 반대로 백스텝은 절대 하지 말라.
그래서 이렇게 배운 스텝들로 가르쳐 주신 패턴....
(남자를 중심으로) 정면으로 똑바로 걷는 까미나르 - 함께 히로 - 사이드 스텝 연속 - 백스텝으로 쫌 걷기 - 다시 LOD 방향으로 서서 이 시퀀스 반복... 중간에 원하면 각자 박자를 쪼개거나 락스텝을 하거나 순서를 바꾸거나 그건 자기 마음대로...
정말 씸~~플하다. 사실 패턴이라고 하기에는 쫌.....
이렇게 가르쳐주신 스텝들로 탱고음악에, 밀롱가 음악에, 발스 음악에... 춤을 추게 하신다. 솔직히 어려웠다. 하면서 그동안 나에게 익숙했던 원래 추던 방식을 참으면서 이렇게 단순한 스텝들로 음악에 맞추며 추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간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 곡을 추고 나서는 해피엔딩~~
해피엔딩의 이유는
1. 먼저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음악에 매우 집중하게 된다. 이런 단순한 스텝만으로 뮤지컬리티를 살려 보려고 하다보니 오히려 동작보다 음악에 더 집중해서 음악의 느낌을 어떻게든 표현하려는 노력을 더 하게 되는 것 같다. 아울러 파트너에게 더 집중하게 된다. 심플한 스텝으로 무언가 느낌을 표현하려고 할 때 파트너의 무게 중심 이동이나 현재 상태에 대해 더 민감하게 감지하려고 애쓰게 되고 작고 미묘한 움직임에도 더 촉각이 곤두서는 느낌이다. 이런 집중과 서로에 대한 민감성, 섬세한 반응... 이런 것을 통해 소통이 되는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 신기하더군요.
2. 확실히 밸런스를 잡고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어디서 보기는 많이 봐서 눈은 높아지고 그래서 흉내를 내고 싶어서 되지도 않는 동작을 하느라 애쓰기 보다(쫌 부끄럽다...-.-) 확실하게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여력이 더 생기는 느낌이다.
수업을 마치고 나서 마지막 춤을 출 때 사람들이 더 춤추는 모습이나 느낌이 좋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Need ---
이렇게 추려면 필요한 것이 있는 것 같다.
1. 우선은 땅고를 통해 무엇을 공유하고 싶은지에 대한 철학과 접근이 서로 통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파트너간에 서로 이런 공감대가 강하게 있을 때 아필라도 탱고의 맛이 더 깊에 느껴질 것 같다.
2. 심플하지만 사실 그래서 더 정확하고 정교한 움직임이 요구된다. 다른 종류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것 같다. 이건 마치 현란한 동작의 서커스를 하면서 요구되는 집중력과 가만히 앉아서 호흡의 작은 드나듬에 집중하는 아나빠나사띠나 혹은 걸으면서 발걸음의 감각과 움직임에 집중하는 보행 명상에서 요구되는 집중력에 차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3. 그냥 나의 사견이지만, 이 워크숍이 도움이 되려면 단지 땅고를 흥겨움을 주는 "댄스의 한 장르"로 대하는 분들이나 아직 땅고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없었던 초보자들보다는... 좀더 땅고에 대한 경험이 많고 진지하게 접근하려는 의지와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배우는 스텝이 너무 단순하고 적어서 좀 지루할 수도 있다. ㅋ
★엘불린 페이스북 그룹에서 벤자민님이 까쵸 단테 워크샵을 참여한 후 쓰신 글을 복사 승낙 후 옮겨적습니다.
원문 링크는 어래에 첨부합니다.
땅고에 대하여 (계속)- 글쓴이의 내용 그대로옮김 - Cacho Dante 워크숍 첫날 1. 작은 키에 귀여운 인상이시다. 키가 작다는 ...blog.naver.com
서울 엘불린에서 초청 워크샵했을 때 영상인듯.
첫댓글 까쵸를 통해 땅고는 단지 춤의 형식이 아니라 음악과 움직임 속에서 두 사람 사이에 몸을 통해 주고 받는 느낌과 연결... 이런 정신적인 교감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라는 것을 새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언젠가...이 할배 앞에서 공연을 했던 기억이 ...ㅋㅋ
진짜요?? 대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