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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부터 7월 10일 사이의 작물관찰 기록이고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로 토종학교는 7월 10일부터 이른 방학을 했습니다. 그래서 18회차 수업은 없었습니다.
밭관찰기로 18회차 기록을 대신합니다.
이런 안내가 왔었습니다.
"■ 학교일정 관련해서 공지 드려요^^
코로나 확산을 막고자 12일부터 4단계가 적용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네요.
그래서 운영위원분들간 회의를 거쳐 아래와 같이 향후 일정을 진행하려 합니다.
1. 방학을 1주 당겨 시작합니다.
- 방학 : 7/17~7/31 (3주)
- 개학 : 8/7일(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할께요)
- 방학기간 동안에 개인적인 밭관리는 자율입니다.
2. 이번주 일정.
- 강의는 취소했습니다.
- 실습도 자율적으로 하겠습니다. 자유롭게 오셔서 개인밭 및 공동밭 관리 하시면 됩니다. 오후에 오셔도 되고요... 안 오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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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찰옥수수
○ 홍천매옥수수
○ 선비잡이 콩
- 7월 2일
안자란다 안자란다하며 걱정했는데 그래도 꿋꿋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날 옥수수밭 풀을 모두 정리해줬습니다.
- 7월 6, 7일
세상에나~ 고작 3일 지났는데 훅 자랐고 드디어 옥수수도 열렸습니다. 선비잡이콩은 넘어지는 것들이 생길정도로 무성해져서 지지대를 해줬습니다.
그런데 6일에 보니 이렇게 뿌리가 드러난 것들이 많아진 거에요. 풀을 너무 깔끔하게 정리해서 이러나, 오이처럼 죽으면 어쩌나 싶어서 또 걱정이 한바가지. 그래서 이날은 미췬듯이 북주기해주고 풀베다가 멀칭해주고 혼자서 난리였네요. ㅎㅎ
- 7월 10일
옥수수들은 열매맺은 것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옥수수와 선비잡이콩은 두어번이나 손을 봐줬는데 잘자라니 보람이 크네요.
봄에 옥수수심을 때, 옥수수는 자가생식하는데 윗술에 꽃가루가 아래로 떨어져 열매맺는다고 들었던 그 모습을 직접 확인하니 또 오랜만에 신기하더군요. ㅎㅎ
선비잡이콩들도 쓰러지려는 아이들은 다 세워주고 줄매주고 했더니 더 잘크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어떤 아이들은 무성하게 커져서 옥수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놈들도 있었어요.
하여간 잘자라는 작물들을 보면 뿌듯합니다.
○칠성초
- 7월 2일
이 날 칠성초는 지은님 커플이 며칠 전에 풀정리를 해줘서 깔끔합니다.
- 7월 7일
7월 7일에 보니 열매맺은 것들이 있는데 비가 계속와서 그새 풀이 무성해졌더군요. 해를 바로 받는 곳이라 힘들어서 고랑 하나 반만 간신히 풀을 잡아줬네요.
- 7월 10일
풀들 다시 잡아준 곳과 아닌 곳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요. 작물의 성장도 확연히 다르네요. 전체적으로 꽃들이 활짝 폈고요. 풀을 매준 곳들은 키가 더 자랐고 열매도 더 열렸습니다. 역시 뿌듯뿌듯 😀
○ 윗밭 고구마(먹는 용. 재래종 아님)
- 7월 2일
윗밭에 나누기위해 심은 고구마에 곁가지를 꺽어서 사이사이 심어줬는데 다 죽은 모습이라 걱정되었죠. (이때는 고구마 심은 후 열흘은 돌아보지 말라는 말을 잊고..)
그러나 전에 심은 것들은 잘 자라고 있구요. 고구마밭 풀들도 정리해 주었습니다.
-7월 7일
며칠 후에 보니 사이사이 심어뒀던 곁가지들도 제법 살아났고 먼저 심은 것들은 잎이 풍성해졌더군요. 손을 한번 댈때마다 튼튼하게 자라는 것을 보니 너무 재미있습니다. ㅎㅎ
한번 풀을 다 정리해준 후 고구마의 기세가 들풀 보다 우세해지니 크게 손봐줄 것도 없고, 더 웃자란 풀들만 정리하니 일이 한결 수월하더군요. 미리 풀들의 기세를 잡으라는 말이 뭔말인지 경험했습니다.
-7월 10일
더 풍성하고 이뻐졌습니다.~
○ 목화
○ 조갈상추
- 6월 말
6월 말에 지은씨와 조갈상추를 정리해 주었어요. 목화도 이때 밭의 풀을 뽑고, 북돋워준 후 키가 쑥 올라왔습니다.
- 7월 2일
목화밭을 둘러보니 키는 큰데 자꾸 넘어가더군요. 여기도 북주기를 열심히 해줬습니다. 다른 작물처러 버팀목을 해줘야하나 고민돼서 카페 검색해봤지만 버팀목해준 목화는 없더군요. 그래도 다시 쓰러지면 그땐 뭘 대줘야겠어요. 신기하게도 목화밭엔 들풀이 잘 안자라요. 왜죠??
뒤에 보이는 조갈상추는 모두 꽃대를 올리고 씨앗을 품었어요.
- 7월 10일
목화는 6일 북주기 한 후 더 잘크고 있습니다.
○ 흑수박(상추 옆, 목화 위)
- 7월 2일, 6일, 7일.
먹골참외가 사라진 곳에 다시 심은 흑수박은 놀라울 정도로 잘 자랍니다. 풀이 무성한 가운데서도 쑥쑥 잘 자라고 있어요. 풀들을 한번 잡아줘야 할건데 싶으면서도 더 안쓰러운 작물들을 손봐주고 나면 다음으로 미루고 미루고 그렇게 되더군요.
(7월2일 모습)
- 7월 10일
그러다 어제 풀을 다 정리해줄 수 있어서 마음이 후련했고요. 풀들 정리하면서 보니 수박들이 두세개 맺혀있어서 아~주 웃기지도 않았어요. 너무 귀엽잖습니까?? ㅎㅎ 저렇게 작은 수박이라니!!!!
그런데 밭을 한번 정리하면 풀들을 너무 조져놓는데다가 덩굴과들은 특히 더 죽여서 흑수박 잘못될까봐 걱정이에요.
○ 단수수+ 시금치씨앗.
몇주전에 한번 풀정리해주고 북돋워준 단수수는 이후에 계속 못봐주고 있어요.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자라고는 있습니다. 풀들 한번 정리해주면 쑥 올라올 것 같아요.
대신 10일에 주변에 있던 씨앗을 베어버렸어요. 팻말에는 '쇠뿔시금치'라고 되어있는데 시금치씨앗인지 들풀씨앗인지는 모르겠네요. 나중에 선생님에게 확인받아야 겠습니다.
- 7월 2일
-7월 10일
(단수수밭에 있던 쇠뿔시금치씨앗)
○ 쇠뿔가지
6월 말에 가지밭 두 고랑만 풀정리하고 고랑 하나 못한 것이 내내 걸렸는데 7월 7일에 나머지 하나도 마저 봐줬답니다.
사진은 7월 10일에 찍었는데 역시 손을 봐준 후라 훅 자라올랐네요.
○ 화천재래초
화천재래초는 생긴것도 안쓰러운데, 밭도 물이 가장 잘 고이는 곳이라 더 안쓰러워요. 잘 자라지 못하지만 작은 것이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서 신기하기도 하답니다.
- 7월 7일
6월 말에도 한번 풀정리를 해줬는데 워낙 몸체가 작으니 금방 풀들에 묻히더군요. 7일날 작정하고 다시 풀정리를 해줬습니다. 10일에 보니 키도 컸고 꽃들도 많이 달렸더군요.
화천재래초에 남몰래 유기농 흙거름?을 뿌려줬습니다. 😅
○ 호박
호박은 또 무성하니 돼지감자와 플들로 덮혔고 호박들은 누렇게 떴네요. 다음에 풀매주기.
○ 물고구마
물고구마도 너무 땡볕인 곳에 심어져서 잘 안가게 돼요. 풀과 함께 자라고 있는데 역시 담에는 풀을 잡아주려고요.
○ 진안토마토
진안토마토는 잘 자라고 있고 열매를 주렁주렁 달았어요. 풀이 침범하지 않아서인지 걱정이 안되고 잘 안가게 되네요. 사진도 안찍어요. 급한 곳들 해결되면 마지막으로 풀정리해 줄 참이랍니다.
○용인오이
○곡성수세미
●'조지는 재능 발견'
성장이 더딘 작물들이었어요. 몇 마리는 죽었고, 몇마리는 말라가고 있었죠. 그래도 꿋꿋하니 버티며 잘 자라고 '있었답니다."
- 7월 2일
지난 6월에도 한번 풀들을 정리해줬는데 한쪽만 했었거든요. 그동안 못해주다 7월 2일에 맘먹고 풀들을 정리해줬죠. 신나게 정리했습니다. 길을 방해하는 나무랑 큰 풀들도 다 조사버렸어요.
막 쒼나더군요.!!! 그런데 너무 조사놓는 바람에 한쪽의 오이와 수세미들도 몇마리 죽여버렸어요. 안그래도 비가 너무 잦아서 작물들 안큰다고 교장샘이 걱정이 태산인데 제가 죽이기까지 했으니 며칠동안 가시방석 같았지요.
풀베기 전후 사진을 보면 차이가 엄청나서 웃기기도 하더군요. 황량해요.ㅎㅎ 해질때까지 터널에서 계속 풀베고 나무도 자르고...
(풀배기 전)
(베고 난후)
- 7월 6일
건너편은 전에도 풀정리를 해줘 작물심은 곳이 잘 보여서 덜죽였어요.
- 7월 7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잎이 죄다 시들었습니다.
- 7월 10일
그래도 혹시 살수있을까했는데 확실히 죽었어요. 제일 큰놈을 죽였어요. 그 덩굴에 매달려있던 거의 노각되는 오이들은 이날 오신 분들이 따갔답니다. 죽은 덩굴에 두면 안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도 건너편 덩굴엔 두어개 큰 놈들이 남아있고요. 새로 열리는 놈도 두어개 있어요.
수세미들은 아직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수세미도 한놈 죽이고 베어놓은 들풀더미에 숨겼습니다. ㅠ
다행이 샘들이 괜찮다 웃어주고 다둥이아빠님도 괜찮다 해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 무등산수박(오이터널 옆)
- 7월 2일
무등산 수박을 멏개를 심었나 모르겠으나 두 개를 찾았답니다. 오이터널 옆에 있는 것은 이날 풀정리를 해줬고요.
(풀정리 전 모습)
- 7월 7일
고수밭 옆에 심었던 수박은 7일에 풀정리를 해줬답니다. 아래 사진은 터널옆에 있는 수박인데 풀정리 후 확 컸네요.
○감자밭
○부엉다리 콩
감자밭에는 여러 종류의 감자를 심었어요.
그런데 싹이 아예 안오른 아이들도 많았고요.
싹이 오른 경우는 대부분이 '분홍감자' 였답니다.
감자밭은 지대가 낮고 물이 잘 안빠져서 잦은 비에 피해가 컸고요. 뭘 하려면 비가 와서 미루고 미루다 더 피해가 컸답니다. 두어번 풀을 정리해줬던 것 같은데 역시 비가오니 풀들이 기승을 부려서 속수무책이었어요.
- 7월 2일
앞쪽 밭들 정리가 되면 혼자라도 감자밭 정리해보자는 생각에 돌아보니, 감자줄기들이 거의 말라있더군요. 잎이 마르면 수확할 때라고 했던 것 기억나서 파보니 작지만 감자가 나오네요.
저 둘 가져와서 시장에서 구입한 홍감자와 같이 쪄먹었어요. 맛있습니다.
콩들은 질척이는 땅에도 제법 잘 크고 있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두둑을 높게 만들었어요. (해지고 찍어서 사진이 이러네요.)
- 7월 10일
4단계 거리두기로 방학이 앞당겨져서 이날부터 수업이 없었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과 다둥이아빠님 가족이 나와서 감자들 캐고있더군요.
그런데 감자줄기가 다 마른데다 풀을 베어서 위치 파악이 안돠는 것들이 있답니다. 밭관찰을 꾸준히 했던 저만 알지요. 야호~~^^
- 부엉다리콩 순지르기
농사짓는 외국인 친구들이 콩순지르기 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더군요. 왜 그러는지 알려달라고 신신당부해서 샘에게 다시 묻고 알려주마고 동영상촬영했는데 부끄럽다며 카페에는 올리지말라고..ㅎㅎ 왜 그럴까요??
암말안했지만 동영상귀재라 잘 키워보고? 싶은데 올리지 말라니 아쉽네요. ㅎㅎ
콩순지르기는 더 많은 수확을 위해서 하고요.
꽃피면 작물성장 전체에 영향을 끼치니 하지 말라고 합니다. 외래종인 완두류에는 안하고 재래종인 메주콩류에 주로 한답니다. ^^
(엑스 한 곳은 안자라고 나머지가 더 큰다고 표시해서 보내준 사진)
- 감자캐기
혼자 남았을 때 알고있는 곳에 쇠스랑질을 해보니 역시나 감자가 나옵니다. 조지는 능력이 탁월해서 감자도 깨져서 나오네요. 😂
두 고랑이나 파서 감자캤습니다.
처음엔 호미로 감자를 캐다 쇠스랑질로 흙을 뒤집고 호미로 뒤적여 감자를 거두어야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 쇠스랑이 있는지 알게되는 순간입니다. 일머리도 더불어 발달.
해 있을때 파대느라 너무 힘들어서 먼산도 봤다 쉬기도 했다 하면서 두 고랑을 팠습니다. 고랑 끝 나무있는 곳에 감자그루들이 실했었는데 힘들어서 그곳은 담에 파야겠어요.
흙 한번 뒤집을 때마다 지렁이 반, 흙 반, 감자 조금 나오는 기적을 경험했고요 ㅎㅎ 그래도 제법 많이 캤슴니다.
감자를 거두면서, 이렇게 흙을 뒤집어 숨구멍을 만들어주는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그 동안 작물만 보이다가 이제 흙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 고수
7월 7일 무등산수박에 접근이 편하도록 진입로를 만들려고 주변 풀들을 어마무시하게 베어냈답니다. 고수밭의 풀들을 매니 고수향이 훅 올라오더군요. 다들 고수가 안올라온다고 생각했으나 자라고 있었던거에요. 해가 진데다 풀들이 너무 자라서 찾을 수는 없었으나 분명히 다시 자랄 것 같네요.
○ 토란
토란은 다들 잊은거냐 싶게 안보고 있네요. ㅎㅎ 7월 10일에 잠깐 들춰보니 풀들속에 살고 있더군요. 다음에 가서 풀정리 해줄겁니다. 비료도 줄겁니다.
목화 지지대를 해줘야하나 싶어 카페에서 글 검색하다 토란사진 보고 기절했습니다. 초코볼님이 작년에 올린 글이에요. 덕분에 거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사진출처 : https://m.cafe.daum.net/seedream/Pe5k/1173?svc=cafeapp
○ 풀베기와 들풀들
풀베기를 통해서도 많이 배웁니다.
풀매주면서 보니 가장 문제는 작물에 대한 접근성이더군요. 일을하려도 작물에 다가가기 편해야하고, 작물의 상태가 한눈에 보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작물 주변이 깔끔해야되더군요. 그래서 보일때마다 이젠 주변의 큰풀들이랑 쓰레기, 팻말들도 싹 밀고 정리한답니다. 너무 조지는 것 아니냐싶긴한데 정리되는 모습보면 속이 후~련하고 재미납니다.
화천재래초 정리하면서 풀들의 뿌리가 물을 너무 잡고 있어서 물이 많을 땐 오히려 해악이 아닐까, 물을 말리려면 풀들 뿌리까지 뽑아야 하는 것 아닐까싶어서 뿌리를 뽑았습니다.
들풀과 함께라고 하지만, 작물과 들풀이 조화로울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되려면 어떤 토대가 만들어져야겠구나 싶더군요. 조화로운 삶이란 그런 환경위에서 가능한 것이지 그런 토양이 마련되지 않으면 자칫 누군가에겐 해악이겠다는 궁리가 나오더군요. 밭매며 철학하기 ㅋ
또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작물옆에는 그 작물과 비슷하게 보이는 들풀들이 자라더군요.
가지밭에는 줄기와 잎에 보랏빛이 선명한 들풀이, 고추옆에는 고추와 닮은 꽃을 피우는 아이가. 고구마밭에도 비슷한 모양의 덩굴을 발견해요. 저같은 초보는 작물로 착각할 수 있겠더군요. 그래서 더 유심히 풀들을 보게 된답니다. 무리안에도 꼭 있죠. 고추가 아니면서 고추인척, 얼핏 가지인척 판단력 없는 사람들이 착각하게 만드는..
또 자주만나는 풀들이 있는데요. 덩굴과 둘은 아주 힘들어요. 아래 사진에 고구마위로 훅 올라오는 아이도 자주 보고요. 단풍잎처럼 생긴 덩쿨식물은 줄기가 따갑고 거칠어 잘 감기는데요. 자주 걸려 넘어지고 휘말린답니다. 줄기를 따라가며 베다보면 수십미터씩 이어져서 성가시기도 합니다. 마치 집단주의자들 처럼도 보이고,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도 무작정 얽혀드는 모습같기도 해서 질색하게 되네요.
또 하나는 잎이좁고 길죽한 풀인데 사방천지에 다있고요. 이 풀은 뿌리가 깊어서 뿌리를 제거하다보면 흙이들썩이고 작물을 감싸규 있어서 감히 뿌리뽑지 못하게도 하더군요.
그런데 풀을 베다보면 쓱쓱 베어지는 것이 재미있어서 계속 베게 됩니다. 내 밭이나 공동 작물 밭 뿐 아니라 아파서 못오는 샬롬네 밭도 다 조사버렸습니다.
풀베고 있는 것이 너무 좋아서 풀베는데 좋다는 부추낫도 하나 샀고 호미도 하나 샀어요. 낫도 일본낫 보다 조선낫이 날면적이 많아 훨씬 좋더군요. 작은 조선낫도 살까 궁리중이에요.
○ 내 밭과 선생님들, 흙, 비료, 이생각 저생각
제 밭에 오이랑 참외, 수박까지 다 죽이고 맘이 심란해서 그담엔 모두가 선생님이라는 심정으로 누군가 보이면 막 물어봅니다. ㅎㅎ
- 흙
옆집 프로농부님에게도 물어보고, 사진속에 있는 중국고추 나눠주신 선생님에게도 물어보고요. 두 분이 공통적으로 '흙'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유기농사든 전통농이든 흙을 살려라. 천연거름이라도 줘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불유구님도 강의 때 흙이야기를 진지하게 하셨거든요. 깊게 뒤엎어보라고요. ㅎㅎ 세 분이 뭔 이야기 하시나 이해가 아주 조금되더군요. 그런데 붙박이 활동가가 없는 토종학교에서 모든걸 만족하게 하기는 어려울것 같어요.
- '흙을 털다'
10일에 중국고추선생님이 오셔서 제 밭을 봐달라하니 모르면 그냥 두면 된다고 말씀해주시고 농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흙이야기였어요.
독특하게 '흙을 털어라'라고 표현하시더군요. 흙을 털면 틈이 생기고 그 사이로 뿌리를 내리며 힘차진다고요. 들풀을 베거나 뽑고, 북주기를 하는 행위들이 모두 흙을 터는 것이라고요. 그런 후에 작물이 쑥 큰답니다.
작물이 성장하며 뿌리가 흙이 내려가고 뿌리가 드러나는데 그때 그때 북주기를 해줘야한다고요. 뿌리가 올라오는 것이 성장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알려줘서 너무 좋았습니다. 단 옥수수는 뿌리가 드러난채로 키워도 되고 북주기를 해줘도 좋다고 알려주셨답니다.
감사합니다~^^
- 거름과 흙
농막을 뒤지니 액비도 있고, 유기농 흙같은 것도 있고, 제가 가져다 놓은 뿌리 영양제도 나오더군요. 근본적인 해결은 안되지만 거름도 한번 뿌려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교장샘에게 뿌려도 되는지 일단 허락 받았고요. 앞으로 살살 뿌려볼랍니다. ㅎㅎ
세 분 모두 퇴비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건 토양을 좋게 만들라는 의미였고 건강한 토양이 되어야 작물도 건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해되었습니다. 건강한 토양을 만들려고 거름을 섞는 것이고 작물은 토양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그 양분을 가져가는 것이었더군요. 그래서 거름도 직접 작물에 뿌리지 말아라 뿌리에 닿지 않게해라라고 하던 것이었어요.
이런 지혜를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너무너무 재미있습니다.
- 내밭
중국고추선생님이 제 밭 살펴보시고는 오이랑 참외는 죽을 것 같고... 수박은 달릴 것 같다고 해주셨어요. 그런ㄷ 이날 풀정리하다 또 중국고추 한놈 조져버렸네요.
밭에서 해질녘까지 혼자 왔다갔다하며 일하고 궁리하는 것이 큰 낙이 되었어요. 몸은 고된데 활력이 생겨서 집에와서도 계속 움직이게 되고요. 새로운 근육통은 생겼지만 전에 자리에만 앉아있으며 생긴 통증을 오히려 가시게 해줘서 고마울 지경입니다.
땡볕에 일하는 것은 병이 많고 약한 저에겐 여전히 위험하고 어렵지만, 그늘로 살살다니며 일하는 요령도 생겼고요. 처음보다 일하는 시간이 늘어서도 좋네요. 아마 딱딱하게 입출입을 막는 곳이었다면 이런 즐거움을 못얻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옆집 프로농부님네 식구들도 먼저 인사해주시고 차라도 한잔하자 해주셔서 해질녘까지 일하면서 살짝 공포스러웠는데 언제든 뛰어갈 곳이 있다는 안심감도 듭니다. 요즘 혼자 밭에서 노는 것이 가장 즐겁습니다 ㅎㅎ
오랜만에 구구절절 밭관찰기 써봅니다.
○ 별책부록
-일거리들
요즘은 일거리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말려놓는 것들이 물에 잠기면 전엔 어째야할지 몰랐는데 요즘엔 툭 건져올려놓습니다.
모판의 흙이 마르는건지 만건지도 안보이던 건데 보이기 시작했구요.
누가 무씨를 말리려고 뽑아놨구나.. 하는 것도 보이네요. ^^
- 주고 받는 것들
밭에 자주 가니 매번 뭔가를 들고오게되네요.
7기 선배가 완두콩 따가라고 해서 한바구니 따오고요.
호박잎도 들고오게 되고요.
더 이상 수확은 힘들게 됐지만 오이도 한아름 가져오고요.
주중에 자주 만나는 지은씨는 만날때마다 한아름씩 뭘 줍니다.
줄게 없어서 오이 하나 줬더니.. 맛난 것 해먹었다고 사진 보내줘서 좋았어요. ㅎㅎ
감자도 들고오고요.
옆집 프로농부님네서 재배한 토마토가 맛나서 학생들이 자주 구입하는데 벌써 몇번을 얻어먹었습니다.
- 눈에 들어오는 것들
전에는 눈에 안들어오던 것들이 밭공부하면서 눈에 들어오게 됐는데요.
전통시장에 진열된 홍감자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관심도 없던건데 뭐가 다른가 사먹어봤습니다.
집앞 살구나무에서 살구들이 떨어져있길래 씨앗 모을라고 일단 집어왔고요.. (환장)
- 게릴라 플랜팅
봄에 동네 오솔길에 영생이 두 뿌리 옮겨놓았구요. 집입구에 누군가 돌보는 작은 봉숭아밭에 분꽃 모종 네개랑 차조기 하나 몰래 심어뒀습니다.
그 분이 중간에 풀뽑으시면서 분꽃 두개는 못보고 뽑아낸 것 같고요. 나머지는 알아보시고 잘 돌봐주고 계셔요. 차조기도 분꽃도 눈에 띄게 자랐습니다.
수년전에 주민들이 저곳에 조로록 밭을 만들어서 볼때마다 좋았고 주변도 정리해줘서 깨끗했거든요. 그런데 신고가 들어갔는지 지자체에서 공고문이 붙은 후 작물재배는 못하고 어느 분이 작게 꽃밭을 만들었더군요. 봉숭아 꽃이 피면 동네 아이키우는 집에서 따간답니다. 잘 키워주셔서 너무감사한데 꽃필 생각을 않네요 ㅎㅎ
첫댓글 뿔시금치가 아니라 소루쟁이 씨앗입니다.ㅎㅎ
잡초니까 버리셔도 됩니다.
옥수수는 거대한 몸집을 지탱하기 위해서 줄기에서 또 뿌리를 내려 흙에 박습니다.
북을 안주셔도 됩니다.
오히려 콩에 북을 주면 콩이 잘 달리는데, 콩순이 너무 무성하지 않으면 순지르기를 생략하셔도 됩니다.
콩은 습기가 조금 많아도 죽지않고 잘 버팁니다.
수박은 넝쿨이 빈약하면 첫 열매는 따내는 것이 좋습니다.
수박순이 충분히 자라지 못한 상태에서 열매를 키우다 보면 수박도 볼품없고 수박순도 못자랍니다.
ㅋㅋㅋㅌ 소루쟁이 환장하겠네요. ㅋㅋㅋㅋ
콩순지르기는 교장샘에게 계속 질문하고 배우고 있는데 역시 작물을 잘 이해못하니 어렵네요. 가르쳐 주신 모든 지혜들 유용하게 써먹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
조수고 조솨버리고 조져버리다 보면 조아질겁니다 ㅎㅎ
그나저나 요즘 더운데 쉬엄쉬엄 하세요~
ㅎㅎㅎㅎㅎ 라임 쥑이네요. 그럼 열심히 조사보겠습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쉬엄쉬엄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