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첫날이 지나갔다. 달그락은 여전히 달그락거린다. 달그락거림에 대부분은 청소년들 중심으로 기버(Giver)들이 모여서 함께 내는 소리다.
‘Giver’는 준 만큼 더 받으려고 하는 테이커(taker)나 준 만큼 받으려는 매처(matcher)와 차원을 달리하는 이들로 상대적으로 매우 소수다. 상호 관계에서 무게의 추를 상대방 쪽에 두고 자기가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한다. 지나치게 배려하고 사람을 잘 믿고, 남을 이롭게 하려고 불이익을 감수하려는 경향까지 있다.
내 인연의 상당수는 기버(Giver)에 가깝다. 믿기지 않게도 계속해서 연결되는 기버는 언제나 기적을 낳는다.
4월 어느 따뜻한 햇살이 드는 날. 대전 한수원 본사 전시관에서 열린 특별 초대전 <RONI>를 연 조현숙 교수님(대전대)의 전시회에 찾았다. 조 교수님께서 전시 작품 판매금 전액을 ‘길위의청년학교(이하 길청)’ 활동에 후원해 주셨기 때문에 감사 인사 겸 이사장님과 찾았다. 최관규, 안태욱 두 분 이사님의 직장이 원자력통제기술원과 카이스트로 대전에 근무하고 계셔서 마침 함께해 주셨다.
조 교수님의 그림에 관해 설명을 듣다가 우리가 여기에 있기까지의 인연을 따라 올라가 보았다.
길청 4기에 입학한 학생 중 대전에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혜경 대표님도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알고 계시던 분이셨는데 공부해 보겠다고 학생으로 참여했었다. 길청의 청년들이 선택과목으로 활동하는 ‘Youth S.D Maker’ 국제교류 사업에 합류하면서 이 대표님과 함께하는 대전에 학교 밖 청소년들도 탄자니아 청소년들과 연대하게 된다.
그 가운데 기관에 봉사활동 하러 왔던 청소년도 함께 돕게 되면서 이들이 작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다. 탄자니아 청소년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관련 전문가로 도움을 주셨던 분이 계셨다. 봉사하는 청소년의 어머니였는데 그분이 오늘 만난 조 교수님이다.
그때 청소년들의 프로젝트 지원하면서 의미도 있었고 좋았다며 이번 한 달 동안 연 전시회에 그림 판매 수익을 모두 길청에 후원하시기로 한 것. 이분은 공대 교수다. 그림을 배워서 전시회를 열었고 앞으로 그림 판매에 전액은 좋은 일 하는 비영리 기관에 후원하시는 게 꿈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인연으로 군산에서 활동하다가 카이스트로 이직한 안태욱 이사님과도 이미 알고 계셨다. 인연이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지. 이분의 인연으로 그림이 모두 판매됐다.
<RONI>는 조교수님의 반려묘 이름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관찰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양이에 대한 사랑과 그 안에서 만들어진 에피소드, 그림의 의미를 들었다. 이 그림을 중심으로 19금 책을 쓰겠다는 또 하나의 꿈이라고.
최 이사님이 대전까지 왔다면서 대덕연구단지 투어도 시켜 주시고 식사까지 대접해 주셨다. 사람의 관계는 기적이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기적이 계속해서 만들어진다. 지구상에 생명으로 이렇게 살다가 또 어디론가 떠나는 것 그 자체가 기적이니, 어찌 보면 우리네 삶 모두가 기적인지도 모른다.
지난 4월 한 달여가 빠르게 지나갔다.
아홉 번째 세월호를 만났고 달그락에 청소년들은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추모행사에 참여했다. 청소년들은 “기억은 또 다른 아픔을 막는 시작입니다”라는 문구를 들었다.
정읍에 달그락 기지개를 켜고 청소년이 조직 되어 가고 있고 이웃들이 함께하고 있다. 익산 또한의 자치 공간 다꿈 또한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하면서 달그락거린다. 길위의청년학교에 청년들은 매주 연구회와 월간 세미나를 통해서 청소년 중심의 사회혁신과 활동을 공부하고 연대하면서 또 다른 자립을 꿈꾸고 있다.
3월 말부터 시작된 <Dalgrack Never Stop, Giver305>캠페인이 한창이다. 달그락이 멈추지 않도록 함께 하기 위해 5월까지 ‘Giver 305’명을 찾는 캠페인이다. 우리는 이번에 모집되는 후원자를 Giver라고 명명했다.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청소년, 청년과 지역사회를 위해서 후원하는 분들이다. 305에는 한강 이남 최초 만세운동인 군산 3.5 만세운동의 정신이 숨어 있다. 305명의 새로운 ‘기버’를 만나 청소년이 꿈꾸는 더욱 독립적인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바탕을 만들고자 한다.
현재까지 150여 명의 Giver가 참여했다. 한 달여 기간 동안 목표했던 기버가 함께 할 것임을 믿는다. 왜냐고? 달그락은 언제나 그랬다. 청소년과 우리 이웃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나누고 결정하고 실행하면 대부분의 목표는 그대로 이루어졌다. 기버들이 함께 하는 가운데 달그락은 계속될 것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당신도 Giver 305명 중의 한 명이 될 수 있다. 방법은 아래 클릭하셔서 신청하시라. 또는 일시 후원도 가능하다. 함께 하며 우리 지역에 청소년들이 더욱 달그락거릴 수 있도록 함께 해 주면 좋겠다.
- 후원자(Giver)신청: https://url.kr/en9pbl
- 일시후원(계좌): 국민은행 247901-04-096683
- 문의: 063) 465-8871
*달그락과 청소년자치연구소의 법인인 “(사)들꽃청소년세상”은 기획재정부에서 지정한 지정기부금 단체로 소득세법 제34조에 의해 기부금에 대하여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