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굴 국밥 전문점’
공기밥 무료, 굴 국밥 5천원 ‘김명자 굴 국밥’
굴 해장국.
국내 여행의 로망 제주. 하지만 비용이 만만찮다.
4인 가족이 움직일 경우 항공료, 숙박료, 식사비, 교통비, 관광지 입장료 등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여기에서 비용 줄일 방법은 식사 정도(?)다.
그렇다고 여행의 맛 중 절반이라는 먹을거리를 과소평가할 순 없다.
제대로 먹으려면 1인 한 끼 2만원은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싸고 맛있는 음식점은 없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제주 토박이 파르르가 과감히 소개한 맛집이 있었다.
‘김명자 굴 국밥 전문점’. 무엇보다 값싸고 맛있었다.
게다가 영양 만점 굴도 먹고 속 풀이도 가능한 일석사조였다. 아이들 표현대로 ‘방가방가’였다.
늦은 점심이었는데 손님이 많았다.
굴 해장국.
공기밥 무료, 굴 국밥 5천원 ‘김명자 굴 국밥’
김명자 굴 국밥 전문점의 캐치프레이즈는 재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음식점에서 사용할 구호는 아닌 것 같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왜 그랬을까? 아마, 서민들이 살 길은 서민들끼리 똘똘 뭉쳐야 산다는 취지이지 싶다.
각박한 세상에 없는 사람들이 서로 돕고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지 싶다.
그래 설까, 가격 또한 착한 가격이다. 굴 국밥 5,000원, 굴 해장국 5,500원, 공기밥 무료.
마음에 드는 건 보통 1 그릇에 1,000원인 공기밥이 무료라는 사실.
옛날, 집에 손님이 들면 먹던 상에 밥그릇만 올리면 ‘만사 OK’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지인은 이곳으로 온 것일까.
어찌됐건, 바다의 우유 굴. 쓰임새도 다양하다. 굴 물회, 굴 구이, 굴 파전, 굴 밥, 굴 미역국, 굴 떡국 등을 넘어 굴 국밥과 굴 해장국까지 점령한 상태다. 대단한 영역확장 의지다.
이외수의 시가 눈에 들어왔다. 이집 주인에겐 이곳이 수미산이었다.
가장 낮은 몸으로 앉아 있는 자리가 수미산
재밌는 게 하나 더 있었다. 차림표 옆에 이외수의 시 ‘하늘보다 높은 하늘은’이 붙어 있었다는 사실.
하늘보다 높은 하늘은
이외수
부처를 잡으러
부처를 잡으러
한평생
맨발로 피흘리며
수미산 꼭대기에
올라와 보니
아뿔사
부처는
수미산 밑
내가 출발한 바로 그 자리
가장 낮은 몸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해석하자면 아마 김명자 굴 국밥 전문점은 처음 출발한 바로 이 자리, 가장 낮은 몸으로 앉아 있는 이 자리가 ‘수미산’인 셈이었다. 그래서 공기밥이 무료였을까?
값싸고 얼큰한 속 풀이가 필요할 땐, 제주시 연동 김명자 굴 국밥집(064-747-0320)이 ‘딱’이다.
굴 국밥.
원본보기 http://blog.daum.net/limhyunc/11299433
오마이뉴스와 SBS에도 송고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