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작은 상자들과 큰 상자
*<위조된 우상의 다섯 가지 원리>(1~1)
쉐퍼가 현대의 유물론적 세계관 형성의 역사적 뿌리를 고대 희랍 사상으로부터 시작하여 아퀴나스, 르네상스, 계몽주의, 실존주의에 이르기까지 통시적으로 추적하면서 분석하고 그 한계를 드러낸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피어시는 Finding Truth: 5 Principles for Unmasking Atheism, Secularism, and Other Substitues에서 로마서 1장 18절에서 25절까지를 기본 틀로 하여 서양철학의 역사를 성경적인 창조주 하나님을 대체하는 대체물로서 피조물 가운데 하나인 위조된 우상을 세워 온 역사로 규정한다. 서양철학은 위조된 우상이라는 작은 상자에다가 우주와 세계의 모든 것을 구겨 넣으려고 시도해 왔는데, 이 시도는 애초부터 무리한 시도일 수밖에 없었다. 이 상자는 우주와 세계의 모든 것을 담기에는 너무나 작고 초라했기 때문이다. 이 작은 상자 안에 우주와 세계의 모든 것을 담으려면 우주와 세계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잘라내든지, 아니면 꾹꾹 눌러서 무리하게 부피를 줄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우주와 세계가 심각하게 망가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세계를 초월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상자 안에는 우주와 세계가 넉넉하게 들어가고도 남는다. 피어시가 Finding Truth에서 보여주려고 한 것이 바로 이 논지였다.
피어시는 위조된 우상 곧 세속적 세계관을 다섯 가지 원리에 초점을 맞추어서 분석하였다. 제1원리는 위조된 신, 제2원리는 환원론, 제3원리는 현실 세계와의 모순, 제4원리는 자기모순, 그리고 제5 원리는 우상의 대체(기독교 변증).
사람들은 언제나 그리고 어디서나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는 증거를 만날 수 있다(롬1:19, 20; 시19:1-2). 물질(외부 세계, "만드신 만물," 롬1:20)과 인간의 본성(내부 세계, "그들 속에," 롬1:19)이 창조자의 실재를 증거한다.
물질계를 보자. 1) 골디락스 딜레마. 중력과 같은 우주의 근본적인 상수들은 칼날 위에 서서 균형을 잡고 서 있는 것과도 같은 정교한 긴장 가운데 유지되고 있다. 이 상수들이 극히 미세하게만 변해도 우주는 어떤 생명도 살 수 없는 곳이 된다. 예컨대 중력이 현재 수치의 1/10의 60승(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만 더 커지거나 작아져도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고 만다. 이 수치는 통제실의 스위치와 같은 것인데, 이 스위치가 기적적인 방법으로 조율되어 생명을 허용한다. 그런데 이 과정은 물리학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다. 이 수치들이 정교하게 상호작용하여 목적을 성취한다. 이 수치는 대설계가(Grand Designer)가 구상해낸 것일 수밖에 없다.
2) 화학실험실에서 생명체를 제조하는 데 실패함. 모든 세포는 복잡한 암호화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유전정보는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정신세계의 용어들을 사용해야만 묘사될 수 있다. 유전자 암호는 실행 전에 전사되고 번역되어야 한다.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DNA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화학 분자를 연결시켜 동일한 DNA 구조를 만들어 보아도 해독된 유전정보가 어디서 오는지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
~이상원, 《프란시스 쉐퍼의 기독교 변증》, p19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