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명희 시인의 시집 『꽃뱀』이 시작시인선 0271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인 『꽃뱀』은 진솔한 내적 고백이자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상처의 기록이다. 시인은 역설적 상황을 은밀한 내적 고백을 통해 드러냄으로써 삶의 아이러니를 포착하고 이를 담담히 그려내는 데 몰두한다.
해설을 쓴 강성률 영화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해 “한명희는 수사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의 시는 단정하다. 시가 길지도 않고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이야기가 시 안에 길게 들어있지도 않다. 진솔한 내적 고백이지만, 그 고백은 에피소드를 통해 비유가 되기도 하고 상징이 되기도 한다”라고 평했다.
시인은 시적 형상화를 함에 있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를 사용하지만, 시를 읽고 나면 좀처럼 시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다. 이는 성급하게 시의 결말을 내려 하지 않고 시의 주도권을 언어에게 줌으로써 대상과의 거리를 확보하려는 시적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구체에서 추상으로, 앎에서 모름으로 나아가는 것이 시의 특성이라고 한다면 이 시집은 이를 잘 녹여 내고 있다. 시집 『꽃뱀』은 삶의 환희와 고통이 아름답게 뒤엉켜 있는 생생한 아픔의 기록이다.
한명희 시인
1966년 대구 출생.
1992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시집읽기』 『두 번 쓸쓸한 전화』
『내 몸 위로 용암이 흘러갔다』 출간.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