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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內篇 4 人間世(인간세) 7 支離(지리)
支離疏者,頤隱於臍,肩高於頂,會撮指天,五管在上,兩髀為脅,
挫鍼治繲,足以糊口,鼓筴播精,足以食十人。
上徵武士,則支離攘臂而遊於其間;上有大役,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
上與病者粟,則受三鐘與十束薪。
夫支離其形者,猶足以養其身,終其天年,又況支離其德者乎。
支離疏者(지리소자) 頤隱於齊(이은어제) 肩高於頂(견고어정)
- 지리소는 턱이 배꼽 아래에 숨어 있고 어깨가 이마보다도 높이 있고
會撮指天(회촬지천) 五管在上(오관재상) 兩髀爲脅(양비위협)
-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오장이 위쪽에 있고 두 다리는 옆구리에 오는 곱사등이나
挫鍼治繲(좌침치해) 足以餬口(족이호구) 鼓策播精(고책파정) 足以食十人(족이식십인)
- 바느질과 세탁으로 목구멍에 풀칠하기에 족하였고 버려진 곡식을 까불고 쌀을 골라내니 열명 먹이기에 족하였다
上徵武士(상징무사) 則支離攘臂於其間(즉지리양비어기간)
- 나라에서 군인을 징집하면 곧 지리소는 팔뚝을 걷고 사람 사이를 (자유롭게) 휘젓고 다니며
上有大役(상유대역) 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즉지리이유상질불수공)
- 나라에서 큰 부역이 있으면 곧 지리소는 상시 병을 달고 있으므로 일을 받지 앟고
上與病者粟(상여병자속) 則受三鍾與十束薪(즉수삼종여십속신)
- 나라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나눠주면 곧 지리소는 석 종의 곡식과 열 다발의 땔나무를 받았다
夫支離其形者(부지리기형자) 猶足以養其身(유족이양기신) 終其天年(종기천년)
- 무릇 몸이 불구인 사람 조차도 자기를 능히 먹여 살리고 천수를 누리는데
又況支離其德者乎(우황지리기덕자호)
- (세상에서 알고 있는 알량한) 덕(재능)이 좀 부족하다고 해서 큰 탈이 나겠는가?
支지탱할 지 1. 지탱하다(支撐--), 버티다 2. 가르다, 갈리다 3. 괴다 4. 유지하다(維持--), 보전하다(保全--) 5. 치르다, 값을 주다 6. 헤아리다, 계산하다(計算--) 7. 가지, 근원(根源)에서 갈라진 것 8. 팔과 다리...
頤턱 이 1. 턱(발음하거나 씹는 일을 하는 기관) 2. 아래턱 3. 괘(卦)의 이름 4. 기르다 5. 보양하다(保養--: 잘 보호하여 기르다) 6. 부리다 7. 이사하다(頤使--: 턱으로 부리다. 사람을 마음대로 부리다)
齊가지런할 제,재계할 재,옷자락 자,자를 전 1. 가지런하다 2. 단정하다(端整--) 3. 질서(秩序) 정연하다(整然--: 가지런하고 질서가 있다) 4. 재빠르다, 민첩하다(敏捷--) 5. 오르다 6. 같다, 동등하다(同等--) 7. 좋다, 순탄하다 8. 다스리다
肩어깨 견,여위고 약할 흔 1. 어깨 2. 어깨뼈 3. 세 살 먹은 짐승 4. (무게를)견디다 5. 맡다, 맡기다, 임용하다(任用--) 6. 지다, 짊어지다 7. 이겨 내다 8. 단단하다 9. 곧다 a. 여위고 약하다(弱--) (흔) b. 여위고 작다 (흔)
頂정수리 정 1. 정수리(頂--: 머리의 최상부) 2. 이마(앞머리) 3. 꼭대기 4. 쥐독 5. 아주 6. 대단히, 상당히(相當-) 7. 머리로 받치다 8. 머리에 이다 9. 무릅쓰다 10. 지탱하다(支撐--), 버티다 11. 해내다, 감당
會모일 회 1. 모이다 2. 모으다 3. 만나다 4. 맞다 5. 능숙하다(能熟--), 잘하다 6. 이해하다(理解--), 깨닫다 7. 통계를 내다 8. 합계를 산출하다 9. 반드시 ~해야 한다 10. ~할 가능성(可能性)이 있다 11. 집회
撮모을 촬,사진 찍을 촬 1. 모으다, 취합하다(聚合--) 2. (사진을)찍다 3. 빼내다, 골라내다 4. (손가락으로)집다 5. 취하다(取--) 6. 자밤(손가락 끝으로 집을 만한 분량) 7. 취포관(緇布冠: 검은 베로 만든 관) a. 수레의 이름
髀넓적다리 비,넓적다리 폐 1. 넓적다리 2. 넓적다리뼈(넙다리뼈), 넙다리뼈(골반과 무릎 사이에 뻗어 있는 넙다리의 뼈) 3. 장딴지(종아리 살이 불룩한 부분) 4. 비장(脾臟) a. 넓적다리 (폐) b. 넓적다리뼈(넙다리뼈), 넙다리뼈(골반과...
猶오히려 유,원숭이 유,움직일 요 1. 오히려 2. 가히 3. 다만 4. 이미 5. 크게, 지나치게 6. ~부터 7. 그대로 8. 마땅히 9. 원숭이(구세계원숭잇과와 신세계원숭잇과의 총칭(總稱)) 10. 태연(泰然)한 모양 11. 허물 12. 꾀하다 13. 망설이다...
脅위협할 협,겨드랑이 협 1. 위협하다(威脅--) 2. 으르다(무서운 말이나 행동으로 위협하다) 3. 꾸짖다 4. 책망하다(責望--) 5. 비난하다(非難--) 6. 웅크리다 7. 움츠리다 8. 겨드랑이 9. 옆구리 10. 갈빗대 11. 곁
挫꺾을 좌 1. 꺾다, 부러지다 2. (기세가)꺾이다 3. 창피(猖披)를 주다, 손상시키다(損傷---) 4. 묶다, 결박하다(結縛--) 5. 문지르다, 주무르다
鍼침 침 1. 침(針: 바늘) 2. 바늘 3. 가시 4. 바느질하다 5. 침을 놓다 6. 찌르다
繲헌 옷 해 1. 헌 옷 2. (옷을)빨다(주물러서 때를 없애다) 3. 빨래하다
餬죽 호,풀칠할 호 1. 죽(粥: 오래 끓여 알갱이가 흠씬 무르게 만든 음식) 2. 풀 3. (죽을)먹다 4. 풀칠하다, 바르다 5. (입에)풀칠하다 6. 흐릿하다 7. 모호하다(模糊--)
鼓북 고 1. 북(타악기의 하나) 2. 북소리 3. 맥박(脈搏), 심장의 고동(鼓動) 4. 시보(時報), 경점(更點: 북이나 징을 쳐서 알려 주던 시간) 5. 되(분량을 헤아리는 데 쓰는 그릇 또는 부피의 단위) 6. 무게의
策꾀 책,채찍 책 1. 꾀, 계책(計策) 2. 제비(기호 등에 따라 승부 따위를 결정하는 방법) 3. 대쪽(댓조각), 댓조각(대를 쪼갠 조각) 4. 책, 서적(書籍), 장부(帳簿ㆍ賬簿) 5. 채찍 6. 점대(占-: 점을 치는 데에 쓰는 댓가지)...
播뿌릴 파 1. (씨를)뿌리다 2. 퍼뜨리다 3. 흩다(한데 모였던 것을 따로따로 떨어지게 하다), 흩뜨리다 4. 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널리 미치게 하다 5. 까불다, 키질을 하다...
精정할 정,찧을 정 1. 정하다(精--: 정성을 들여서 거칠지 아니하고 매우 곱다) 2. 깨끗하다 3. 정성스럽다(精誠---) 4. 찧다(쌀을 곱게 쓿다) 5. 뛰어나다, 우수하다(優秀--) 6. 가장 좋다, 훌륭하다 7. 총명하다(聰明--),...
徵부를 징,음률 이름 치 1. 부르다 2. 징집하다(徵集--) 3. 소집하다(召集--) 4. 구하다(求--), 모집하다(募集--) 5. 거두다, 징수하다(徵收--) 6. 징계하다(懲戒--) 7. 밝히다 8. 증명하다(證明--), 검증하다(檢證--) 9. 이루다...
攘물리칠 양,어지러울 녕,어지러울 영 1. 물리치다, 내쫓다 2. 제거하다(除去--), 없애다 3. 훔치다, 가로 채다 4. 침탈하다(侵奪--), 빼앗다 5. 어지럽히다 6. 겸손하다(謙遜ㆍ謙巽--) 7. 물러나다 8. 사양하다(辭讓--) 9. 걷다, 걷어 올리다...
臂팔 비 1. 팔(어깨와 손목 사이의 부분) 2. 팔뚝 3. 쇠뇌(여러 개의 화살이나 돌을 잇따라 쏘는 큰 활) 자루(끝에 달린 손잡이)
粟조 속 1. 조(볏과의 한해살이풀) 2. 오곡(五穀) 3. 겉곡식(-穀食) 4. 좁쌀 5. 과립(顆粒) 6. 식량(食糧), 양식(糧食) 7. 녹(祿), 녹봉(祿俸: 벼슬아치에게 주던 급료) 8. 소름 9. 공경하다(恭敬--)
束묶을 속,약속할 속 1. 묶다, 동여매다(두르거나 감거나 하여 묶다) 2. 결박하다(結縛--) 3. (잡아)매다, (띠를)매다 4. 합치다(合--) 5. 단속하다(團束--) 6.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잡도리하다 7. 약속하
薪섶 신 1. 섶(땔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 2. 잡초(雜草), 풀 3. 봉급(俸給) 4. (땔감으로)만들다 5. 나무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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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無用之用(무용지용)⑤: 지리소(支離疏)의 팔자
支離疏者(지리소자),頤隱於臍(이은어제), 肩高於頂(견고어정),會撮指天(괄최지천), 五管在上(오관재상),兩髀為脅(양비위협)。 挫鍼治繲(좌침치해),足以餬口(족이호구); 鼓筴播精(고책파정),足以食十人(족이사십인)。 |
지리소(支離疏)는 턱이 배꼽 아래에 숨어 있고,
어깨가 이마보다도 높고,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오장이 위에 있으며, 두 넓적다리는 옆구리에 닿아 있다.
바느질과 세탁으로 충분히 입에 풀칠할 수 있으며,
키를 까불고 쌀을 골라내서 생기는 곡식으로 족히 열 사람을 먹여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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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支離疏(지리소) : 인명(人名). 가공의 인물. 지(支)는 肢(사지 ‘지’, 離(리)는 정상과 다르다는 뜻. 疏(소)는 이름. 지리는 사지가 지리멸렬한 사람, 곧 지체장애인(肢體障碍人)을 뜻한다. 〈至樂〉편의 ‘支離叔’, 〈列御寇〉편의 ‘支離益’도 여기의 支離疏와 동일한 맥락의 인물로 모두 자신의 몸을 지리(支離)하게 함으로써 생명을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 頤隱於臍(이은어제) : 턱이 배꼽 아래에 숨어 있음. 臍는 齊로 되어 있는 텍스트도 있다. 臍와 齊는 같은 뜻(배꼽).
○ 肩高於頂(견고어정) : 어깨가 이마보다도 높음. 於는 ‘~보다’로 비교를 나타내는 어조사.
○ 會撮指天(괄최지천) : 상투는 하늘을 가리킴. 崔譔은 괄최(會撮)를 항추(項椎)라 했고 사마표는 髻(상투 ‘계’)라고 하여 모두 상투로 풀이했다. 〈大宗師〉편에는 ‘句贅指天(구췌지천)’으로 되어 있는데, 李頤는 句贅를 역시 項椎로 풀이했다.
○ 五管在上(오관재상) : 오장(五臟)이 위에 있음. 五管은 五臟.
○ 兩髀爲脅(양비위협) : 두 넓적다리는 옆구리에 닿아 있음. 髀(비)는 넓적다리. 脅(협)은 겨드랑이. 옆구리. 朴世堂은 “여기의 爲脅 이상은 지리소의 용모를 표현한 것이고 아래의 挫鍼(좌침) 이하는 지리소의 능력을 표현한 것[爲脅以上 狀其容 挫鍼以下 形其能]”이라고 풀이했다.
○ 挫鍼治繲(좌침치해) : 바느질과 세탁. 挫鍼(좌침)은 바늘로 꿰맨다는 뜻. 繲(해)는 헌 옷. 司馬彪는 挫鍼을 봉의(縫衣), 治繲는 완의(浣衣)로 풀이했다.
○ 足以餬口(족이호구) : 충분히 입에 풀칠함. 먹고 살기에 충분하다는 뜻. 糊口(호구)는 ‘입에 풀칠이나 한다’는 뜻으로 겨우 끼니를 이어가는 것을 말한다.
○ 鼓筴播精(고책파정) : 키를 까불고 쌀을 골라냄. 곧 버려진 곡식을 가져와서 먹을 수 있는 알갱이를 골라낸다는 뜻.
筴(책)은 쌀을 까부는 키, 精(정)은 곡식알갱이(성현영). 司馬彪는 “쌀알을 골라내는 것을 精이라 한다[簡米曰精].”고 풀이했다. 崔譔은 鼓筴播精을 “점괘를 뽑는 것으로 보고 점을 쳐주고 대가를 받아 먹고 사는 것이다[賣卜].”라고 풀이하였고 成玄英도 이 견해를 따르고 있지만 취하지 않는다.
○ 足以食十人(족이사십인) : 족히 열 사람을 먹임. 食는 먹이다의 뜻으로 ‘사’로 읽는다.
上徵武士(상징무사),則支離攘臂而遊於其間(즉지리양비이유어기간); 上有大役(상유대역),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즉지리이유상질불수공); 上與病者粟(상여병자속),則受三鐘與十束薪(즉수삼종여십속신)。 夫支離其形者(부지리기형자),猶足以養其身(유족이양기신),終其天年(종기천년), 又況支離其德者乎(우황지리기덕자호)!」 |
나라에서 군인을 징집하면 지리소는 팔뚝을 걷어붙이고 그 사이를 휘젓고 돌아다니며,
나라에 큰 부역이 있으면 지리소는 일정한 병이 있으므로 일을 받지 않고,
나라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나눠주게 되면 3종(鍾)의 곡식과 열 다발의 땔나무를 받는다.
그 몸을 지리하게 한 사람도 충분히 자기 몸을 잘 기르고 천수(天壽)를 마치는데,
또 하물며 그 덕을 지리하게한 사람은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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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上徵武士(상징무사) : 나라에서 군인을 징집함. 징(徵)은 징발, 징집, 징용의 뜻.
○ 攘臂而遊於其間(양비이유어기간) : 팔뚝을 걷어붙이고 그 사이를 휘젓고 돌아다님. 보통사람들은 전쟁에 끌려갈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피하려 하는데, 지리소는 끌려갈 염려가 없기 때문에 태연하다는 뜻. 而遊 두 글자가 없는 텍스트도 많다. 郭慶藩의 《集釋(집석)》에서도 世德堂本에는 而遊 두 글자가 없다고 하고 있다.
○ 上有大役(상유대역) : 나라에 큰 부역이 있음. 役은 부역(賦役).
○ 以有常疾不受功(이유상질불수공) : 일정한 병이 있으므로 일을 받지 않음. 병 때문에 할당량(功)을 받지 않는다는 뜻.
○ 上與病者粟(상여병자속) : 나라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나눠 줌. 上與之病者以粟의 생략.
○ 受三鍾(수삼종) 與十束薪(여십속신) : 3鍾의 곡식과 열 다발의 땔나무를 받음. 鍾(종)은 육곡사두(六斛四斗)로 곡식의 양을 헤아리는 단위.
○ 支離其形者(지리기형자) : 몸을 지리하게 한 사람. 곧 자기의 몸을 쓸모없게 한 사람.
○ 猶足以養其身(유족이양기신) : 그런 사람조차도 충분히 자기 몸을 잘 기름. 猶는 조차도.
○ 況支離其德者乎(황지리기덕자호) : 하물며 그 덕(德)을 지리하게한 사람이겠는가. 福永光司는 “支離其德(지리기덕) 즉 정신(德)의 불구화(不具化)는 儒家的禮敎主義와 僞善을 내던져 버린다는 뜻이다. 유가의 예교주의에 대한 장자(莊子)의 통렬(痛烈)한 반격(反擊)과 신랄(辛辣)한 풍자(風刺)를 여기에서 볼 수 있다. 그로테스크한 것에 대한 장자의 기호(嗜好)와 아브노밀한 것에 대한 장자의 동경(憧憬)이 여기에 보인다.”고 하고 있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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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莊子 -> 內篇 -> 人間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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支離疏者,頤隱於臍,肩高於頂,會撮指天,五管在上,兩髀為脅。挫鍼治繲,足以餬口;鼓筴播精,足以食十人。上徵武士,則支離攘臂而遊於其間;上有大役,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上與病者粟,則受三鐘與十束薪。夫支離其形者,猶足以養其身,終其天年,又況支離其德者乎!」
지리소(支離疏)는 턱이 배꼽 아래에 숨어 있고, 어깨가 이마보다도 높고,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오장이 위에 있으며, 두 넓적다리는 옆구리에 닿아 있다. 바느질과 세탁으로 충분히 입에 풀칠할 수 있으며, 키를 까불고 쌀을 골라내서 생기는 곡식으로 족히 열 사람을 먹여 살린다. 나라에서 군인을 징집하면 지리소는 팔뚝을 걷어붙이고 그 사이를 휘젓고 돌아다니며, 나라에 큰 부역이 있으면 지리소는 일정한 병이 있으므로 일을 받지 않고, 나라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나눠주게 되면 3종(鍾)의 곡식과 열 다발의 땔나무를 받는다. 그 몸을 지리하게 한 사람도 충분히 자기 몸을 잘 기르고 천수(天壽)를 마치는데, 또 하물며 그 덕을 지리하게한 사람은 어떻겠는가!
[출처] 17[장자(내편)] 第4篇 人間世(인간세) :17.無用之用(무용지용)⑤:지리소(支離疏)의 팔자 (17/18)|작성자 swings81
세상에 못생긴 사람을 말할 때 소크라테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땅딸막한 키에, 배불뚝이, 코는 납작코, 입술은 메기 입술,
눈은 십리는 튀어나왔으며, 문어같은 대머리...
그렇지만 그의 정신세계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고려의 명장으로 알려진 강감찬의 외모 역시
'사람도 아니요, 귀신도 아닌' 그런 외모였다고 전해집니다.
그가 업드리면 마치 여우가 기어가는 것 같았다고 하며,
게다가 천연두 자국이 가득한 얼굴이었다니....
장자는 못 생긴 사람의 이름을 지리소라고 지었습니다.
지리멸렬하다는 지리가 바로 못생긴 사람의 이름.
장자는 지리소라는 사람의 외모는
소크라테스나 강감찬을 뺨치는 모습이었지만
남들보다 더 잘 살 수 있었다는 얘기를 합니다.
세상은 낙락장송의 멋진 기개가 아니라
잡초의 끈질김으로라도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본문 읽기>
지리소(支離疏)라는 사람은 턱이 배꼽에 와 닿고,
어깨는 목보다 높으며, 목뼈는 하늘을 향하고,
오장(五臟)의 위치가 머리보다 위에 있으며,
두 넓적다리가 옆구리에 와 있는 그런 곱사등이였다.
곱사로 등이 휘어 있기 때문에 바느질이나 빨래를 하는 데는 안성맞춤이므로,
사방에서 데려다 일을 시키는지라 먹고 지내는 데는 아무 걱정이 없었고,
키로 쌀과 겨를 까부는 일이라면 열 사람 가족을 넉넉히 먹여 살릴 만했다.
나라에서 군대를 징발할 때에는 뽑혀 갈 걱정이 없었기 때문에,
두 팔을 내저으면서 그 곳에 나타날 수가 있었고,
큰 공사판으로 부역군을 마구 끌고 나갈 때에도,
그만은 병신이기 때문에 끌려 가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나라에서 구제가 있을 때면,
쌀 석 종(鍾)에 장작 열 단은 꼭꼭 받아 먹는 늘어진 팔자였다.
지리소와 같이 그 육신이 뒤죽박죽(支離)이 된 병신도,
자기 몸을 길러가며 하늘이 준 수명을 온전히 할 수가 있는데,
그 재주와 덕이 좀 모자란다고 걱정할 바가 아니다.
[출처] 장자 인간세(人間世) 20 - 지리소(支離疏)의 팔자|작성자 사봉 조진형
♣ 장자(내편) 인간세 15 - 부족함으로 수명대로 살 수 있다
지리소는 턱이 배꼽 아래 감추어지고, 어깨가 머리보다 높으며, 머리꼬리가 하늘로 치솟아 있고, 오장은 위쪽에 붙어 있고, 두 다리가 옆구리에 와 있었다. 그러나 바느질을 해서 먹고 살기에는 충분했다. 키질을 하여 쌀을 고르면 열 식구는 먹여 살릴 수 있었다. 나라에서 군인을 징집해도 지리소는 팔을 휘저으며 그 곳에서 자유롭게 행동했다. 나라에 큰 공사가 있다 해도 지리소는 언제나 장애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노역에 끌려나가지 않았다. 나라에서 장애인들에게 곡식을 나눠주게 되면 상당한 양의 곡식과 열 다발의 땔나무를 받았다.
그의 형체를 잊을 수 있는(형체가 불완전한) 사람은 그러면도 그 자신을 충분히 보양할 수 있고, 그가 타고난 목숨대로 다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의 덕을 잊고 있는 사람은 어떻겠는가?
[출처]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