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92일째: 복부 골반CT
2013년 08. 28. 수요일. 낮에는 덥고 밤에는 선선하고
체중:61 ㎏ 턱걸이 2.5 번
CT사진촬영이 8시20분이라 아침 산책은 취소하고 오후에 매봉약수터에 가기로 했다. 오늘 찍는 사진은 2차에 비하여 4차 항암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한 검사다.
포도송이처럼 덮여 있던 검정 덩어리가 실제는 그게 아닌데 사진이 잘못되어 과장된 것이라 믿고 싶어 꼭 치료해야 하나 찜찜할 때가 있었다.
원통 속에 몸을 집어넣고 "숨을 들여 마시고 참으세요." 라는 말이 나오면 이전에는 '들여 마시고'에서 숨을 들이켰다. 이번에는 '숨을'이란 말이 나오자마자 힘껏 들여 마시고 눈동자가 튀어나오도록 참았다. "숨을 내쉬세요." 말할 때까지 길게 느껴진 시간. 윙윙 원통 도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끝났다고 한다.
내 몸의 세포가10mSv의 방사선에 혼 줄이 났다는 말이다. 방사선보다 정맥에 주입되는 조영제가 더 해롭다는 말도 있고 보면, 암을 잡기 위해 내 몸을 먼저 잡도리하는 기분이다.
누군가 한 말이 생각난다. 항암제로 암을 잡는 것은 유리창에 앉은 파리를 망치로 내려치는 것과 같은 무모한 짓이라고. 유리창이 누군가. 바로 내 몸 아닌가.
한국에 별로 많지 않다는 여포성 환자, 빅5병원을 포함한 전국 각 병원의 혈액종양의사의 마루타 역할을 열심히 하느라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운동하고 있다. 빈 크리스틴이 아드리아 마이신을 만났을 때 부작용이 있었다던가, 리툭시 맵이 폐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사실을 환자에게 솔직히 알려줘야 된디고 생각한다. 묻는 말에만 답하지 말고. 병에 관련된 상식같은 지식을 알려주는데 왜 그렇게 인색한가.
해거름에 매봉약수터를 빠른 걸음으로 다녀왔다. 오늘도 반신욕 고심하다 결국 했다.
몸 상태는 기력이 빠진 정도 외엔 컨디션 양호하다.
나의 컨디션: 워킹 분 ㎞ ㎉ 근력운동 생략. 반신욕 20분. 기력 65%
매봉약수터 1시간 3.6㎞
수면시간 10취침,3시기상(12시, 1시반 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