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한문학, 둔덕면 「둔덕천 정경(屯德川情景)」 고즈넉한 풍경을 묘사하다> 해암(海巖) 고영화(高永和)
이번 지면에 소개하는 거제시 둔덕면 ‘둔덕천(屯德川)’은 거제도에서 3번째로 긴 하천이다. 거제시 산방산(山芳山) 북편과 백암산 골짜기에서 발원한 물이 옥동, 점골을 경유하여 마장 거림으로 흘러 방하의 물과 합류, 하둔리 앞 바다로 흐른다. 연장 약 8㎞, 유역면적 20.23㎢이다. 2015년 거제시와 경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둔덕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으로, 자연친화적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 위해 사업비가 확보되었다. 또한 2023년 경상남도 주민참여예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주민들 또한 건강한 하천으로 복원함과 동시에 자연친화적인 시민 휴식공간 조성, 홍수에도 안전한 하천으로 만드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 중이다.
여기 둔덕면은 거제도에서 육지와 가까이 위치한 지리적 여건 때문에 거제도 역사의 발원지가 되었다. 이 지역에는 1400년의 역사 유적을 담고 있는 둔덕기성(폐왕성), 현대문학의 기념비적인 청마 유치환 시인의 청마기념관, 가야‧신라시대 고분군, 수백 종의 야생화와 아름드리 수목으로 뒤덮여 있는 아름다운 산방산 비원 등, 거제관광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 이번 총 20구(句)의 칠언고시(七言古詩) 「둔덕천 정경(屯德川情景)」은 2016년에 거제시 고전학자 해암(海巖) 고영화(高永和)가 지은 작품이다. 예로부터 유서 깊은 한적한 둔덕면 둔덕천의 고즈넉한 풍경과 이 지역의 지난 역사를 담았다.
“아름다운 물가에 석양빛 일렁이고 하구의 해안엔 물오리가 버들개지 쪼고 있다. 둔덕기성(폐왕성) 아랫마을 거림리는 거제시의 고대 읍치로 유서 깊은 곳이다. 또한 고려의종과 정서가 재회하곤 ‘정과정곡’을 읊었던 곳이다. 게다가 갈매기 좋아하는 바닷가 노인이 벼슬 버리고 돌아와, 손잡고 너울너울 춤추며 향촌에서 늙어가는 곳이다.”
○ 하천은 일반적으로 큰물이 흐르는 ‘하(河)’와 작은 물이 흐르는 ‘천(川)’의 합성어로서 연중 대부분의 기간에 물이 흐르는, 크고 작은 물길을 통칭한다. 강(江)은 큰 것이고, 하천(河川)은 작은 것이다. 또 하천에서 좁고 작은 것은 세천(細川)이라 하고, 계천(溪川)은 골짜기에서 흐르는 시냇물을 말한다. 하천의 공간적 범위는 제방 안과 바깥 쪽 하천부지 전체를 포함한다. 하천은 주변지역 토지이용에 따라 산지하천, 농촌하천, 도시하천으로 분류한다.
○ 우리나라 대부분의 섬에는 빗물이 하천에 머무를 시간이 짧고, 하천의 규모도 크지 않아 대부분 바다로 향해 가쁘게 달려간다. 하지만 거제도는 300~580m 산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있고 계곡이 섬 곳곳에 깊이 형성되어 있으며, 또한 중생대 지층이 견고히 지반을 떠받쳐 주고 있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아주 심한 가뭄에도 샘물이 마르지 않는 천혜의 지질학적 은혜를 입은 곳이다. 우리나라 섬(島)들이 그렇듯이 거제도에는 큰 강(江)은 없으나 농사나 식수에 필요한 하천(河川)을 수없이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에 바다로 통하는 연안(沿岸) 하천으로써, 거제도 구석구석을 실핏줄처럼 퍼져 흐르고 있다.
◉ 거제도의 하천은 하천의 발원지로부터 고랑을 거치고, 개울물이 돌아 흐르다 실개천을 이루더니 마침내 하천의 형상을 갖추고는 넓은 들녘을 안고 달려가, 갯벌이 폭넓은 하구(河口)에 도착해 바다의 품에 안긴다. 땅에서는 생명의 젖줄로, 바다 어귀에서는 수많은 갯가 생물들의 먹이 사슬의 원천으로, 이 땅 거제도 역사와 함께 해온 모태(母胎) 양수였다. 거제시의 건강한 생태계와 환경의 척도는 거제도의 하천이 그 지표가 되니, 우리 스스로 가꾸고 다듬어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고 스토리가 있는, 거제도의 하천을 지키고 일구어야 한다.
덧붙여 우리나라 하천은 정부에서 관리하는 직할하천(直轄河川), 도에서 관리하는 준용하천(準用河川), 지방에서 관리하는 지방하천이 있다. 거제도에는 연초천(延草川), 산양천(山陽川, 九川川), 둔덕천(屯德川), 고현천(古縣川), 수월천(水月川), 오량천, 사등천, 방하천, 간덕천, 오수천, 부춘천, 소동천, 외포천, 유계천, 송정천, 아주천, 덕포천 등 18곳의 대표적인 준용 또는 지방하천이 있고, 소하천으로는 상동천·용산천·삼거천·장자골천·소동작은천·학동천·탑포천·명진천·학산천·석포천·지세천 등 130개가 있다.
● 다음 ‘麻’ 운(韻)의 칠언고시(七言古詩) 「둔덕천 정경(屯德川情景)」은 2016년에 거제시 고전학자 해암(海巖) 고영화(高永和)의가 지은 작품이다. 총 20구(句)의 칠언고시(七言古詩)로, 예로부터 유서 깊은 한적한 둔덕면 둔덕천의 고즈넉한 풍경과 지난 역사를 묘사했다.
내용은 이러하다. 아름다운 하천엔 물가의 꽃풀이 강물에 비쳐 붉고, 첩첩산이 병풍처럼 둘러친 곳에서 도도히 쉬지 않고 흘러간다. 여기저기 시냇물에 석양빛 일렁이고 넘실넘실 금빛 물결에 물고기가 뛰어오른다. 화려한 하구의 해안엔 물오리가 버들개지 쪼고 있다. 둔덕기성(폐왕성) 아랫마을은 옛 고대 읍치(거림리)인데 영욕의 자취 없어도 성한 꽃을 피웠다. 또한 고려시대 의종 왕이 정서와 재회하곤 거문고를 켜고 처연한 정과정곡을 읊었던 곳이다. 산골짜기 구름 위 산봉우리, 폐왕의 거처인데 떠나간 고려의종은 어찌하여 돌아오지 않는고. 바람에 물결 이는 둔덕하천은 갈매기 좋아하는 바다 노인이 벼슬 버리고 늙어가는 곳, 손잡고 너울너울 춤춘들 어떠하랴.
*「둔덕천 정경(屯德川情景)」* 거제시 둔덕면 / 고영화(高永和) ‘麻’
渚草汀花無限佳 물가의 풀과 꽃들 너무너무 아름답고
淸江時紅倒水花 꽃이 가끔 물에 비쳐 맑은 강을 붉게 한다.
內谷溪流初潺潺 안골 골짜기 계곡물이 처음 졸졸 흐르더니
滔滔不息向海遐 도도히 쉬지 않고 먼 바다로 흘러간다.
回首疊山重嶂處 돌아보니 첩첩산이 병풍처럼 둘러친 곳,
歷亂溪流漾晩華 여기저기 흐르는 시냇물엔 석양빛이 일렁이고
金波蕩漾潑剌魚 넘실넘실 금빛 물결, 물고기가 뛰어오르는데
屯德川漵日初斜 이미 둔덕천의 갯벌엔 해가 기운다.
山水明媚川華奢 아름다운 산수의 경치에 시내도 화사하고
海岸鳧鷖啄柳花 해안의 물오리는 버들개지 쪼고 있다.
岐城下村古邑治 기성 아래 마을은 옛 읍치(거림리)인데
榮辱無跡尙繁華 영욕의 자취 없어도 성한 꽃을 피웠구나.
再會毅宗撫絃琴 재회한 정서가 의종에게 거문고를 켜고
曲曲凄然聞鄭瓜 곡조마다 처연한 정과정곡 들리는 곳,
溪雲上峯廢王家 산골짜기 구름 위 산봉우리, 폐왕의 거처인데
何處毅宗未廻遐 어드메 고려의종은 어찌하여 돌아오지 않는고.
吹風浪起屯德川 불어오는 바람에 물결 이는 둔덕하천은
海翁好鷗老懸車 갈매기 좋아하는 바다 노인이 벼슬 버리고 늙어가는 곳,
不妨携手舞蹁躚 손잡고 너울너울 춤춘들 어떠하랴.
奇妙絶景未綻葩 기묘한 절경에 꽃이 피지 아니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