希 바랄 희
바래다, 바라다
希의 전문
希는 爻와 巾의 합자이며, 爻가‘쐬다(/얼굴이나 몸에 바람이나 연기, 햇빛 따위를 직접 받다)’로 쓰여, 비바람이나 햇빛에 노출된 천이란 것에서‘바래다(/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하다/볕에 쬐거나 약물을 써서 빛깔을 희게 하다)’의 뜻을 나타내며, 비슷한 소릿값을 가지는‘바라다(/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다)’로 가차된 글자입니다.
希望(희망), 希求(희구), 希願(희원) 등에서 希가‘바라다’의 뜻입니다.
鼓瑟希 鏗爾 舍瑟而作. 『論語』
비파소리 바래지더니, 쟁그랑 비파를 버리고서 일어났다.
상이 논어의 구문에 사용된 希는‘稀微(희미)해지다’의 뜻으로 새깁니다. 이는 배달말의‘바래지다’에 해당합니다. 물론‘바래지다’가 직접 소리가 잦아드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舜之居深山之中 與木石居 與鹿豕遊. 其所以異於深山之野人者幾希. 及其聞一善言 見一善行 若決江河 沛然莫之能禦也. 『孟子』
순의 깊은 산속에 거함에 목석과 더불어 살고 사슴과 멧돼지와 더불어 어울렸다. 그렇게 심산의 야인이란 것에 대하여 다른 바는 거의 바래졌다. 그 한마디 선한 말을 듣게 되고, 그 한 가지 선행을 보게 됨에 미쳐서는 마치 강하(江河)를 터놓은 듯, 패연(沛然)하여 능히 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상기 맹자의 준장에 사용된 希도‘희미(稀微)해지다’로 배달말의‘바래지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맹자의 이 구절은 순(舜)임금이 요(堯)임금에게 등용되어 천하를 잘 다스리다가 요임금이 죽자 요의 아들 단주(丹朱)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변방에 은거하던 중 여러 백관들이 다시 찾아와 조회를 보고 재판을 치르자 천명을 거스를 수 없음을 깨닫고 돌아와 왕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즉 천하를 섭정하다가 은거생활을 하면서, 순이 가졌던 본래의 모습이 빛이 바래져 갔지만, 결국은 그 본성이 되살아났다는 뜻입니다.
稀 드물 희
날아 바래다 ; 드물다
稀 의 전문
稀는 禾와 希의 합자이며, 禾는‘나락’의‘날’에서‘날다(/빛깔이 바래다)’의 뜻을 나타내어[禾편 참조], 수건에 햇빛을 쐬어서 빛이 날은 것, 즉‘날아 바래다’에서 ‘드물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稀少(희소 ; 드물고 적음), 稀貴(희귀 ; 드물고 귀함) 등의 성어에서는 稀가‘드물다’의 뜻을 나타내지만, 稀薄(희박 ; 바래져 엷음), 稀微(희미 ; 바래져 미약함) 등의 예에서는 稀는‘바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조조(曹操)의 시 구절 ‘月明星稀’는‘닭은 밝고 별은 드물다’나‘달빛은 밝고 별빛은 바래다’로도 풀이 될 수 있습니다.
睎 바라볼 희
바라(보)다
睎의 전문
睎는 目과 希의 합자이며, 希의‘바래다’에서 유사한 소릿값인‘바라보다(/어떤 대상을 바로 향하여 보다/희망을 가지다), 바라다(/마음속으로 기대하다)’로 쓰인 것입니다.
睎觀(희관)에서 睎가‘바라보다’의 뜻입니다.
晞 마를 희
빛 바래다 ; 희다[희어지다]
晞의 전문
晞는 光(빛 광)의 축약인 日과, 希의 합자이며, ‘빛 바래다’에서‘희어지다, 희다(/희떱다. 말이나 행동이 분에 넘치며 버릇이 없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晞覬(희기), 晞觀(희관) 등에서 晞가‘희다, 희떱다’의 뜻입니다.
蒹葭蒼蒼 白露爲霜 ……(中略)…… 蒹葭萋萋 白露未晞 『詩經』
무성한 갈대 짙푸른데 흰 이슬은 서리가 되었네. ……(중략)…… 무성한 갈대 우거진데 흰 이슬에도 아직 희어지지[빛바래지] 않았다네.
欷 한숨쉴 희
바래지는 숨결 ; 한숨
欷의 전문
欷는 希와 欠[뻐끔거리다]의 합자이며, ‘바래지는 숨결’이라는 것에서‘한숨(/근심이나 설움이 있을 때, 또는 긴장하였다가 안도할 때 길게 몰아서 내쉬는 숨)’의 뜻을 나타냅니다.
欷泣(희읍 ; 흐느끼며 욺), 歔欷(허희 ; 한숨을 지음) 등에서 欷가‘한숨’의 뜻입니다.
唏 슬퍼할 희/훌쩍훌쩍울 희
바래지는 소리 ; 흐느끼다, 훌쩍이다
唏의 전문
唏의 전문 자형은 口와 希의 합자입니다. 口는‘의미를 가지지 않는 소리’의 뜻을 나타내며, ‘ 바래지는 소리’로 ‘흐느끼다, 훌쩍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俙 송사할 희
바라는 사람 ; 발다
발린 사람 ; 발다
바래진 사람 ; 투미하다
俙의 전문
俙의 전문 자형은 人과 希의 합자입니다. 人이 자형의 요소로 쓰일 경우에는‘사람으로서의 특징’의 뜻을 나타내며, ‘발다(/찾아가다. 추구하다), 발다(/곁에 따르다. 같이하다), 바라기(/한쪽만 바라보도록 목이 굳은 사람)’등의 뜻을 나타내며, 또‘바랜 사람’이라는 것에서‘투미하다(/어리석고 둔하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絺 칡베 치
바랜 천 ; 칡베
絺의 전문
絺의 전문 자형은 糸와 希의 합자이며, 希의‘바래다’에서 빛바랜 듯한 색을 형용하여‘칡베’의 뜻을 나타냅니다.
絺綌(치격 ; 칡의 섬유로 짠 베 가운데서 발이 고운 것과 굵은 것), 縐絺(추치 ; 정교하게 짠 고운 갈포) 등에서 絺가‘칡베’의 뜻입니다.
脪 궂은살 흔
바래진 살 ; 궂은살, 딱지
脪의 전문
脪은 肉과 希의 합자이며, ‘바래진 살’이라는 것에서‘궂은살, 딱지(/헌데나 상처에서 피, 고름, 진물 따위가 나와 말라붙어 생긴 껍질)’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는‘創肉反出也[다친 살에서 도리어 나오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딱지’에 대한 중국어식의 풀이입니다.
瓻 술단지 치
바라기
瓻의 전문
瓻는 希와 瓦의 합자이며, 希의‘바래다, 바라다’에서 소릿값을 빌려와‘바라기(/음식을 담는 조그마한 사기그릇. 크기는 보시기만 한데 아가리는 훨씬 더 벌어졌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莃 희나물 희/말미잘 희
바라기 풀 ;
莃의 전문
莃는 풀을 뜻하는 艹와 希의 합자이며, 希가‘바라다’로‘햇빛을 바라다’는 의미로 생태적인 특징을 나타내어‘두루미냉이, 나동희나물’등을 뜻합니다. ‘말미잘’은 토규(菟葵)라고도 하는데, 葵(해바라기 규) 역시‘해를 바라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