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청구된 피의자에 실질심사 의무화
법무부, 형소법 개정안 확정
형사소송법이 50년 만에 새옷을 입는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수사기관에 연행되는 순간부터 영장심사, 재판때까지 단계별로 피의자(혹은 피고인)인권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다.
법무부는 29일 피의자가 경찰이나 검찰에서 '신문조서'를 받는 순간부터 변호인의 참여를 허용하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모든 피의자는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는 등 피의자 인권보장을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법무부느 법학교수와 검사 등이 차여한 '형사법 개정 특별위원회'가 4년간의 논의 끝에 확정한 51개 조항(신설12개)의 개정안을 이날 발표했다. 법무부는 내달 중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올해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쯤엔 개정안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개정안의 주요특징은 먼저 '피고인 및 피의자 인권보장의 확대부분'에서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를 전면허용, 국선변호 및 필요적 보석의 대폭 확대, 보증금 납입 없는 보석제도의 신설, 필요적 구속전피의자심문제도 도입, 체포, 구속적부심의 실질화, 긴급체포의 제한, 석방제도 통합 운영을 통한 용이한 석방 도모, 미결구금일수의 본형 산입 확대, 무죄 사건의 소송비용보상 등이다.
그리고 '형사사법 절차의 공정성 및 투명성 제고부분'에서 재정신청 대상의 확대, 영장에 대한 불복 인정 등 준항고 제도의 개선, 증거열람, 등사권의 확대 및 수사 편의에 치우쳤던 검사의 공판기일전 증인신문청구 제도의 폐지 등이다.
또한 '절차의 신속, 효율화'를 위해 불출석 재판의 확대, 약식명령 제도의 개선, 서류 작성시 서명날인 원칙의 완화, 법원 구속기간의 현실화, 상소권회복 청구의 집행정지 개선, 재산형 집행의 효율성 제고방안 등을 포함하였다.
그러나 수사권 강화 차원에서 검토됐던 '참고인 구인제'와 '허위진술 처벌죄', 중대 범죄 구속기간 연장 등은 인권침해 논란이 계속돼 제외됐다.
다음은 수사단계별로 바뀐 형소법의 주요내용이다.
▷ 변호인의 피의자 신문 참여와 국선변호 확대 = 검사는 신문 전에 변호인의 참여권을 사전에 알려줘야 하며 참여권을 고지하지 않고 작성된 조서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변호인이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문을 제지하거나 특정 답변 또는 진술번복을 유도하는 등 신문을 방해할 경우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
▷ 긴급체포 및 적부심 제도 개선 = 피의자를 긴급체포했을 경우 '지체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도록 해 수사상 필요성이 없음에도 긴급체포를 남용하는 관행을 없애도록 했다.
현행 '적부심사'제도는 체포와 구속영장 발부의 잘못을 다투는 것이어서 기소된 이후에는 적부심을 신청할 수 없다. 그러나 개정안은 적부심 도중 피의자가 기소된 경우에도 법원이 적부심사를 하도록 했다. 영장에 의하지 않고 긴급체포나 보호실 유치 등 사실상 불법구금된 경우에도 적부심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 구속영장 준항고와 필요적 영장심사(구속 전 피의자 신문제도) = 개정안은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검사가 준항고를 할 수 있고 발부될 경우 피의자가 준항고를 할 수 있게 했다. 준항고에 대한 판단은 상급 법원이 맡는다. 또 영장실질심사의 전 과정을 조서화해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전원을 법원이 심문(재판장이 당사자를 상대로 직접 질문을 하는 것)하도록 했다. 현행 형소법하에서는 피의자와 그 가족 또는 변호인이 원할 경우에만 실시한다.
▷ 재정신청 대상 확대 = 현행 형소법은 공무원의 직권남용, 불법체포와 감금, 독직폭행 등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개정안 여기에다 형법상 직무유기, 피의사실 공표, 공무상 비밀누설, 선거방해 및 특별법 위반 7개죄 등 11개 범죄를 추가했다.
▷ 보증인 보석확대 = 보석 보증금 대신 보증인의 출석보증과 본인의 서약이 있으면 주거제한 등 일정한 조건과 함께 보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법원이 범죄의 상습성을 인정 할 경우 그 피고인은 보석을 받을 수 없지만 개정안은 상습범도 보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보석이 불가능한 범죄도 법정형량 '장기 10년 이상'에서 '장기 10년이 넘고 단기 1년 이상'으로 축소했다.
▷ 무죄 피고인 변호사비 등 보상 = 피고인이 무죄를 받을 경우 현재에서는 구금기간에 대한 보상만 받을 수 있으나 개정안은 억울학 기소됐음이 판명될 경우 변호사비와 숙박비, 일당, 교통비까지 보상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 각각 4개월까지 가능한 현행 법원의 구속기간(구속기간 만기)을 1심과 항소 상고심 모두 6개월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