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정 서
진 정 인: 이원영 (국토미래연구소장, 시민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
(연락처: 010-4234-2134 leewysu@gmail.com)
피진정인 1: 경찰청장 (고 신종오 판사 사망 사건 수사 담당기관의 장)
피진정인 2: 조희대 대법원장 (사법부 수장, 법원행정처 감독자)
제목: 고 신종오 판사 사망사건의 진실을 조사하기를 진정합니다
1. 진정 취지
진정인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국가인권위원회가 고 신종오 판사의 사망 경위에 관한 독립적 조사를 실시하고, 국제인권기준(미네소타 프로토콜)에 따른 부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 대한 국가의 조사 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2. 사건 개요
고 신종오 판사는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2심) 재판장으로서, 2026년 4월 28일 징역 4년을 선고하였습니다. 판결 선고 후 8일이 경과한 2026년 5월 5일, 그는 자신이 근무하던 법원 청사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범죄 혐의점 없다'는 한 줄로 사건을 사실상 종결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독립적 부검이 실시되었다는 어떠한 공식 확인도 없으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망 당일 조문 이후 49일이 경과한 현재까지 사망 경위 및 구조적 원인에 관한 공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3. 진정 이유
가. 미네소타 프로토콜 위반 — 부검 없는 종결의 문제
유엔이 채택한 '법외처형·자의적처형·약식처형의 효과적 예방 및 수사를 위한 원칙(미네소타 프로토콜, 2016년 개정)'은, 국가기관의 개입이 의심되거나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의 사망에 대하여 독립적 부검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동 프로토콜은 유서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부검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유서는 망자의 마지막 말이지, 사망 경위의 객관적 증거가 아닙니다. 유서가 어떠한 외부 압박이나 강요 없이 자유롭게 작성되었는지, 당시 신체 상태와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는 부검을 통해서만 확인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고도로 정치적인 사건일수록 부검은 더욱 필수적입니다.
고 신종오 판사는 당대 최대 정치 재판의 재판장이었으며, 판결 전부터 외부 압박과 협박에 관한 정황이 공개적으로 거론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립적 부검 없이 '혐의점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한 경찰의 조치는, 미네소타 프로토콜이 규정하는 국가의 진실규명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합니다.
나. 대법원장의 직무상 조치 해태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소속 판사의 사망에 대하여 다음의 조치를 취할 직무상 의무가 있습니다.
사망 경위에 관한 독립적 조사를 법원 차원에서 요구하거나 지원하는 조치
내란전담재판부 신설로 인한 사건 무더기 재배당, '6·3·3' 기준 적용 등 업무 과부하를 초래한 법원 행정 구조에 대한 공개적 인정과 개선 약속
정치적 압박 속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을 내린 판사들에 대한 국가적 보호 방안 천명
49일이 경과한 현재까지 위 어느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직무 해태이며, 소속 판사의 생명권·안전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인권위의 조사 대상이 됩니다.
다. 공인의 죽음과 국가의 진실규명 의무
고 신종오 판사는 국가가 임명한 사법 공무원으로서, 국가 권력 행사의 한 축을 담당하던 공인이었습니다. 국가는 공인의 직무수행 중 또는 직후의 사망에 대하여 진실을 규명할 의무를 집니다. 이 의무는 유족의 의사와 독립하여 존재하며, 유서 한 장이 국가의 조사 의무를 면제하지 않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는 국가기관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 외 제3자도 진정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진정인은 시민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이 진정을 제기하며, 이 사건이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법 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위기를 드러낸 사안임을 강조합니다.
4. 요청 사항
진정인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다음 사항을 요청합니다.
ㅡ독립적 부검 미실시에 대한 조사: 경찰이 미네소타 프로토콜이 규정하는 국제인권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
ㅡ사법부의 직무 해태에 대한 조사: 대법원장 및 법원행정처가 소속 판사의 사망 경위 규명 및 구조적 원인 해소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조사
ㅡ권고 또는 의견 표명: 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한 권고 또는 의견 표명
ㅡ제도 개선 권고: 판사 업무 과부하 방지 및 사법 공무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 권고
5. 첨부자료
2026년 6월 일
진정인 이원영 (인)
국가인권위원회 귀중
[첨부자료]
1. 이원영, "신종오 판사 49재, '부검 없는 죽음'에 대해", 시민언론 민들레, 2026. 6. 23.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90
2. United Nations, Minnesota Protocol on the Investigation of Potentially Unlawful Death (2016 Revision)
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공식 발간 문서(HR/PUB/17/4, 2017)
의 해당사안 소개
### ① 조사 의무의 발동 요건 — **제15항 (para. 15)**
> **영문 원문**
> "A State's duty to investigate is triggered where it knows or should have known of any potentially unlawful death, including where reasonable allegations of a potentially unlawful death are made."
> **번역**
> "국가의 조사 의무는, 잠재적으로 위법한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국가가 알았거나 알았어야 하는 경우 — 잠재적으로 위법한 죽음에 관한 합리적인 주장이 제기된 경우를 포함하여 — 발동된다."
**적용 논리:** 경찰이 "범죄 혐의점 없음"이라고 발표했다 해도, 당대 최대 정치재판 재판장이 판결 8일 후 법원 청사에서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합리적인 주장의 근거"가 되며 조사 의무가 발동된다.
---
### ② 조사의 요건 — **제17항 (para. 17)**
> **영문 원문**
> "All investigations must be: prompt, effective and thorough, independent and impartial, and transparent."
> **번역**
> "모든 조사는 다음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신속하고, 실효적이며 철저해야 하고, 독립적이고 공정해야 하며, 투명해야 한다."
**적용 논리:** 경찰 발표 한 줄로 종결된 수사가 "독립적·공정·철저" 요건을 충족했는지 묻는 것이 진정의 핵심 논점이 된다.
---
### ③ 적용 범위 — **제2조 (c)항 (para. 2(c))**
> **영문 원문**
> "The death occurred where the State may have failed to meet its obligations to protect life. This includes, for example, any situation where a State fails to exercise due diligence to protect an individual or individuals from foreseeable external threats or violence by non-State actors."
>
> "There is also a **general duty** on the State to investigate **any suspicious death**, even where it is not alleged or suspected that the State caused the death or unlawfully failed to prevent it."
> **번역**
> "죽음이 발생한 상황에서 국가가 생명 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여기에는 예컨대 국가가 예측 가능한 외부 위협이나 비국가 행위자의 폭력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모든 상황이 포함된다."
>
> "또한 국가가 해당 죽음을 야기했거나 이를 방지하지 못했다고 주장 또는 의심되지 않는 경우에도, **국가는 의심스러운 모든 죽음을 조사할 일반적 의무를 진다.**"
**적용 논리:** 이 조항이 가장 강력하네. 유서가 있든, 자살로 추정되든, 국가가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없어도 — "의심스러운 죽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조사 의무가 발생한다고 명시했다.
---
### ④ 부검의 원칙 — **제148-150항 (paras. 148–150)**, 상세 지침 D절
> **영문 요약(해설에서 확인된 내용)**
> "Experienced forensic doctors should conduct all autopsies... and should list all findings and injuries as well as corresponding interpretations."
> "Investigation of potentially unlawful deaths will **almost always** be aided by the conduct of an autopsy."
> **번역**
> "잠재적으로 위법한 죽음에 대한 수사는 **거의 항상** 부검의 실시를 통해 지원된다."
> "경험 있는 법의학 의사가 모든 부검을 수행해야 하며, 모든 소견과 손상 및 그에 대한 해석을 기록해야 한다."
*The Minnesota Protocol on the Investigation of Potentially Unlawful Death (2016),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New York/Geneva, 2017, UN Doc. HR/PUB/17/4, para. 2(c) / para. 15 / para.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