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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 외적인 완성도는?
1. 수채화 풍의 그래픽과 미소녀 지향 캐릭터
게임의 첫인상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그래픽이라면, 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오프닝은 충분히 발길을 멈춰 감상하고픈 마음을 든다. 오프닝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 곧바로 등장하는 엘프 소녀의 아리따운 미소는 게이머를 향한 유혹이라 해도 어색함이 없을듯. [샤이닝 티어즈]의 모든 일러스트는 Tony씨의 작품으로 국내 한정판에는 그의 사인이 동봉되었을 만큼 게임계에선 인지도가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인지도 뿐 아니라 참 독특한 이력과 작품세계로도 유명한 Tony씨는 [환몽관], [After...] 등 PC용 유명 18禁 게임의 일러스트를 담당했으며, 국내에는 소프트 맥스의 [창세기 외전2 템페스트]의 일러스트를 담당해 널리 알려졌다(홈페이지 참조 http://www.bekkoame.ne.jp/i/taka_tony [샤이닝 티어즈] 관련 작품들도 눈에 띈다).
게임은 전체적으로 SD 캐릭터의 귀여움과 아기자기함 위에 Tony의 일러스트가 잘 어우러져 '귀엽고 예쁜' 샤이닝의 세계를 만들었다. 여기에 연필로 그린 잔선이 느껴지는 따스하고 투명한 수채화 풍의 그래픽 톤이 더해져 더욱 더 밝은 느낌을(여러 가지 의미로) 받게 된다. 하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꽤나 안정적인 인물들, 달리 말하면 이미 여러 차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아온 것들로서, [샤이닝 티어즈]만의 개성적인 인물들이 아니다. 과거를 잃어버린 주인공(이름은 기억한다)은 말할 것도 없고, 냉소적이지만 주인공을 통해 웃음을 찾는 '브랑네쥬' 는 이미 '에반게리온' 의 '아야나미 레이' 란 캐릭터에 통하는 구석이 많으며, 부모를 잃고 거칠게 자랐지만 늘 밝은 모습의 '마오' 등...[샤이닝 티어즈]의 등장 인물들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설정을 가지고 있어 새로움에 대한 흥미를 가지기엔 뭔가 부족하다.
그리고 등장하는 캐릭터에는 공통분모가 있는데, 바로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자제가 아니라는 점! 물론 그렇기에 단 2명이서 수십의 대군을 막는다는 것에 설득력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 정신을 설파하기에도 듬성듬성 빈틈이 있어 설득력도 약하다.
2. 화려한 성우진이 돋보이는 사운드
위에서 잠깐 이야기한 '브랑네쥬' 는 '슬레이어즈(국내명 마법소녀 리나)' 의 빈약가슴 마법사 '리나 인버스' 와 '신세기 에반게리온' 의 '아야나미 레이' 역을 맡았던 일본의 유명 성우 '하야시바라 메구미(林原めぐみ)' 가 맡고 있는데, 그녀가 맡은 레이처럼 다소 냉랭한 그녀의 성격을 잘 연기했으며 '브랑네쥬' 이외에 요정 '메이플' 까지 전혀 다른 목소리로 연기하고 있어 그녀의 뛰어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오프닝 곡과 엔딩 곡을 불렀고 [소울캘리버] 시리즈의 '키릭' 등으로 잘 알려진 '호시 소이치로(保志總一朗)' 를 비롯한 유명 성우진의 좋은 연기로 게임의 몰입감이 꽤 높은 편. 성우들의 열연만큼이나 잔잔하면서 아름다운 배경 음악 역시 이 게임의 백미 중 하나이며, 난전의 분위기를 잘 살린 사운드는 꽤 인상적이다. 주인공들의 기합과 목소리, 그리고 적들의 공격 및 타격음이 잘 어우러져 시끌시끌한 전투를 더 빛나게 해준다.
하지만 아름다운 선율로 게이머의 감성을 자극하는 BGM 보다 게임의 분위기를 적절히 서포트하는 것이 좋은 BGM일 것이다. 중반부에 동료를 잃게 되는 슬픈 이벤트가 있는데, 그 여운을 전달하기엔 음악이 힘이 너무 작았다. 이벤트가 끝남과 동시에 전원을 끈 오디오처럼 사라져 버리는 슬픈 테마곡은 플레이어의 마음을 금새 추스리라는 뜻인지 모르겠지만 곧바로 울려 나오는 부드러운 메인 테마곡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한 반문인 것 같아 애써 오열을 토한 시온의 절규를 무색하게 한다. 또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처럼 트랙 하나하나의 완성도는 높지만 그 종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도 아쉬움 중 하나.
3. 한국 PS2 유저에겐 정말 반가운 손님
일본과 북미에서도 발매된 바 있는 [샤이닝 티어즈]는 외국에선 어떤 반응이었는지 분명하진 않지만 적어도 국내에선 이처럼 반가운 손님이 없을 것이다. 지속된 국내 게임계의 불황은 소프트의 한글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고, 특히 많은 텍스트를 지닌 RPG의 한글화는 요 근래 보기 드문 것이 사실. 분명 [샤이닝 티어즈]가 국내에서 관심을 가진 것 중 하나는 한글화에 있지만, 그저 한글화만 되었다고 좋아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글화의 품질! [샤이닝 티어즈]의 한글은 선명도가 떨어지는 TV에서도 폰트의 크기와 자간 거리가 좋아 가독성이 떨어지지 않으며, 깔끔한 폰트는 게임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가끔 직역에 가까워 말이 이상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표준어에 적합하면서 딱딱함 보다는 부드러운 문체를 사용하고 있어 이질감이 적다는 것 역시 실망을 주지 않는다.
Q2 : 새로운 시스템은 완성적인가?
1. 독특한 파트너 시스템
기존 유명 액션 RPG에 비추어 보면, [샤이닝 티어즈]는 독특한 액션 RPG다. [젤다의 전설]은 영웅 링크가, [디아블로]에서도 영웅은 하나이며(캐릭터가 선택하고 움직일 수 있는 영웅을 의미한다), [이스]는 아돌의 영웅담으로 대개 캐릭터 하나를 조종하며 플레이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독특하게 팀을 운영하던 [성검전설]도 있지만 용병 부대 내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은 [샤이닝 티어즈]만의 장기. 전작이 시뮬레이션 RPG라 비슷한 분위기 연출을(주인공 이외에 다양한 동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점) 위한 것이 아닌가 했지만, '시온 + 히로인(내지 1인의 동료)' 이라는 [샤이닝 티어즈]의 파트너 시스템은 이런 필자의 생각이 억측임을 보기 좋게 증명하고 있었다. [샤이닝 티어즈]의 전투엔 항상 시온으로 플레이해야만 한다는 강제 조건이 있다. 이 강제 조건은 9명이나 되는 동료를 적절히 활용할 수 없다는 적지 않은 제약이 된다. 스토리 상 2명으로 성의 수비를 하고 있다는 설정 때문에 전투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2명이니까.
조금 억지스러운 '2인으로 성 수비' 는 '쌍용의 반지' 덕에 개연성을 가질 수 있다. '쌍용의 반지' 는 몽환대륙 엔디아스의 오랜 전설 중 하나로, 반지를 지닌 자에게 엄청난 힘을 부여하지만 그 힘에 매료되면 도리어 불행해 질수 있는 반지이다(항상 강한 힘에는 위험이 따르는 법). 주인공 시온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쌍용의 반지를 낀 채 엘프 소녀 엘윈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쌍인 이 반지는 반지를 끼운 자에게 엄청난 힘을 부여할 뿐 아니라 상대 캐릭터의 성질에 따라 시온의 성질이 '빛' 과 '어둠' 으로 나뉘어 스킬에 영향을 미친다. '빛' 일 때는 마법 검을 사용할 수 있으나, '어둠' 일 경우 마법 검은 사용할 수 없고 물리 공격력이 강해진다.
[샤이닝]의 용사들은 이 반지의 힘을 빌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쌍용의 반지 중 한쪽이 시온의 손가락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설정 덕에 위의 공식이 존재하게 되고 덕분에 동료를 성장시키는데 편협하게 만들었다. 플레이어는 거시적(巨視的)으로 누구와 마지막까지 함께 할 것인가를 정하고 플레이에 임하는 것이 좋다. 당연하게 전투에 참가하는 동료와 그렇지 못한 동료의 성장에는 갭이 있기 때문이다. [샤이닝 티어즈]의 전투는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을 따르고 있고, 한 맵을 클리어하면 전투 평가를 거쳐 동료 전체에게 보너스 경험치가 주어진다. 이 보너스 경험치가 비 참가요원도 함께 성장시킬 수 있지만 그 폭이 작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2. 2주차, 3주차까지 플레이어를 이끄는 호감도 시스템
다양한 파트너를 내부적인 설정들로 인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캐릭터들의 낭비이며 플레이어를 맥 빠지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트너 시스템에는 옵션이 붙어 있으니까. 연예 시뮬레이션에 자주 이용되는 호감도 시스템이란 옵션이 있어 '네가 있기 때문에 나는 싸울 수 있어' 라는 카피가 거짓이 아님이 된다. 초반부 캐릭터들의 특성과 스킬 등을 알아 볼 수 있는 소개와 관련된 강제 이벤트를 제외하곤 남자 캐릭터와 파트너하려는 경우는 없다. 플레이어는 마음에 드는 여성 캐릭터와 전투와 이벤트를 거치면서 호감을 쌓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형이라지만 어디까지나 남자(용도 있고 늑대도 있다)! 사나이의 진한 우정보다야 아리따운 여인과의 풋풋한 로맨스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마음속으로 정한 여성 캐릭터와 줄기차게 파트너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녀와 관련된 이벤트를 겪을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엔딩이 달라지기 때문에, [샤이닝 티어즈]의 2주차를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다. 1주차에 맺어지는 여성 이외에 3명의 여성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또한 1주차 때 클리어했던 레벨과 자금 등 모든 것이 승계되어 재 플레이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물론 난이도도 상승.
3. 인플레이션과 무기 방어구 업그레이드 시스템
[샤이닝 티어즈]의 무대가 되는 도시국가 실디아는 지금 전쟁 중인 지역. 그러다 보니 물가가 당연히 높다. 1차 세계대전 후 발생한 인플레이션으로 독일이 감자 1포대를 1000억 마르크에 판 것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만 초반에 느껴지는 이 도시의 물가는 플레이어를 상당히 괴롭힌다. 작은 회복약에서 부터 무기의 업그레이드까지 돈이 없으면 곤란한 일이 많다. 때문에 다른 어떤 게임보다 전리품에 의존도가 높은데, 이것 역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정(鑑定)' 이라는 고도의 상술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예를 들어 그냥 상점에 팔면 200 정도 하는 '?(숨은 능력을 알 수 없다는 표시)' 가 붙은 레더 아머가 있다고 하면, 일단 감정을 받아 숨은 능력을 알아내야 고가에 팔 수 있다. 하지만 감정료가 일정하지 않고 숨겨진 능력에 따라 감정료는 만만치 않다는 것이 흠. 이 레더 아머에 불의 내성이나 스킬을 올려주는 능력치가 있다면 감정료만 500을 넘게 된다. 반대로 망가진 레더 아머라는 것이 밝혀지면 감정료만 날리고 아이템은 헐값에 넘길 수밖에 없는 도박적인 모습도 가지고 있으니, 무엇보다 돈이 꼭 필요한 게임이다.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무기와 방어구의 업그레이드는 무엇보다 중요한 성장수단이라는 점을 묵시할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할 노릇. 레벨이 한 단계 오를 때 주는 스테이터스 포인트와 스킬 포인트만으로는 많은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무기나 방어구의 업그레이드를 통한 대폭 상승효과를 노리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일단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전투 중에 얻은 미스릴이나 오리할콘 같은 재료가 있어야 하며 성의 각지에 흩어져 있는 대장간을 찾아가 무기의 클래스를 변경하거나 강화시킬 수 있다. 강화는 특별히 생각할 필요 없이 그저 재료 3개와 돈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문제는 클래스 체인지. 클래스 체인지에는 캐릭터에 따라 일정한 조합법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조합법을 찾아내는 것이 쉽진 않다. 대장간 앞에 있는 대장장이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어 조합법의 힌트를 얻을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가장 빠른 방법은 인터넷의 커뮤니티를 통하거나 공략집 같은 정보 이용하는 것). 그렇지만 어려움이 있는 만큼 대가도 큰 업그레이드이기에 즐거움이 크다.
Q3 : 전투는 새로우며 재미를 주는가?
1. 태그 배틀 시스템
RPG에서 전투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아 많은 RPG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전투 법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재미를 주려 한다. 개성있는 전투방식으로 일본 게이머를 자극했던 [마그나 카르타], [파이널 판타지]하면 떠오르는 ATB 시스템, 액션성이 살아 있는 남코의 [테일즈] 시리즈 등, 유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전투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투가 재미있는 RPG는 분명 성공하였다. 이에 질세라 [샤이닝 티어즈]는 태그 배틀 시스템이란 생소한 전투시스템을 가지고 왔다. 파트너 시스템 역시 태그 배틀을 위한 포석이기에 [샤이닝 티어즈]의 가장 큰 특징이 태그 배틀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태그 배틀 시스템은 보통 팀을 운영하는 RPG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캐릭터 이외의 캐릭터가 CPU에게 맡겨지는 것을 어느 정도 플레이어에게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라 보면 좋다. 쉽게 말하면 2명을 혼자서 조종할 수 있다는 것. 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는 시온을,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는 남은 캐릭터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 때문에 전술적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제법 똑똑한 CPU의 A.I.덕에 플레이어는 동료의 위치를 잘 정해 주면 싱글 스킬을 적절히 이용해 훌륭하게 싸워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력한 링크기(합체기술로 보면 된다)를 사용해 주변의 적을 청소하는 것은 매우 상쾌한 일!
뿐만 아니라 독특하게도 CPU가 담당하는 캐릭터를 다른 플레이어가 맡아 2인 동시 플레이도 가능하다. 이 가능성이 [샤이닝 티어즈]만의 독특한 게임성을 만드는 열쇠가 된다는 것을 제작자는 알았을까? 실제로 1인이 플레이 하는 것 보다 가까운 사람들과 둘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 대전과 스포츠에 지친 게임 생활에 신선함을 주었다. 연인이 있는 사람이라면 꽤 고민할 부분이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인데, 비디오 게임은 2인 보다 1인으로 즐기는 게임이 많다. 2인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대다수가 경쟁을 테마로 삼는 것이 많으니 승리의 짜릿함에 도취하다간 본의 아니게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경쟁을 떠나 협동을 느낄 수 있으면서 앞서 말한 '귀엽고 예쁜' 그래픽이 여자친구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비단 이것은 커플이 아니라도 2명이 플레이하는 것이 1인 플레이때 보다 즐거움도 크고, 빠르고 능률적으로 전투를 끝낼 수 있다.
2. 2인 대(對) 일개 사단이 벌이는 대규모 전투
물론 태그 배틀 시스템도 [샤이닝 티어즈]의 전투의 매력일 수 있지만 [샤이닝 티어즈]의 전투가 즐거운 것은 2 대 다수의 전투를 잘 표현해 여럿과 싸우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진 삼국무쌍]이나 [킹덤 언더 파이어 더 크루세이더즈]와 같은 스케일이 큰 모습은 아니지만, 한 맵에서 주인공 외에 100여명에 가까운 적들과 난전을 펼치는 것은 꽤 신선하다. 특히 다수 공격 스킬이나 화려한 링크기를 이용해 많은 적을 한 번에 없애 버리고 경험치를 쌓아가는 것은 꽤 신나는 일이다. 물론 2명이 그 많은 병력과 싸울 수 있다는 것에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2명이 출전할 때 나머지 동료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다수 공격의 재미는 남다르다. 하지만 다양한 적이 출연하는데 타격감이 일률적이라는 것은 꽤 신경 쓰이는 부분. 중(重)갑옷을 입은 병사를 베는 것이나 나체의 늑대를 잡을 때의 느낌이 같다는 것은 어색하다. 그리고 무기를 업그레이드 하는데도 타격감이 일정해 정말 강해진 것인지 손끝이 아닌 모니터에 나타나는 수치로만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 크다.
Q4 : 플레이어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없는가?
1. 콤보성 Now Loading
현대 게이머의 최대 적이라면 바로 이 로딩이 아닐까 한다. 매체가 CD에서 DVD 등 렌즈를 이용하는 광 매체로 바뀌면서 발생한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는 이 문제는, 많은 게임에서 어떻게든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로딩을 느낄 수 없다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나 [테일즈] 시리즈와 비교하면 [샤이닝 티어즈]의 로딩은 '길다' 의 문제보다 너무 '잦다' 에 있다. 특히 전투를 시작할 때 2단 콤보로 이루어진 로딩은 플레이어의 원성을 살만하다. 반지를 끼면서 시온의 성격이 변한다는 건 이미 파트너를 선택할 때 컷인으로 확인되는 사항임에도, 파트너 선택을 마치고 전투로 들어갈 때 한 번의 로딩을 걸친다. 이후 나오는 것은 전투가 아니라 태극이 그려지면서 반지를 나눠 끼는 장면이며 이후 또 다시 로딩을 한다. 스킵이 되는 이 장면의 의미는 정말 의문이다. 혹 로딩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삽입한 장면이라면 오히려 한 번 길게 하는 것이 기다리는 입장에서 더 쾌적하지 않았을까? 이외에도 마을을 움직일 때 상점을 들어 갈 때, 어디든 이동만 하면 로딩이 된다. 이 로딩은 각 마을에 흩어져 있는 상점들과 연계되어 정말 뭐 좀 한 번하려면 이리 걸림돌이 많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2. 스킬 사용의 적 Chain
액션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있는 콤보와 비슷한 개념인 체인은 공격한 히트 수를 의미한다. 하지만 조금 독특하게 공격이 멈추면 완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속도로 마이너스되어 분산된 적을 빨리 찾아 공격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체인수는 클리어 후 평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꽤나 신경 써야하는 부분이지만, 체인수를 높이려면 스킬을 많이 활용할 수 없는 아이러니함이 있었다. [샤이닝 티어즈]의 재미는 바로 다수의 적을 한번에 없앨 수 있는 다수 공격 스킬인데, 스킬을 사용하려면 동그라미 버튼을 눌러 일정 시간 동안 게이지를 채워야 한다. 스킬의 레벨에 따라 최대 3단계까지 차지 가능하며, 이때는 공격력은 엄청나서 한 번 사용으로 많은 적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 차지를 하는 동안에 공격을 할 수 없으니 체인수는 급격히 떨어져서 3단계 차지시간 보다 20체인이 0이 되는 시간이 빠르다. 그렇기 때문에 체인수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연타 공격을 사용하거나 합체기만 써야 되는 무언의 제약이 발생한다. 때문에 빠른 시간으로 평가 포인트를 높일 것인가? 지루하지만 체인수로 평가를 높일 것인가? 의미 없는 고민이 시작되니...
Q5 : 샤이닝 티어즈, 유저들에게 충분한 어필했는가?
게이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항상 새로운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빨리 적응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영화나 음악에 비해 단시간에 발전하지 않았는가? 게이머가 옛 것에 더 마음을 뺏겼다면 얻을 수 없는 발전일 것이다. [샤이닝 티어즈]의 급격한 장르 변화를 두려워 한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걱정하는 것은 그 변화가 우리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느냐이다. 시대가 변한 만큼 게임도 변하는 것이고, 지금의 시선에 [샤이닝 티어즈]가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었는가는 중요한 문제라 본다. 왜냐하면 단순히 예전 팬을 위한 게임이 아니니까. 그렇기에 장르의 변화를 얼마만큼 완성하여 플레이어에게 어떤 만족감을 주느냐가 중요하다. [샤이닝 티어즈]의 시스템은 신선했으며, 플레이 내내 재미를 주는 부분이 많았다. 시온의 성장보다 함께 한 마오를 키우느라 열을 올렸고, 돈을 모아 새로운 검을 만들어 내고 성능을 향상 시켜 전투에 임하는 것이 즐거웠다. 2주차 플레이로 '천공의 탑의 시련' 에 도전하고 강화된 적들과의 전투, 새로운 연예 상대 엘윈과의 두근두근도 만족감이 컸다.
하지만[샤이닝 티어즈]는 좀 더 선명했어야 했다. 장점과 단점이 명백히 구분되게 말이다. 장점 속에 감춰진 독소들이 나비효과가 되어, 기대했던 재미를 얻기 위해선 플레이어는 '인내심' 이란 스킬을 장착해야만 했다. 세가여, 기억하라. 플레이어의 인내심은 게임 제작단계에서 필요한 스킬이 아니다. 애초부터 플레이어의 인내심이 요구되지 않도록 완성했어야 좋은 게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