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도 제목에 따라 그분들을 떠올리며 잠시라도 맘을 쏟아 기도하는 마음일 때ᆢ 이때도 함께임을 압니다
구주 예수님 하늘 아버지 지금 매우 더운 여름날입니다 제가 사는 동안은 지구의 온도가 비슷하겠죠?
은혜의 시기가 끝이 남을 가끔은 보이지 않는 비수처럼 가슴에 서늘하게 꽂힐 때도 있어요
그래도 저래도 지금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구주 예수님 그늘에서 좀 쉬시는 하루 되세요 안녕히 계세요
가끔은 이렇게 새벽 묵상의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때가 있다. 지난 7월에 침례 받은 초신자가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적은 편지 기도문을 보내왔다. “구주 예수님, 그늘에서 좀 쉬세요”라는 구절이 가슴에 콕 박힌다. 전능하신 분께서 무슨 그늘이 필요할까마는 우리에게 그늘이 되시기 위해 그 온몸으로 햇볕을 가리고 계실 그분의 수고를 기억할 때 엄마의 수고를 당연한 걸로 여기는 못난 자식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새벽 묵상 방송을 10년 넘게 이어 오면서 나는 많은 은혜를 경험했다.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다가와서 자신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을 때 새벽 묵상 들으면서 버티고 이겨냈다는 분들도 만났고, 하나님을 떠났던 분들이 누군가가 보내준 새벽 묵상을 듣고 양심이 깨어나서 다시 하나님께 돌아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새벽 묵상이 지키고 키워 준 사람은 내 자신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못난 죄인 중에 괴수와 같은 나 자신을 말씀의 밧줄로 꽁꽁 붙들어 준 것은 다름이 아닌 새벽 묵상이었으니까, 때론 버거운 부담처럼 날마다 돌아오는 새벽 묵상 방송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게 나를 살렸다는 생각이 확신이 든다.
이렇게 새벽 묵상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날은 기쁨이 두 배가 된다. 물을 주고 거름을 주어서 가꾼 사랑스러운 영혼의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걸 확인하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끼는 까닭이다.
이 순간 바람이 있다면 천수답 골짜기에서 부는 이 작은 메아리가 이 세상 사람들이 사는 골짜기마다 멀리멀리 퍼져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저 하늘에 갔을 때 새벽마다 드린 작은 수고가 영혼을 구원하고 위기 속에 빠진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붙들어 주었음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