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교회는 전통 안에서 사순 시기 네번째 주일을 ‘환희의 주일’로 기념합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오늘 미사 안에서 듣는 말씀들은 하느님 자비의 무한함을 보여주며 구원에 대한 희망을 안고서 주님을 향해 돌아서도록 우리를 인도합니다.
제1독서(2역대 36,14-23)는 우상숭배로 성전을 부정하게 만들고 예언자들을 통해 전해진 하느님의 호소를 거부한 이들의 행태를 고발하며 시작합니다. 그러한 행태를 통해 하느님을 ‘조롱’하고, ‘무시’하며, ‘비웃었다’고 비판합니다. 말씀을 따르지 않는 경신례, 자신만의 복을 구하는 데만 열심인 예배 행위가 실은 하느님에 대한 조롱과 무시로 귀결된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이렇게 하느님께 불충한 이들에게 닥쳐온 결과는 유배였지만, 하느님께서는 유배를 떠나는 이들에게도 귀환을 약속하셨습니다.
오늘 독서는 하느님께서 이 사실을 예언자들을 통해 거듭 일깨우셨음을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귀환은 오랜 약속의 실현임을 확인하며, 우리도 하느님의 자비에 희망을 두고 살아가라고 격려합니다. 제2독서(에페 2,4-10)는 인간의 죄와 하느님의 자비를 대조시키며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놀라운지 보여줍니다. 구원은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사람은 감사하며 그 사랑을 기억하고 따름으로써 구원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합니다. 은총으로 구원받았음을 강조하는 저자는 ‘선행’마저 하느님에게서 비롯됨을 알려주며 ‘선행의 삶’이 우리가 구해야 하는 은총임을 깨닫도록 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니코데모와 대화하시며 당신께서 십자가상 수난과 죽음을 통해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리라는 것을 알려주십니다. 특히 ‘구리 뱀 이야기’(민수 21,4-9)를 통해 구원은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임을 일깨우십니다. 사람은 때때로 하느님께 불충하고 그분을 무시하는 잘못을 저지르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자녀들을 사랑하시며 구원하시는 분임을 알려주며 믿음으로 응답하고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도록 초대하십니다. 자비의 초대는 믿음의 응답을 요청합니다. 믿지 않는 이는 어둠을 더 사랑하고 믿음 안에서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요한 3,21)는 말씀은 참된 믿음의 응답이란 ‘길’이신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삶, 곧 진리이신 아드님의 말씀과 삶을 따르는 것임을 가르쳐 줍니다. 그러한 삶이 은총의 삶이며 영원한 생명의 삶임을 일깨웁니다.
사순 시기 동안 계속해서 듣게 되는 ‘회개’를 일깨우는 말씀들은 하느님의 자비를 되새기도록 하며 형식적 신앙, 입으로만 고백하는 신앙으로부터 돌아서서 진리를 실천함으로써 참된 신앙을 회복하고 참된 자신이 되도록 인도합니다. 기도와 단식, 자선을 실천함으로써 자신을 절제하고 가진 바를 나누는 사랑을 통해 우리의 신앙과 본성(하느님의 모상)을 회복하는 ‘은혜로운 회개의 때’를 함께 살아가기를 기원합니다.
- 박경근아우구스티노 신부 | 주교좌 기도 사제
첫댓글 사순시기를 보내며 저 자신을 성찰 해봅니다.
기도, 단식, 자선.....
아무래도 성사를 다시 봐야 할 듯합니다^^;;;
기도와 단식, 자선!!!
늘 부족함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