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4.15.
소설 영웅문을 시작하고 나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어느덧 4월도 중순께 접어들었다.
왠지 몸이 더위를 많이 느낀다 싶었는데, 어느새 인도는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Hot Summer' 시즌이다.
지난 인도의 선선한(?) 겨울부터 책읽기를 시작했는데, '로마인 이야기' 로부터 시작해서, 지금 '소설 영웅문(1부~3부)' 까지 읽었다.
아무래도 1부 '사조영웅전' 으로부터 시작할 때는 진도가 좀 빨라지더니, 2부 '신조협녀' 부분에서는 계속 정체(?)현상같이 같은 자리를 맴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살짝 지루함을 느끼게 되어, 3부 '의천도룡기' 는 상당한 고민을 했었다.
'이걸 읽어야 할지? 아니면 그냥 말지?' 하는 고민 말이다.
3부 '의천도룡기' 는 영화로도 소개가 되었고, 예전 중국 무협 TV 드라마를 이미 살짝 보았기에 대강의 스토리를 알고 있어 그다지 신선한 매력은 없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책과 TV드라마는 엄연히 분야가 다르고, 또 각색하여 변화를 줄 수 있으므로, 매체가 다른 것이 소개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어, 그 느낌이 다르다는 생각에 보기로 했다.
그리고, 의외로 모두 읽는데 그다지 시간을 요하지 않았으며, 7권째는 7권인지도 모르고 읽듯이 하다가 끝이 났다.
끝이 묘한 건 아무래도 김용작가의 특기인 듯하다. 책에서 접할 수 있는 독자의 상상세계를 최대한 남겨두고 그 느낌을 간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일 수도 있겠다.
어찌보면, '이거 좀 애매한데?'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끝마무리다.
그래도 초지일관 왔다갔다 하지만, 김용작가의 주인공을 바라보는 시각은 인간적이다. 즉, 소설적으로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마다 판단을 내려 인간적인 속성을 반영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보통 소설의 주인공은 모든 판단이 옳고, 또 그에 따른 결과도 항상 좋을 수밖에 없는데, 이 소설에서 보여지는 남자주인공은 헛점 투성이고, 또 여주인공(?)들에 너무 좌지우지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살짝 '이것 참, 주인공이 너무 영웅스럽지 못하다' 는 느낌을 받지만, 어찌보면, 그것이 인간이기에 가장 인간적인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판단력이 아니겠는가?
완전하지 않기에 영웅이 대접받는 건데, 소설 영웅문의 영웅들은 대접은 받되, 그다지 영웅스럽지 않다는 것이 어찌보면 이 소설의 매력일 수도 있겠다.
하긴 무협소설의 주인공들이 늘 일취월장하는 건 뭔가 항상 한계를 만나고 그를 극복해 내는 과정으로 재미를 더하긴 하지만, 그래도 '소설 영웅문'의 '김용' 작가가 보여주는 건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느낌이 그렇다.
소설내내 기억에도 없는 중국 TV무협드라마의 장면들과 연결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결국 소설 읽고 따라가기 바빴지만, 영화 '의천도룡기' 와 연결된 장면들을 함께 생각했지만, 순간장면들이 그다지 소설의 흐름과 연결되지는 못했다.
역시 책으로 보는 재미와 감동은 또 다른 것이었다.
'소설 영웅문' 을 3부까지 모두 완독하는 내내 즐거웠던 건, 인도의 뜨거운 여름이 선뜻 다가왔는데도 몸만 알고 마음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