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20돌 맞은 에너지의 날, “여름 맞기가 무섭다”
입추가 지났지만 아직 낮과 밤으로 열기가 매섭다. 9월이 되어야 할까 아니면 10월쯤 되어야 안심할 수 있을까. 가을 태풍 소식이 들릴까 두렵다. 전 세계는 지난해와 사뭇 다른 규모의 불바다, 물바다를 겪고 있다. 두려운 여름을 우리는 매년 맞아야 한다.
인천시가 국가 목표보다 5년 빠른 2045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하고 본청 앞에 기후위기시계를 설치한 것은 고무적이고 환영받을 일이다.
애석하게도 그 기후위기시계는 4월 22일을 기준으로 6년 91일을 가리켰다. 지구 기온 1.5℃ 상승을 부르는 탄소량을 지금처럼 배출할 경우 남아있는 시간이다. 탄소중립은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를 극적으로 줄여 그 시간을 금세기말로 미루자는 것이다. 2030년까지는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
인천은 매일 14만 6천7백여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6년 안에 7만여 톤으로 줄여야 한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공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인천시는 2019년에 온실가스 53,558,046톤을 배출했다. 2005년 3천만 톤을 넘기고 4년 후인 2009년에는 4천만 톤을 넘겼다. 그리고 2년 후인 2011년 5천만 톤을 넘긴 이후 꾸준하다.
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1인당 평균 배출량은 6.9톤이다. 최빈국은 1인당 1.7톤을 배출한다. 인천은 지난달 인구 기준으로 1인당 18톤을 배출하고 있다. 최빈국에 비해 10배, 지구 평균에 비해 2.6배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탄소중립의 길은 어렵지만 단순하다. 인천 온실가스 배출량의 98%를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의 소비를 줄이고 화석연료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석탄과 석유 직접 소비를 제외한 전력 부문 소비만 보더라도 재생에너지 비중은 2022년 기준 1.66%(온실가스 배출하는 연료전지 제외)로 터무니없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2045 탄소중립 비전 선언문에는 2030년까지 시민참여형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현재 11.2%에서 35.7%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민선 8기 이후 도시계획위원회의 태양광 설치 부결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의 태양광 설치 보류 등은 인천시민과 공무원의 탄소중립 의지를 꺾고 있다.
국제적인 탄소중립 모범 도시가 되는 길은 뻔하다. 시민과 함께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도로(변), 철도(변), 건물 옥상(지붕), 주차장, 매립지, 유수지 등 모든 가용한 부지에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들어서면 된다.
2023년 8월 22일
인천에너지전환네트워크, 인천시민발전협동조합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