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의 이면
A-4 일어서기, 2023
작가 '이라기' 1991년 생
풀 먹인 재생 섬유에 바느질, 가변설치
2023년 6월 2일부터 17일까지 영등포구 영등포 문화 재단 술술 센터, 술술 갤러리에서 전시했다.
'차원의 이면'은 '이라기'와 '현소영'이 표상한 감각을 형상화한 세계로, 감각 실험을 통해 시공간을 탐색해 봄으로써 관람객 스스로 세계관을 구축하는 전시이다.
4차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전통적으로 경계가 확실한 것들 - 생물과 비생물, 인간과 무생물, 의식과 무의식 등 -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예술과 비예술, 작가와 관람객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가 없어지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탈 경계성도 같은 맥락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따라 감각의 전화를 흥미롭게 바라본 우리는,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감각 실험을 통해 고유한 세계관을 구축하고자 한다.
예술은 전형적인 공간에서 탈피하여 이상감각을 일으키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술은 시간을 인지하고 신경을 자극하는 신호가 된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4차원을 지각하는 이상이 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감각하여 만들어진 세계의 주체적 내러티브는 일방향 관람에서 이탈하는 능동적인 예술 향유자에 의해 실현된다.
군무와 독무, 2023
감자 전분, 옥수수전분, 재생섬유, 얼음, 규사, 가변설치
재료는 전분이고 색은 커피로...
물 자국, 2023 (좌측 영상)
혼합물체, 가변설치
흐르는 덩어리들, 2023 (우측의 물체)
혼합물체, 가변설치
무생대 Azoic Era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라는 뜻의 무생대는, 화석연구의 발달로 생물의 흔적이 발견되며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용어가 되었다.
기술의 발전으로 생략되었던 영역이 드러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러한 무생대로의 전회를 체험할 수 장을 구현하고자, 감각의 통로, 즉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오가는 생태를 상상해 가시화한다.
'이라기' 작가는
수집한 부산물과 분신적 재료인 천을 느슨하게 엮어 임시의 덩어리를 만들고 , 역할과 소속에 대한 질문을 해왔다.
개인을 분리된 것을 연결하는 장소로 보고, 예측 불가한 상호작용과 고유의 지각을 통해 매 순간 변화하는 가소적 덩어리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이라기'작가와 함께
이라기 작가는
저는 어렸을 때, 죽음에 대한 의문을 항상 품고 자라왔어요.
그래서, 그것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많이 관찰을 했어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가본다든지, 절에 다니면서 불교적으로는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돌봄과 애도와 관련된 청년회 자조모임에 참여하면서, 삶과 죽음이 보편적이고 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는 예전에 목격했던 존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죽은 자나 산자나 다 임시의 덩어리구나 잠깐 합성된, 그런 식으로 이해를 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한 케이스예요.
그래서 작업이 저한테는 많은 도움이 됐어요.
요번에 실험하게 된 것은 소재적으로 임시의 덩어리를 이룰 수 있는 것들이랑 여기에 보시면 가까이 가면 센서가 작동하는...
누군가 여기 오면 그림자가 생겨서 돌아가고, 소재적으로도 임시의 덩어리, 관람객이 만드는 그림자나 소리...
영상도 작품 속에 있는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라이브로 송출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하면,
제가 관찰하는 소외된 공간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양로원 건물, 이게 작업실 주변인데 작업실이 세워지고 지구대 등 건물 건물 사이에 쓸모없는 건물이 생기잖아요
거기에 이름 모를 풀들이 자랐다가 죽고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고, 어떤 그런 틈의 생태를 발견한 거예요.
그런 데를 관찰하다가 거기 깨진 돌이나 시멘트의 깨진 오래된 흔적들을 종이 본을 떠서 인견천에다 재단을 했어요.
그래서 이것을 한번 세워보자 해서 천에 풀을 먹여서 소화 흡수를 해서 스스로 설 수 있는 조형물을 만들어 보자 했는데,
장소가 지하다 보니까 습기를 먹어 계속 주저앉는 거예요.
재미있는 피드백이 있는데,
만졌을 때 소리가 심장소리 같다는 사람과 사람이 죽으면 염을 해서 똑바로 누이는데, 얘는 자연사하거나 공격당해서 죽은 공룡같이 동물의 죽음 같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또,
계속 풍화가 돼서 껍데기가 쌓여있는 거 같다는 등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그런 경험이었던 거 같아요
작가의 의도는?
틈의 증세가 저한테는 중요하기 때문에 소요된 가장자리, 모서리 이런 것들이 제 삶에 많이 닿아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공간에서 가져온 패턴, 그 본들이 어떤 하나의 형상을 만든다는 거
여기서 작업이 재미있었던 것은 계획을 하고 했던 거보다 우연적인 것들을 많이 이용했어요.
옷을 만들 때는 치수를 재고 정확하게 하는데 이거는 대개 우연한 요소들이고 아귀가 맞게 손이 가는 데로 만들다 보니 이런 형상이 나오게 된 것이에요.
전공은 패션 디자인을 했는데, 제일 관심 있던 수업이 섬유 조형이었고, 삶과 죽음으로 좀 더 본질적인 것을 하고 싶어서 순수 예술 쪽으로 오게 되었단다.
예전에는 내가 소속되고 싶은 곳을 막 찾았다면 이제는 내가 장소가 되자 하고 이름도 '라기'로 계명을 했단다.
라기의 뜻이 '돌이 쌓이는 터'
서로 돕는 마을, 주체가 되는 장소가 되자.
그래서 이번에 소화 흡수니까 친환경적으로 진짜 먹어도 되는 재료로 실험을 해보자.
감자와 옥수수 전분을 사용했는데, 감자 전분은 똥글똥글 말리고 구멍도 생기고 울퉁불퉁한데, 약하고 노란 옥수수 전분과 7:3으로 섞어서 만들었다.
전시회 첫날 작품들이 습기를 먹어서 폭삭 가라앉았었단다.
재미있는 게 작업들이 환경에 맞춰서 계속 딱딱해졌다가 축축해졌다가 변하는 거예요.
작품이 장소의 특성상 습기가 많아 작품이 손상? 을 입어도 재미로 느낄 수 있는 작가의 마음가짐이 내게는 특별해 보였다.
Blaek - 빛나는 검정, 2023, 가변설치
'현소영' 작가 1982년 생
이 작품은 관객들이 사진 속의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갑자기 어두운 통로를 지나게 되는데,
통로에는 철제, 도자기, 가죽 등의 소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특별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인간은 부재를 이해해 본 적이 없다.
검정은 인지적 한계를 표상하며 우리가 자각할 수 있는 것 중 무에 가장 가깝다.
<Blaek - 빛나는 검정>의 통로는 지각의 부재를 통해서 인식하는 세계이다.
이곳의 어둠은 친숙한 것들을 지각의 부재를 통해서 인식하는 세계이다.
이곳의 어둠은 친숙한 것들을 낯설게 하고 좁은 통로는 공감각을 무너뜨리며 모든 것들을 가깝게 끌어당긴다.
검정은 무자극의 산물이자 우리의 감각을 가장 애쓰게 하는 자극이다.
밤눈 보기(눈이 어둠에 적응한 시각의 상태)는 익숙한 혹은 낯선 오브제의 집합에서 우리 스스로 본질을 탐구하고 세계를 완성하기를 요구한다.
움직임에 반응하는 센서를 통해 흐르는 빛은 시간의 안내자이자 변화를 일으키는 구원자이다.
Blaek - 사라진 언어, 2023, 혼합매체
'현소영' 작가
위의 화면은 관람객이 감각할수 있는만큼 감각실험을 진행하는 것이다.
춤추는 사람이 나오는데, 만지면서 촉감을 느끼면서 즉흥적 몸짓을 보여주면 그것을 녹화한 것.
영상을 찍는데 안무가 계획되지 않은 즉흥적으로 안무가 '음'님이 몸으로 해석한 동영상이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인지적 기능의 일부를 다른 차원에서 이동시켰다.
신체로부터 분리되어 잊힌 감각은 소멸되지 않고 기억에서 순환한다.
<Blaek - 사라진 언어>는 세계를 발견하는 존재로서 몸의 감각을 강조한 퍼포먼스이다.
사고의 시간은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깨어난 감각은 차원을 움직이고 진정한 내러티브의 자유를 얻는다.
'현소영'작가는 유무형 관계의 경계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확인한다.
한계의 확장은 의식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의식이 성장함에 따라 환경은 재해석된다.
그 순간을 탐미하고 온전히 시각화하고자 작업을 하고 전시를 기회하고 있다.
신반도 Blaek Peninsula
신반도는 반도의 지리적, 물리적 용어의 의미를 융합한 세계이다.
반도의 영역은 경계가 불분명하고 공간지각은 각자의 몫이 된다.
반도의 시간은 감각을 소멸하기도 하며 감각의 충돌에 의해 원래의 상태로 소생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입체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공간이 신반도이다.
이 세계에서 색은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Blaek은 빛나는 검정이자 사라진 언어이다.
<Blaek - 빛나는 검정>은 검은 오브제의 집적이 만들어낸 공간에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가는 빛에 의한 시간의 흐름이 더해져 시공간을 가시화한다.
빛의 이동은 감각의 전이오결합을 통해 공감각을 일으킨다.
<Blaek - 사라진 언어>는 현재에서 과거로 시점을 이동하거나 미래의 행동 전개에 변화를 일으키는 시발점이 된다.
신반도의 감각실험은 Blaek(빛나는 검정)에서 New Black(새로운 검정)의 세계로 나아가기를 꿈꾼다.
술술센터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여러개의 자리가 있는 영등포 문화 재단의 술술센터
김영희 기자
첫댓글 멋진글 잘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부지런하신 김기자님께서 저희에게 알찬 정보를 주시네요~~
역시 설치미술은 어려운것 같습니다.
이라기 작가의 작품을 보고 혹시? 했는데 역시…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한 것이군요. 장례의 문화가 느껴진다했어요.
현작가의 작품도 저에겐 어려워요 ㅋㅋㅋ
그래도 좋은 작품들 덕분에 잘 감상했습니다~~
작가의 설명을 듣기 전과 후가 다른 제게도 어려운 '설치미술' 이였습니다.
미술의 세계는 깊을수록 어렵지만
작가님의 설명과 같이보니 좀 편안하네요
오늘도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예술가들의 생각은 우리가 따라 갈 수 없는 듯 합니다.
상상하고 추상하고 대단한 설치 미술 같아요.
김기자님 덕분에 묘한 미술도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예술의 세계를 글로 표현해 주셔서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그림과 글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이름처럼 어려운 설치 미술 조금 이해하고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방면으로 글을 올리시는 김영희 기자님 존경 스럽습니다.
아이고~ 무슨 그런 말씀을~
아무튼,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들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독특한 설치미술
설명과 함께
잘 읽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작가...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