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야
자작나무야
일산공원의
자작나무와 황여새
자작나무는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입니다. 주로 추운 겨울 지방에서 자라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안도현이라는 시인의 ‘자작나무를
찾아서’라는 시가 있었습니다.
.............................
자작나무를
찾아서
안도현
따뜻한
남쪽에서 살아온 나는 잘 모른다
자작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대저
시인이라는 자가 그까짓 것도 모르다니 하면서
친구는
나를 호되게 후려치며 놀리기도 했지만
그래서
숲길을 가다가 어느 짓궂은 친구가 멀쑥한 백양 나무를 가리키며
이게
자작나무야, 해도 나는 금방 속고 말테지만
그
높고 추운 곳에서 떼지어 산다는
자작나무가
끝없이 마음에 사무치는 날은
눈
내리는 닥터 지바고 상영관이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어떤
날은 도서관에서 식물도감을 뒤적여도 보았고
또
어떤 날은 백석과 예쎄닌과 숄로호프를 다시 펼쳐보았지만
자작나무가
책 속에 있으리라 여긴 것부터 잘못이었다
그래서
식솔도 생계도 조직도 헌법도 잊고
자작나무를
찾아서 훌쩍 떠나고 싶다 말했을 때
대기업의
사원 내 친구 하얀 와이셔츠는
나의
사상이 의심 된다고, 저 혼자 뒤돌아 서서
속으로
이제부터 절교다, 하고 선언했을지도 모른다
그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연애시절을
아프게 통과해 본 사람이 삶의 바닥을 조금 알게 되는 것처럼
자작나무에
대한 그리움도 그런 거라고
내가
자작나무를 그리워하는 것은 자작나무가 하얗기 때문이고
자작나무가
하얀 것은 자작나무숲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때
묻지 않은 심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친구여,
따뜻한 남쪽에서 제대로 사는 삶이란
뭐니뭐니해도
자작나무를 찾아가는 일
자작나무숲에
너와 내가 한 그루 자작나무로 서서
더
큰 자작나무숲을 이루는 일이다
그러면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깜짝 놀라겠지
어라,
자작나무들이 꼭 흰 옷 입은 사람 같네, 하면서
........................
강원도
산골에서 본 자작자나무
위의
시에서도 나오듯이 따뜻한 남쪽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자작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르며 멀쑥한 백양 나무를 가리키며 이게 자작나무야, 해도
금방 속을것입니다.
저
역시 남쪽 지방에서 자라다보니 자작나무를 본 것은 서울에 와서였습니다.
자작나무는
한자어로 백화白樺나무라합니다. 樺는 자작나무를 말합니다. 자작나무 껍질에 성냥불을 붙여보면 기름에 절인 듯 활활 잘 타오르는 것을 볼
수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가솔린나무라고도 한다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이런 이름은 없군요. 아마도 속어인 것같습니다. 자작나무가 잘 타는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결혼식을 일으켜 화촉樺燭을 밝힌다라는 용어 쓰임에서도 알 수있는데 화촉은 자작나무가 잘 타기 때문에 유래된 것이
아닐까요.
사할린을
일제강점기 때는 화태樺太(가라후토)라고 불렀는데 북위도 지방인 사할린에서 자작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러시아를 무대로
만들어진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차가운 눈발 광활한 대지에 앙상하게 서있는 나무들은 모두 모두 자작나무였다합니다.
제
제일 윗대 조상은 박혁거세입니다. 박혁거세는 어디에서 온 분일까요? 혁거세 신화를 보면 고허촌장 소벌공이 양산 밑 나정 곁에서 말이 알려준 큰
알을 얻었는데 깨보니 그 속에 어린 아이가 있어 왕이 되었다고합니다. 얼굴 잘 생기고 똑똑하여 임금으로 추대되었고 죽고 난 후 주검을 분리하여
사릉에 장사지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주검을 분리하는 이 부분은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시체 분리 모티브와 연관되며 역사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박혁거세 등 신라 집권세력은 북방에서
왔다고 합답니다. 즉 우리 민족은 원래부터 북방민족이란 뜻입니다.
1974년도에
경주 천마총에서 국보 제207호인 천마도가 발굴되었습니다. 천마도는 나무에 그려져 있었는데 그 재질을 분석해보니 자작나무였습니다. 경주는 남쪽
지방이므로 자작나무가 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마도는 자작나무로 만들었다는 것은 원래 북쪽에서 살았던 세력들이 경주에 정착했다는 뜻이
아닐까요. 따라서 이런 저런 정황으로 살펴보건데 우리 민족은 자작나무가 우거진 북쪽 지방에서 도래하였다는 정황이 타당하다고 합니다.
경주천마도
그래서
그런지 자작나무를 보면 웬지 모르게 친숙하고 낯설지 않습니다. 또 추운 겨울에 하얀 가지만 들어내면서 앙상하게 차가운 하늘을 향해 있는 모습을
보면 그 기상이 꿋꿋하기그지없고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언니같습니다.
영화
닥터지바고 중에서
첫댓글 버드나무의 한 종으로 제가 나온 부산상고의 교지 명이 '백양(白楊)'이었습니다. 흔히 포를러라고 하는 가로수가 맞겠지요. 자작나무... 젖가락나무, 일명 와리비시나무지요. 목질이 연하여 나무젓가락 만들때 많이 쓰지요. 수입하여 쓰면 무지 싼 나무라지요.
그렇지요. 백양나무는 포플러나무이지요. 근데 포플러 무지 잘 자라더군요. 어릴 적에 학교 실과 시간에 꺽꽂이라는 걸 배워 집에서 포플러를 가지를 꽂아 두었더니 쑥쑥 자라더군요. 얼마나 잘 자라던지 전봇대 키를 넘어서는 바람에 잘라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