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수필>
- 어이, 거울 쫌 보고 오지? -
권다품(영철)
심리학이나 정신과 책에서도 그런 사람에 대해서 나오지만,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실제로도 그런 사람도 있다.
자신의 기준이 옳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기준에 따라주기를 강요하는 요런 사람.
주위에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면 참 피곤할 것 같다.
또, 자기 일도 아닌데, 필요이상으로 옳고 그름을 말하면서 가르치려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은 그런 걸 사랑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걸 자기는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착각 속에 사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말해놓고는 자기 말에 거의 환자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며 동조하기를 강요하기도 한단다.
나는 그런 사람을 보면 '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
'필요이상의 사랑은 사랑도 아닐 뿐더러, 오히려 상대를 피곤하게 만들고, 더 심하면 꼴도 보기싫은 관계가 될 수도 있겠다'는 말도 기억이 난다.
며느리를 가르친다고 살림에 일일이 간섭하는 시어머니도 있다고 한다.
며느리에게는"남같으면 뭐하러 이런 말을 하겠어? 어차피 우리 식구가 됐으니까, 배우라고 하는 말이지. 꼭 쓸 일이 없더라도 배워서 버리더라도 배우는 게 좋다".며 가르쳐야 마음이 편해 진단다.
시어머니가 너무 별나서 이혼을 한다는 게, 혹시 그런 것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자식이 자신의 그런 성격 때문에 이혼을 햇는데도, 그런 성격을 못 고치는 사람도 있단다.
해당 의사들 말을 빌리면, 고치기가 좀 힘이 드는 정신병의 일종이란다.
그런 병은 가족들에게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단다.
"친하니까 한 마디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이? 남한테는 이런 말도 못한다. 몰라서 실수하는 것은 바로 가르쳐 주는 것이 맞다."며 합리화 하면서...
그래놓고도 그런 사람은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개입해서 가르치고 싶어 한단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가르치면 자신의 똑똑함이 빛이 난다고 생각하는 증세란다.
혹시 받아들이지 않거나, "당신이 뭔데, 남이사 싸우든지 말든지 당신 걸 길 가면 되지, 왜 남의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느냐." 고 하면, "무식해서 그렇다." 거나, "저런 인간은 진짜 피곤한 인간이다." 고 말하며 자기를 합리화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꾀어야 보배지, 알고 있는 건 말을 해야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말도 않고 가만히 있으면 누가 알아주겠노? 요새는 자기 관리는 자기가 해야 되는 시대 아이가?"라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본 적 있다.
솔직히 내 성격에는 안 맞는 사람이다.
직장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단다.
어떤 상사 중에는 꼭 필요하지 않는데도, 가르쳐준다면서 자꾸 불필요한 간섭을 하는 사람도 있단다.
또, 자기 생각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가서, 애가 둔하느니 어쩌느니 험담을 하는가 하면, "저런 머리로 어떻게 우리 회사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는 상사도 있다고 한다.
더 심한 사람은 모욕적인 말을 하면서 그 사람에게 여러가지로 불리하게 갈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참다가 참다가 못 견뎌서 사직서를 던져 버리고 그만두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는 걸 보면, 그런 정신병이 정말 피곤하긴 피곤한가 보다.
사람은 어릴 때 성장 환경이나 가족 관계에 의해서 성격이 형성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자신을 되돌아 보며 반성을 하고, 보고 들은 것들을 한 번 더 생각하며 무르익혀야 할 것 같다.
얼마나 반성을 하고, 무르익히느냐에 따라 인격이 달라지고, 생각과 가치 기준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자기 생각을 따르지 않는다고, 자기와 가치 기준이 다르다고, 험담을 하고 욕을 하는 사람이라면, 말대꾸를 해서 바로 잡으려는 것보다는 차라리 피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소리를 지르며 따지다가, 홧김에 자존심을 건드리는 큰 다툼으로 변하는가 하면, 결국에는 입에서 욕이 나오게 되고....
심지어 폭력 사고가 생기는가 하면, 어떤 정신병자 같은 인간은 화를 못이겨 불을 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내 생각이 짧고 이해심이 없다고 할 지는 모르겠다.
그런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말고, 차라리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이런 이상한 사람도 있다.
"이거는 그냥 내 생각일 뿐이라서 기분나쁘게 받아들이지는 말아라고 미리 얘기한다이?" 그렇게 해놓고는 말을 아주 기분나쁘게 할 줄 아는 사람도 있다.
또, "내가 하는 말은 그냥 충곱니다이? 받아들여도 좋고, 못 받아들이겠으면 그냥 흘려버리면 됩니다이?" 하면서, 묘하게 기분나쁜 말을 섞어서 하는 얄팍한 잔머리도 있다.
아무리 자기 생각이긴 하지만, 상대가 들어서 기분나쁠 수 있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의겠다.
자기만 똑똑한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도 충분히 기분나쁘게 생각할 줄 아는 수준은 될 것이다.
다른 친구가 밖으로 불러내서 "어이 친구야, 아까 하는 말 중에 잘못 들으면 기분나쁠 수 있는 말도 있던데,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게 안 좋겠나?"하면, "아, 그 새끼가 하도 꼴사나워서 내가 일부러 기분나쁘라고 말을 한거야."라고 말하는 인간도 있다고 한다.
자신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신이 굉장히 똑똑하다고 착각하면서.
혹시, 주위에 그 따위 인간이 있는지 살펴보라.
있다면 만나지 않는 것이 맞겠다.
그렇다면, 반대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 "나도 내 생각이니까 니도 기분나쁘게는 생각하지 마라이? 내 미리 양해를 구했다이?" 해놓고, "니 평소에 하는 말이나 행동을 가만히 보면, 너거 부모들이 참 무식할 것 같애. 책에서 부모가 무식하면 그 무식한 주모의 영향을 받아서 그 자식들도 대부분 무식하다는데, 그런 환경에서 탈피하려면, 열심히 책을 읽어야 된다더라고. 자네도 자네 부모님께 욕이 가지 않게 하려면 책을 좀 읽게. 내 충고네."라고 말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장자의 글 중에 "애마지도"란 말이 있다고 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늘 존중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내용이란다.
자신을 진심으로 위해주고, 항상 잘 돌봐주던 사육사가 말의 등에 붙은 파리를 잡아준다고 파리채로 등을 때렸는데, 그걸 오해해서 뒷말질로 자기를 돌봐주던 사람을 해쳤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서로 마음을 나누는 사이도 아니면서 거저 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말로는 친구로 지낸다는 핑계로, '충고'란 말을 오용해서, 기분나쁜 말을 하고, 자기 기준에 따르기를 강요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그는 어떤 수준의 사람일까?
"진짜 친구라카마, 친구한테 욕을 듣더라도 냉정하게 그 잘못을 지적해 주는 기 진정한 친구라 카더라꼬." 하면서,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 기준으로 지적질하면서, 그걸 충고라고 우뚤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네는 마음이 가겠는가?
그에게도 친구가 있을까?
그런 잘난 척 하고픈 짓이 계속된다면, 남은 친구들도 하나 둘 다 떠나지 않을까?
어이, 친구야, 자네 주위에는 그런 사람 없나?
나는 성질이, 고런 인간은 몬 참겠더라꼬.
나는 꼭 말은 몬 하지만 이런 말이 생각나더라꼬.
"어이, 거울 쫌 보고 오지? 남의 코만 보이고 니 코는 안 보이나?"
2024년 11월 23일 오후 1시 4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