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산(島飛山, 桃肥山, 都飛山)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와 인지면 신동리 경계에 있는 산(높이는 352m, 고도:358m).
이 산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온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군 남쪽 18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이 산에는 봉수가 있는데 "동쪽으로는 홍주 고구현의 성산과 호응하고, 북쪽으로는 태안군 백화산 호응한다."고 나와 있다. '여지도서'에도 "군 남쪽에 있으며, 그 줄기가 서각산에서 뻗어 와 임묘(壬卯) 방향에서 떨어졌다."라는 내용이 보인다. 이들 사료를 통해서 이 산 이름의 역사가 조선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해동지도', '조선지도', '대동여지도'에서도 관련 내용을 볼 수 있는데, '해동지도'에는 산에 봉수가 그려져 있고, '대동여지도'에는 봉수와 부석사(浮石寺)가 묘사되어 있다. 산 이름의 한자가 '해동지도'와 '여지도서'에는 '도비산(島飛山)'이라고 나와 있고, 나머지 사료에는 '도비산(都飛山)'이라고 되어 있다. 이들 사료에서의 한자 이름에 통일성이 없어서 그런지 현재 이 산 이름의 한자에 대해서도 '도(島)'와 '도(都)'를 섞어서 쓰고 있다.
산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옛 서산 읍지인 '호산록'에서 일면을 살펴볼 수 있다. "도비산은 군 남쪽 15리에 있다. 산 위에는 봉화대가 있고 기우석이 있다. (중략) 이 산은 홋산이다. 한 봉우리와 한 산협도 형체를 나누어 각각 믿을 만한 것이 없고 푸른 낭자와 높은 상투 같이 멀리 닿을 만하므로 옛 노인들이 서로 전해오기를 '개벽하던 처음에 중국으로부터 날아왔기 때문에 도비산(島飛山)이라 했다.'고 한다. 아, 산이 어찌하여 날아올 이치가 있을까. 이치에도 없는 말이 심하다 하겠다." 이 기록은 산 이름이 먼 과거의 전설에 유래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또 도비산(島飛山)이라는 이름은 바다 가운데 ‘날아가는(飛) 섬[島]’ 같다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매년 봄이면 산 전체에 복숭아꽃이 만발해 복숭아 ‘도(桃)’, 살찔 ‘비(肥)’를 써서 ‘도비산(桃肥山)’이라고 한다는 설도 있다.
도비산은 금강 북쪽의 산줄기로 금북정맥에 속한다. 도비산 일대를 구성하고 있는 지질은 원생대의 태안층으로, 태안층은 서산층군에 속하는 편암류 및 편마암류 위에 부정합으로 놓여 있다. 안산(安山)[110m]에서 시작하여 주능선 방향인 남쪽 방향으로 101m와 122.9m 산 정상부를 따라 도비산 정상부까지 이어져 있으며, 이는 오랜 시간 풍화와 침식에 의한 기반암의 해체 과정에서 형성된 구릉과 구릉성 산지로 생각된다. 도비산 동쪽에는 천수만이 있고, 천수만의 간석지는 현재 간척이 되어 논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산은 차령산맥의 북서지형구(北西地形區) 금북정맥에 속한다. 보령·부여 일대의 대동계로서 태안반도 동쪽은 모산 가야산맥(伽倻山脈)이다. 서쪽은 팔봉산(八峰山:362m)·상왕산(象王山:307m) 등 저구릉성 산지가 뻗친 해식지형(海蝕地形)으로 수많은 만입(灣入)과 반도, 크고 작은 섬들을 이루고 있다.~
금북정맥은 광덕산(廣德山:699m)·칠갑산(七甲山:561m)·무성산(武盛山:645m)·오서산(烏棲山:791m) 등에 이어진 금강과 삽교천의 분수계로 호남과 기호지방을 나눈다. 가야산맥 주봉은 가야산(678m)이며 덕숭산(德崇山:495m) 수덕사 일대는 관광지다. 여맥은 중앙에 팔봉산·망일산(望日山:302m)·도비산을 세우고 지맥 하나는 안면도(安眠島)로 건너뛴다.
주로 선캄브리아대 서산층군의 규암 및 편암으로 이뤄진 하천 연변에는 충적층이 분포한다. 천수만(淺水灣) 등 리아스식해안은 만입이 많고, 전면에 섬들이 놓였다. 심한 조차(潮差)와 파랑(波浪)으로 만리포·연포·무창포·비인 등지 사질해안에는 대양의 큰 파랑이 직접 부딪치는 해수욕장들이 발달되어 있다.
도비산은 정상에서 보이는 서해의 조망이 뛰어나다. 특히 등산로에 해돋이 전망대와 해넘이 전망대가 함께 있어 매년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도비산 산행은 부석사 입구에서 시작되어 30여 분을 올라가면 부석사에 닿고, 이곳에서 20여 분 오르면 능선에, 15분 정도 더 걸으면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서는 천수만 간척지, 넓은 들판과 서해 바다를 볼 수 있다. '호산록(湖山錄)'에는 날씨가 쾌청할 때 도비산에서 서해를 바라보면 중국의 청제(淸齊)[지금의 산둥 반도]의 지경을 볼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갯내음 짙은 들녘에 솔숲 푸른 천수만은 1977년 방조제 난공사에 폐선을 써서 지도를 바꾼 대역사로 10,166ha의 경지와 4,500ha의 있는 대간척지로 변했다.
이 산은 연암산(441m)과 팔봉산에 이어 서산의 셋째 봉이다.
도비산에는 석천암, 동사, 부석사 등의 절이 있으며, 부석사에는 템플 스테이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절입구 농로로 가면 부석사(浮石寺)다. 산정에 서면 서산농장 너머로 서해가 밀려온다.
부석사는 677년(신라 문무왕 17) 의상이 동명(同名)의 영주 부석사를 세운 다음해에 창건하고 무학이 중건했다 한다. '검은여'의 뜬돌(부석) 전설과 두 절을 지은 의상과 선묘(善妙)의 애틋한 사랑은 설화만이 아닌 듯하다. 그 밖에 '백제의 미소'서산 먀애삼존불상, 보원사지 5층석탑, 안견 기념관, 간월도(看月島) 간월암, 정충신 사당 진충사, 정순왕후 생가 등 명소가 주변에 많다.
주변에는 안면도, 수덕사 등 관광 명소가 산재해 있어, 여름철 가족 산행지로 적격이다. 또한 겨울이면 간월호와 부남호의 철새를 볼 수 있다. 도비산 정상에는 봉수대가 축조되어 있었는데[해발 340m] 지금은 봉수대 안에 고압선 철탑이 세워져 있으며 손상이 많이 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