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롱다리다. 그래서 수트를 입으면 “모델”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여기까지는 장점이나 바로 이것이 나의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국민체력100의 좌전굴 측정시 손끝이 발에 닿지 않는데.. 1~2cm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한~~~참 부족하다. 그러나 6종목중 유연성을 제외한 나머지 5종목은 넘치는? 1등급이니 더욱 답답하다.
* 사진 : 파란색은 등급기준, 녹색은 작년 측정치, 빨간색은 이번 측정치
다음은 좌전굴 측정시 국민체력100 센터 직원과의 대화이다
나 : 다리가 긴 사람은 좌전굴 측정시 기준을 완화 해 줘야 공평한거 아닌가요?
직원 : 다리가 길면 팔도 길지 않나요?
나 : 팔이 길지도 않지만 상체 자체가 짧은데.. 나이별로 기준을 세분화 하듯, 신체 여건도 세분화하여 기준을 적용하는게 맞지 않 나요?
직원 : 모든 기준은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씨도 안먹히는 소리에 포기를 하고, 작년에 측정을 하니 무려 –16cm가 나온다. 3등급도 아니고 등외.. “하~~~”
그래서 작년에는 3등급 인증서 조차 받지 못했다. 교육청에서 3종목에 한해서 통과를 시켜서 망정이지, 3등급 이상 받아오라면 보따리 쌀뻔했다.
문제는 금년이다. 만 75세 이상 최하 3등급 좌전굴 기준은 –2cm다. 나의 기록이 -16cm인데 어떻게 갑자기 14cm를 줄인단 말인가? 난감하다.
o 삼고초려?
고민 끝에.. 유튜버에서 좌전굴 요령에 대한 영상을 올린 요가 고수들? 연락처를 알아내어 유비가 제갈공명을 찾아 갈때의 삼고초려하는 마음으로 개인지도를 부탁했다. 한시간 코치료로 10만원 까지 받았는데 내 입장에서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닌 것이다.
그들의 도움으로 최초 –16cm에서 11cm를 줄여 –5cm까지 줄었는데 그 이상은 아무리 노력해도 줄지 않았다. 기준인 75세 이상기준 –2cm 까지면 3cm가 부족한데 죽어도 안된다.
남들은 “그게 뭐가 어려워서 쩔쩔 매느냐” 할지 몰라도 나는 최선을 다 했는데도 그것이 한계라서 롱다리를 잘라낼 수도 없고 야속하기만 하다.
친구들이 우스개 소리로 “다리는 못자르니 손톱을 기르는게 더 빠르겠다”고 한다. 그게 가능하다면 나도 그렇게 하고싶은 마음이다 “하~~~”
* 사진 : 그동안 내가 이용한 기구들(폼롤러, 악력기, 요가블록, 볼)
o 작당 모의를 한 흑역사
우리학교 지킴이가 내 사정을 알고 “대신 해주겠다”고 한다.
하두 실패를 많이 하니 귀가 솔깃하다. 현장에서는 대부분 주민등록증 사진을 대조해 보지 않는다. 게다가 나의 주민증은 사진이 50%가 훼손되어 대조해도 본인인지 확인할 수도 없다
그러나 적발되면 업무방해로 고발되고 처벌 받을 수 있다.
나는 키가 170인데 지킴이는 180으로 10cm나 차이가 나서 먼저 기록과 대조하면 금방 들통이 날 것이다. 지킴이도 선 듯 도와주겠다고 말을 했다가 은근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나도 차마 대신해 달라고 할 수는 없다
o 측정센타 블랙리스트에 오르다
그런데 집에서 연습할 때 손끝이 살짝 발 끝에 닿을 때도 있다.
반신반의 하면서 체력장에 가서 측정하니 역시나 –5cm가 나온다. 벌써 등외로 불합격이다.
다른 종목을 더 해본들 3등급 인증서도 못받을 텐데.. 맥이 쭉 풀린다. "그냥 가겠다"고 하니
직원이 "나머지 종목을 끝까지 마쳐야 된다"고 한다.
내가 “어차피 등외고 더해 봤자 인증서도 받지 못하는데, 하면 뭘 하느냐? 기운이 빠져서 계속 할 기분이 아니다” 라고 하니
직원은 “나머지 종목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부터 예약을 안받겠다”고 한다. 말하자면 나를 블랙리스트에 넣겠다는 소리다. 나도 짜증이 나서 “맘대로 하라”고 하고 그대로 나왔다. 기분이 착잡하다
결국 다음 부터는 가까운 국민체력 100센터는 포기하고, 먼 지방으로 까지가서 원정측정을 해야만 했다. 결국은 그것도 실패했지만..
o 귀인을 만나다
행정실에서 8월까지 제출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자고 한다. 에~효 내 팔자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거의 포기상태로 시간만 보내는데.. 실장은 “청소원도 제출했다”면서 은근히 채근을 한다.
학교앞 정형외과에 도수치료사가 있는 데,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 30분에 5만원씩 내면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늘리기를 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30분 밖에 안받았는데 기존 기록 –5cm에서 무려 4cm가 늘어 –1cm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니까 3등급 기준인 –2cm를 넘어, 무난히 3등급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o 드디어 성공.. 내 생애 한을? 풀다
그래도 그동안 하두 실패를 많이 해서 반신반의 하면서 송파 체력인증센터를 방문했다. 측정에서 –2cm가 나왔다. "만세~" 비록 기준에 겨우 턱걸이 했지만 어쨌든 나의 연령대 기준에 합격, 여직원이 3등급 인증서를 내주면서 과거 기록과 대조해 보고 “+14cm가 늘었습니다. 많이 노력 하셨군요” 하면서 칭찬을 해준다
* 사진 : 유연성 향상 그래프
o 좌전굴의 비법?
특히 좌전굴 안되는 분들에게 비법?을 전수하고 싶다
좌전굴 안되는 분들은 체형이 후방경사가 많다(골반이 뒤로 처진 모습.. 즉, 앉을 때 허리를 90도로 앉지않고 비스듬히 뒤에 기대 기울여서 앉는 모양) 이것부터 전방경사로 고쳐야 한다. 나는 이것을 고치니 금세 11cm를 줄이게 됐다.
그 다음은 햄스트링과 종아리 근육을 늘려야 한다. 혼자하면 감이 잡히지 않아 허리 인대만 늘어나기 때문에 허리만 다친다. 결과적으로 도수치료사를 동원해서 마지막 3cm를 극복했다.
이게 뭐 자랑이라고 글을 올렸나 싶지만 나로서는 지옥문 앞까지 갔다 온 기분이다.
국민체력100에 하고싶은 말은 많다. 평가에서 "왜 평균을 인정하지 않느냐?" 이다. 6종목중 5종목이 1등급이고 나머지 1종목이 3등급이면 최소한 2등급은 인정해야 하는데도 “규정이 그렇다”는 앵무새같은 소리만 하면서 최하등급에 기준을 맞추어 인증서를 발행하는 것이 불만이다.
첫댓글 공룡님 고생많이 하셨네요. 선생님 말씀대로 평균치를 합격선으로 해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과락을 전체불합격으로 계산하니 안타갑습니다.신체적 조건은 이상형인데 이런일도 있네요. 아무튼 천신만고끝에 통과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십시요.
그동안 애 많이 쓰시고 맘고생 또한 많으셨겠어요~~
다른 종목은 차고 넘치는데 유연성 1종목으로 탈락할 위기에 처해진 심정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그래도 현명한 대처로 합격하심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드립니다~~^^
2등급은 원하는 등급 일까요?
여기는 아직 실행하지 않습니다.예전에 2등급 3년간 유지 했는데요.
2등급이면 넘치는 급이지요 3등급만되어도 합격인데 건강이 좋으신 모양입니다 계속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틈틈이 운동하시면서 건강관리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