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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국립공원 눈꽃산행
제주도는 한라산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형적으로 섬 중심부에 높게 솟은 주봉 부악(1,950m)을 비롯하여 한라산체를 이루는 1,000m 이상인 봉우리 20여 개만 제외하면, 나머지는 방패를 엎어놓은 듯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바다로 빠져든다. 한라산이 바다에 닿아 있는 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제주도가 한라산이고 한라산이 제주도라고 말한다. 그러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한라산의 총면적은 제주도 전체의 8.3% 정도이다.
현재의 제주도가 형성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20만 년 전에서 2만5천 년 전 사이, 한라산 화산체가 형성된 것은 30만 년 전에서 10만 년 전 사이이다. 화산 폭발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멀리까지 흘러 내려가지 않고 분화구 주변에 떨어져 쌓였기 때문에 한라산체 위쪽은 경사가 급하다.
한라산 꼭대기에는 백록담이라고 부르는 둘레 3㎞ 깊이 115m의 분화구가 있다. 이 분화구는 물이 고여 있는 산정못이다. 백록담이란 이름은 한라산 신선들이 타고 노닐던 흰 사슴들에게 이곳의 물을 먹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한라산은 이름도 다양하다. 우선 한라산이라는 이름은 손을 들어 은하수를 잡을 수 있을 만큼 높다는 뜻이며, 주봉우리가 솥에 물을 담아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부악(釜岳), 하늘 모양이 둥글다고 원산(圓山), 신선이 산다고 선산(仙山), 봉우리마다 평평하다고 하여 두무악(頭無岳), 『사기』에 나오는 삼신산(三神山: 봉래·방장·영주)의 하나를 닮았다고 해서 영주산, 그밖에도 부라산·혈망봉·여장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이처럼 이름이 많은 것은 그만큼 제주사람들에게 한라산의 의미가 크고 다양하다는 게 아닐까.
심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