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사람들이 새를 기르는 것 같다 이사 온 날 못 보았으니까 나는 영원히 옆집 사는 새를 보지 못할 것이다 지수야 엄마 왔어 지수 맞니 나는 옆집 새가 이 밤에 잠잠히 삐-이 소리 내는 걸 전해 듣는다 지수야 다녀올게 창문 좀 열어 중국집 배달 그릇이 문밖 가득 반짝이고 나는 본적도 없는 옆집의 새에게 소중함을 느끼고 새에게 허락된 중력을 생각하고 횃대를 흔들어 볼 생각,새장에 넣은 손가락 끝이 살짝 부리에 긁혀 나른하다는 생각...... 끝에 문을 열고 들어서며 지수야 너 지수지 지수야 부르면서 그게 딸의 이름인지 아들의 이름인지 새의 이름인지 알 것 같으면서 모르면서 자꾸 지수야 하고 불릴 때 지수가 새장에 덮인 천 가운데서 새답게 얕게 자다가 문득 옆집에서 기르는 나를 나만큼 생각하면 좋겠다 지수와 나 사이에 날이 밝도록 만나 옆집의 지수와 옆집의 나, 그 작은 방에서 어떻게 지수들끼리 삐-이 소리만 들리게 사랑하고 먹고 자는지 지수들을 놀라게 하지 않느라고 신발을 신고도 얼마나 기다리고 귀 기울이고 망설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