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편 비행기
(Home Flight)
독일 프라이부르크 음대 피아노과(영재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노엘이가 두 번째 학기인 여름학기를 잘 마치고(영재학교 전체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방학을 보내기 위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습니다(2025년 7월 21일, 아시아나항공 OZ542편). 그리고 지금 이 글은 비행기 안에서 쓰고 있습니다.
독일로 올 때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그리고 터키나 필리핀으로 다니러 갈 때마다 늘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귀한 이웃들에게 가져다줄 선물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자주 한국에서나 현지 외국에서 선물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이따금 비행기 안에서 파는 면세품을 사려고 면세품 목록을 알려주는 책자를 펴보면 늘 그렇지만 도대체 살 만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250쪽이나 되는 두꺼운, 좋은 종이에 잘 인쇄된 Duty Free 책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뒤져봐도 온통 술과 담배와 화장품과 장신구나 보석들뿐입니다. 그리고 겨우 초콜릿이나 건강식품 몇 가지만 구석에 숨겨진 듯 있습니다. 아이들 장난감이나 학용품 두어 가지와 함께 말입니다.
거의 80%가 넘는 지면을 온통 술 담배와 화장품, 장신구가 차지하고 있음은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그러한 것들에 쏠려있다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그리고 값도 이만저만 비싼 게 아닙니다. 저희가 이따금 기내면세품을 구입하여 사용하기도 한 몇 가지 품목들을 나중에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구입하면 기내면세품 가격보다 더 저렴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항공사마다 너나 할 것 없이 기내에서 물건을 팔려고 난리인 것 같습니다. 애꿎은 승무원들만 더욱 고되게 할 뿐입니다. 돈은 항공사에서 다 가져가니 말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세금을 붙이지 않고 판다는 물건의 값이 인터넷에서 세금을 붙여서 파는 것보다 더 비싸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래저래 세상은 물건을 사는 자들만 파는 자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주머니를 털리는 것은 아닌지요. 마침 유명한 광고회사에 다닌 적이 있는 후배가 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광고회사에서 만들어내는 말은 모두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