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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출발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세계 최고의 물류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킨 조양호 회장. 인하학원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내년 인하대 개교 60주년과 인천아시안게임을 1년 앞두고 인하대 송도캠퍼스 조성계획 등 인천발전을 위한 고견을 쏟아냈다. |
인하대 송도캠퍼스 활용법은
외국대학 협력 연구단지 조성 … 수학 등 기초과학 활성화 노력
선대회장 선양사업 계획은
기념관 건립 원치 않을 것 … 정석학술정보관 역할 대행
AG 성공개최 지원방안은
왕산 요트경기장·호텔 건설 … 해양레저 발전 기폭제 기대
인천에서 출발해 세계 최고의 물류전문그룹으로 성장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이끄는 조양호 회장.
언론노출을 극히 꺼리는 기업인으로 꼽히지만 인천아시안게임과 인하대학교 개교 60주년을 꼭 1년 앞두고 조 회장은 인천일보에 귀중한 시간을 할애했다.
조 회장은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와 인하대 송도캠퍼스 조성계획, 그리고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선양사업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해 박춘배 인하대 총장 부임 이후 인천시로부터 인하대학교 송도캠퍼스 부지를 기존 5·7공구에서 11-1공구로 변경하는 제안을 받았다. 인하학원 이사회에서 숙고 끝에 11-1공구로 부지를 변경하는 것을 최종 승인했다. 부지 변경 과정과 결정하게 된 이유는?
-애초 인천시는 인하대에 선뜻 캠퍼스 부지를 제공해 주지 않았다.
연세대 캠퍼스 조성이 확정된 이후 지역사회에서 지역명문대학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자 인천시가 인하대에게도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인하대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연세대에게는 상당한 이득을 주면서 인하대는 불리하게 줬다.
최기선 인천시장 시절 송도부지를 제공해 준다고 했을 때 안 받고 왜 지금와서 조건 따지고 혜택 따지고 그러느냐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용현동 부지는 다 팔고 송도로 전부 옮기는 조건이어서 갈 수가 없었다.
용현동 부지를 시에 팔고 어떻게 송도로 갈 수가 있었겠는가?
결과적으로 인천시가 연세대를 유치하면서 온갖 혜택을 다 주고 상대적으로 인하대는 불리하게 준 것 아닌가.
그런 차에 인천시의 부지 변경 제안으로 송도캠퍼스 건립이 다소 지연됐지만 유리한 조건으로 가게 됐다.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 있었음은 분명하다.
캠퍼스 조성이 2년 정도 지연되는 것보다 혜택이 많기 때문에 5·7공구에서 11-1공구로 부지 변경을 결정한 것이다.
무엇보다 인하학원은 이사회가 강하다.
이사장 혼자 독단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총장과 함께 다각도로 검토하고 협의해 최대한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그런 차원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이사장으로서 검토하고 협의하고 협상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협상의 큰 테두리를 정해 이사회와 총장에게 의사를 밝혔다.
모든 것은 이사회와 총장이 협의를 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11-1공구로 변경했다. 송도캠퍼스에 들어설 대학원 중심의 연구단지 조성에 대한 비전을 말씀해 달라.
-대학은 과별 전문화도 중요하지만 이를 종합해 프로젝트 성격으로 진행되야 한다고 본다.
송도캠퍼스는 백화점식으로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고 용현동의 일부 과나 단대, 시설이 옮겨가는 개념은 절대 아니다.
외국대학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하는 목적의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본인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 남가주대학(USC)의 경우 하버드대학의 유전공학 연구소의 50여명을 모두 데려와 연구를 하는 등 대학간 장벽을 없앴고 이를 통해 USC는 유전공학 연구 분야의 강자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King Abdullah University for Science and Technology, KAUST)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프로젝트 수행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융합, 필요에 따라 해체 통합하는 형태의 개념이고 국내 도입을 하게 되면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대학과 합작한 연구센터를 만들고 함께 조인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융합'이라는 측면이 중요하다.
특히 모든 학문의 기초는 수학인데 수학은 모든 분야의 감초같은 역할을 하는 기초가 되는 학문을 의미한다.
수학을 비롯한 기초과학을 지원하기 위해 좋은 교수들을 특별채용으로 임용하고 연구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도캠퍼스의 국제융합복합연구단지 개념에 대해 인하대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이로 인해 소통이 잘 안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인하대가 송도에 캠퍼스를 조성하기까지 동문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큰 도움이 있었고 인천지역 시민단체에게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나 또한 고향이 인천이다.
소통부재라(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방향을 확실히 해야 한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총장에게 왜 소통이 잘 안됐느냐, 충분히 소통을 하라고 지시를 했다. 오해의 소지가 없게.
학교 문제는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일부 사학의 경우 이사장이 전적으로 결정하는데, 우리의 경우 전적으로 이사회에서 토론하고 결정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본인의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고 하니 소통을 위해 애써주는 것이 감사하다.
작년 박춘배 총장 선임할 때 여러 후보자들과 경쟁이 있었다.
인하대는 투명성이 있다.
언론에 나오는 타 학교의 사학비리 등은 인하대에는 해당이 없다.
여태 학교에서 가져간 것은 한푼도 없고 재단에서 지금까지 5000억원 정도 학교에 지원을 했다.
누적액수가 그정도지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그 금액은 더 늘어날 것이다.
▲인하대 설립과정이 유별나다. 지역사회에서도 인하대는 애착을 가지고 있고, 선대회장께서는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는 등 학교 발전을 위해서 공을 많이 들였다. 내년이면 개교 60주년을 맞는데.
-한진그룹은 인천을 모태로 한 회사이다. 인천에 한진 옛 창고도 있고.
기념관 관련된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조중훈 선대 회장께서는 매우 검소하신 분이어서 그것을 사치라고 여기실 것이다. 원하지 않으실 것으로 본다.
참고로 몇 년 전 인천에서 하는 새얼아침대화에서 강사로 나서 기념관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현재 인천일보 옆의 창고는 새로 리모델링해서 예전처럼 물류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그것을 기념관으로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필요하다면 해안동쪽 첫 출발지였던 곳에 자그마한 기념비를 세우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다시 그곳을 사서 기념관을 하려니 가격이 안맞고 선친께서도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학교에 있는 정석학술정보관이 기념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정석'이란 호도 붙이지 못하게 했는데, 결국은 선대회장께 허락을 얻어 기념을 하기 위해 직접 이름을 명명하게 됐다.
어찌보면 인하대 자체가 사회환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석학술정보관도 그런 측면에서 세워진 것이다.
무엇보다 인하대병원의 경우 매년 적자가 나고 있지만 수익을 위해 과잉진료를 하지 말라고 했다.
환자들에게 좋은 약을 쓰라고 했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운영을 하다보면 문제점이 많이 나오게 된다.
적자가 나더라도 좋은 약을 써서 운영하도록 했다.
이를 사회환원이라고 생각한다.
정직하게 하라고 했다.
좋은 진료가 곧 사회 환원이다.
▲2014년은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이기도 하지만 개교 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고향이자 기업의 모태인 인천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자리잡은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대한항공이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인천공항 개항을 앞두고 얼마나 말들이 많았는가?
내가 봤을 때 개항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봤고 대한항공 차원에서 공항 개항을 밀어 붙였고 결국 그 판단은 옳았다는 것이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인천공항은 세계적인 물류시스템을 갖춘 대한항공 덕분에 이제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자리를 잡았고 나아가 인천이라는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요트경기장으로 사용될 왕산에 마리나시설을 짓고 있다.
1500억원 가량이 투자됐다.
이 시설은 인천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며 경인아라뱃길과 함께 해양레저를 발전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아시안게임의 스폰서로서 일류호텔도 짓고 있다.
인천의 기반시설에 우리가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장과의 대화에서도 IT, BT, NT 등 이것저것 남들 하는대로 다 하려면 송도가 제대로 된 국제도시로 발전할 수 없다고 했다.
이제 양적으로 충분하다고 봐야 하고 질적인 부분으로 집중해야 한다.
하드웨어를 늘려야 소용없다. 특성화를 통해 '일류'로 올라서야 한다.
장기적 비전과 함께 60주년을 바라봐야 하고, 형식보다는 질적인 결과가 중요하다.
/글·사진=김칭우기자 chingw@itimes.co.kr
조중훈·조양호 회장은
한국 무역史 거목
현재의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은 지난 2002년 작고한 조중훈 전 회장에게서 출발했다.
조 회장은 지난 1920년 인천에서 태어나 1937년 화물선 선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42년 선원생활을 청산하고 인천부두 인근의 이연공업사를 설립했지만 일제의 기업정비령에 따라 빈털털이가 된다.
해방 후 1945년 11월 인천일보 인근의 중구 해안동에 사무실과 트럭 한대를 마련해 한진상사를 설립하게 되는데 한진그룹의 모태가 된다.
6·25전쟁으로 다시 빈손이 된 조 회장은 신용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사업수단으로 미8군 관련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베트남전쟁을 통해 한진그룹으로 발돋움한다.
한진은 1968년 정부의 민영화사업에 따라 대한항공을 인수하면서 10대 그룹에 진입하게 된다.
이즈음 인하대를 비롯한 한국항공대학을 인수하면서 교육부문에도 진출하게 된다.
1974년 한진해운을 설립한 한진그룹은 명실상부한 물류전문그룹으로서 대한민국 무역사에 큰 획을 긋는다.
2002년 조중훈 회장의 타계 이후 한진가의 계열분리가 가속화 돼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한진그룹과 대한한공의 회장으로 한진가를 이끌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나 인하대를 졸업한 뒤 현재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CEO를 맡고 있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대회 유치에 큰 공을 세웠다.
현재 대한체육회 부회장이자 대한탁구협회 회장, 국제항공운송협회 집행위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인하학원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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