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김덕남] 건천장날

[은하수]

건천장날/ 김덕남

보소 보소 그기 뭐라꼬! 하나 더 얹어주꾸마

건청장 난전에서 호객하는 고란댁

반시도 엉덩짝 들썩

단물을 뿜어댄다

첨부터 줄끼지 와그라요 할매도 참,

뭐라카노 밀고 땡기는 이 맛에 사는 기라

장바닥 질펀한 웃음

꼬인 매듭 다 푼다

-  시집 『변산바람꽃 』(고요아침, 2016)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데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날씨만 해도 예전에는 비가 오고 안 오고 단순했는데 이제는 너무나 많은 공기 속에 있는 모든 입자들의 상황까지 읽어내주는 일기예보를 해 준다. 세상이 그만큼 오염이 되였고 사람이 살아가는 데 오염물질이 커다란 부작용을 주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다 사람이 만든 재앙이다. 김덕남 시조집에 「건청장날」은 요즘 이런 일기예보와 동떨어진 삶의 맛을 풍겨주는 그리움을 안겨주는 시조다. 세상살이에 덤은 없다. 하지만 물건을 팔고 사는 방법에서 덤이 차지하는 심리적 판단은 중요한 것이다. 질펀한 웃음이 꼬인 매듭을 풀어주는 촉매 역할을 해 주었듯이 우리가 사는 세상도 눈, 코, 입 모두 즐거운 날씨가 지속되었으면 한다. (임영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