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가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있을까. 휴대전화나 태블릿, 노트북 컴퓨터, 전기자동차까지. 현대인의 하루는 배터리 충전으로 시작해 방전으로 끝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충전해 재사용하는 배터리, 즉 이차전지 기술은 세계적으로 한·중·일 3국이 가장 앞서 있다. 기술 상용화의 시작은 일본이었고, 가장 큰 시장을 가진 건 중국이다. 한국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배터리 삼국지’에서 한 축을 맡고 있다.
누군가는 한국의 배터리 대표 선수 4명의 성을 따서 ‘조선최강’이란 이름을 붙였다. 조재필 UNIST 교수, 선양국 한양대 교수, 최장욱 서울대 교수, 강기석 서울대 교수다.
말 그대로 조선 최강의 기술을 보유한 배터리 고수 4인방은 매년 HCR(Highly Cited Researchers)로 꼽힌다. 글로벌 학술기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하는 HCR은 각 분야에서 세계 상위 0.1%의 영향력을 가진 연구자를 의미한다.
조선최강에서 ‘조’를 담당하고 있는 조재필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2016년부터 8년 연속 HCR로 선정됐다. K배터리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그리고 배터리 기술의 선봉장인 조재필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울산 UNIST 연구실에서 그를 만나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