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삶앎과 글을 잇는다.
《어린이와 함께 여는 국어교육 》겨울호(79호)를 받았다. 차근차근 읽었다. 삶과 이야기와 실천이 글에 녹아 있다.
말이 고리다.
광주모임 송지은샘은 한글날을 맞아 한글날 수업을 짠다. 한두 시간으로 반짝 했던 그 동안 한글날 수업을 돌아보며 긴 흐름을 잡았다. 이창수, 이무완 샘의 도움을 받아 한글날에 우리말을 살려 쓰자는 다짐을 쓰고, 생활에서 어려운 외국말을 찾아 쉬운 토박이말로 바꾸는 활동을 넣고, 우리말 카드놀이를 만들어 어린이에게 준다.
글쓰기회 이무완 샘은 어린이 눈높이에서 교과서 말을 톺아본다. 어린이가 삶에서 쓰는 말로 교과서 말을 푼다. 의사소통어(생활에서 쓰는 말), 학습도구어(배울 때 쓰는 말), 교과적응어(특정 교과에서 쓰는 말)를 잣대로 가져온 다음, 교과서에 나온 말을 들여다본다. 초등은 일상말, 일반배움말, 교과 배움말 차례로 들여와야 어린이가 쉽게 뜻을 헤아려 또렷하게 배울 수 있다. 일상 수준보다 너무 어려운 말을 쓰면 말 자체를 알아듣지 못한다. 감상하다, 경험하다, 체험하다, 구별하다, 등장하다, 발견하다, 분류하다, 비교하다, 완성하다, 소개하다, 실천하다, 표현하다, 이용하다, 이해하다, 활동하다 같은 ' ~하다'꼴 말만(학습도구어) 쉬운 말로 바꾸어도 가르치려는 알맹이에 도달하기 훨씬 쉽다. 발단 단계에 따라 쓰는 말의 수준도 달라야 한다.
시흥모임 최지혜샘은 학기말에 쓰는 '행동특성과 종합의견'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남겼다. 학생 한 사람을 온종일 온전히 살펴보고 드러난 행동을 기록하여 쌓는다. 교사 혼자 행특(줄여 말하고 있음)을 써 본다. 모임에서 혼자 기록한 행특 문장을 샘들과 나눈 뒤 문장을 다시 고친다. 삶에 알맞은 말 찾기와 교사가 하는 중요한 일을 연결하고 있다.
실천교사모임 정성식샘은 교사가 왜 교육 관련 법을 읽어야 하는지 실천을 바탕으로 말한다. 행특처럼 교육법의 문장도 말이다. 알아듣기 쉬운 말로 풀어야 한다. 이오덕 선생님의 쉬운말 헌법 풀이가 떠올랐다.
미디어리터러시 연구자 김아미샘은 미디어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중요한 교육환경이 되었다고 말한다. 계정을 만든다는 뜻이 무엇인지, 자주 들어가는 온라인 플랫폼 특징은 무엇인지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요즘 새 미디어는 말이다. 말로 보고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말은 삶을 잇는다.
수원모임 샘 열두 분이 서이초 사태 이후 고민을 글로 써서 보냈다. 고통스런 일이지만 끝내 말을 나누어야 헤어날 길도 찾을 수 있다. 공감이 되었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다시 되물었다.
책 맨 뒤에는 작은모임 소식이 늘 실린다. 지역에 스물세 개 작은모임이 있다. 내용을 내 잣대로 나누면 크게 둘이다. 직접겪기로 함께 살기와 간접겪기로 책읽기다. 참으로 다양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함께 살기는 수업 나눔을 기본으로, 교육과정내트워크활동(광주), 행동특성 작성(시흥), 지은이 초청(서울북부), 평론가 초청(청주) 등이 있었다.
말을 잘 들여다 보고 나누어야 정신없는 세상에서 그나마 삶을 챙길 수 있다. 새해에는 내 말, 교사 말, 어린이 말, 둘레 말을 두루 살펴야겠다.
첫댓글 글만 읽어도 말이 들리는 것 같아요. 귀한 나눔 감사해요!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