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비가내린다
나는 가을비라고 말하고 싶다
하늘가득 머금은 여름을 밷어내듯 비가 오다 안오다를 반복하는 빗줄기는
우산받혀들고 강변역 시외버스터미날 청주행에 몸을 실었다
버스가 서울을 벗어나 빗속을 내달리고있다
비가와도 고속도로는 여전히 많은 차들이 줄서기를 하고 달리고 있고
유리창에 부서지는 빗방울은 줄긋기시합에
혼자 웃음을 머금었다
우리네 인생도 저런것
어떤빗물은 차창에 부딫히자마자 주욱 거칠것없이 흘러내리는가하면
어떤 빗물은 차창에 부딫히자 이리저리 지그재그로 힘겹게 내려오는 것을 보면서~~~
나는 참 정이 많은 친구를 만나러 가고있다
개나리피는봄부터 한번 내려오라는 청을
몇번 내사정으로 어기다보니 미안함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만은 하고 어제 밤에 문자를 보냈다
"내일 비가 많이 온다해도 서울 을 떠나리"
아침부터 전화로 들려오는 들뜬 친구의목소리
"차타면 바로 전화해 터미날 에서 기다리고 있을께"
도로 이정표가 음성 진천을 지나 서청주가 보이면서 내마음 도 설레이고있다
비는 여전히 쉬임 없이 내리고 있다
터미날에 내려서니 많이 달라진 도시의모습에 동서 남 북이 구별 되지않아
서성이는 나에게 그친구의목소리와 차분하고 세련된모습이 눈에 들 어왔다
그동안 우리는 카카오톡으로 서로의변한 모습을 볼수있었기에
"에고 비오는데 오느라 고생 했다"
그리고 그친구의차에 올라 서로의얼굴 을 쳐다보며 뻔한거짓말
" 정말 너는 어릴때모습 그대로네"
"너도 하나도 안변했네"
너스레로 우리들의수다는 시작 되었다
그러더니 차 뒷자리에서 빨간 장미 한다발을 내가슴에 안기운다 "특별선물"
꽃다발에 마음 흔들리지않는 여인네 있으랴마는 친구로부터 받는 뜻밖의 장미한다발은
새신을 신고뛰는 소녀처럼 마음이 폴짝 폴짝 뛰고있었다
"가면서 애기하자 "
차머리를 대청댐 지방도로를 달리면서 그친구의이야기는 시작 되었다
어릴적 국민학교시절 친구랑은 같은 동리에 살았다
옛날에 다그렇게 어려운 이웃이많앗던때라 여름이면 점심 도시락엔 감자 옥수수를 가져 오는친구들이 많았고 나는 과수원을 하셧던 부모님 덕분에 보리고개가 뭔지 모르고살았지만
기억으로는 그친구도 형편이 그리편하지는 않앗던것으로 기억된다
과수원집 가을은 제일먼저 빨간 홍옥이 익어간다
맛은 새콤 달콤해서 정말 사과를 좋아하는사람은 빨간 홍옥맛을 안다
학교에서 돌아와 둘이는 공기놀이 땅뺏기놀이에 한참을 시간 가는줄 모르고 놀았다
집에는 아버지 어머니는 출타중이셨고 커다란 쎄퍼드 두마리만 집을 지키고있을뿐
놀이도 심심해지자 나는 그친구손을 끌고 밭으로가서 빨간 홍옥을 손닿는데로따서
그친구 책보자기에싸주었다
지금 생각하니 국민학교3학년 작은 손으로 몇개나 따주었을까
부모님도 안계셨던터라 누가볼세라 마당에 국화꽃도 몇송이 꺽어서 사과싼 보자기위에
엊어주었다
혹여 그친구 책보자기의 사과가 보이지 않게 하기위하여 국화꽃 몇송이 같이 안고가면
누구든 꽃을 꺽어 안고가는걸로 보리라 그작은 머리로 생각해 냈던것
그렇게 부모님 몰래 빨간 홍옥 몇개 국화꽃 몇송이
그것이 그 초가을 어린 소녀의 추억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세월지나 서로 가는 길이 달랐고 서로를 잊고 살았는데 우연히 친구의친구를 통해
서로 연락을 할수있게되었고
그래서 우린 50여년만 에 만남이 된것이다
그런데 그친구는 가을이 오는 이계절
빨간 홍옥 몇개와 들국화 몇송이를 잊지못하여
내가좋아하는 장미한다발을 들국화 대신 내가슴에 안겨 준것이다
참 작은 어릴적 추억이 소롯이 물방울 처럼 남아
장미 한다발 가슴에안고
돌아오는길 차창밖으로 지나가는 들녘을 보면서
그 어린날의 내모습이 까마득 하기만하다
활짝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붓꽃님 여기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항상 해복한 삶을 만들어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가슴셀레는 반세기만의 아름다운 재회 !!,
감동적인 스토리에 머물다 갑니다-
세라비님" 감사합니다~~~
가슴이 찡하는 사연이네요
어릴적 우리 어머니 소원이 우리가족 동그렇게 둘러 앉아서
하얀 쌀밥 배부르게 먹는것이 였다는데 50년만에 만남이라
그래도 마음은 국민학교때 마음으로 돌아가서 두분이 손잡고 뛰어보지는 않으셨는지요 ?
저는 국민학교때 밴또 뚜껑을 안 열고 밥먹었어요 (너무 꽁보리 밥이라) ㅎㅎ
50년만에 만날수 있다는것에 놀라고 또 누님글에 댓글이 50개가 넘었다는것에 또 놀랏네요
이제가끔 기분전환 하러 그 친구분 만니러 다니세요
새강자님" 어려운 친구들이 더 많았던 시절이라서
세월지나니 그것이 추억속의꽃다발을 만들어 주었나봅니다
항상 밝고 희망찬 날들 만들어가세요~~~~ㅎ
예쁜 님의 글, 예쁘게 잘 읽었습니다.
이삿짐 정리 중에, 너무 바쁜 나머지, 어제는 00모임에도 늦었습니다.
일랑님의 댓글에 지각생이 되었습니다.^*^
콩언니" 이사하셨나봐요
바쁜와중에 이렇게 와주셔서감사함과 미안함이 크네요
제가뭐 도와드릴일 없을 까요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며 오늘도 좋은하루 되십시요
과수원집 따님이셨군요 ?
순수하고 따스한 마음들이 서로 오고 가고 ㅡ 참 흐뭇하네요
그리 계속 이어지시길 ~ ~ ~
고마워요 트레비스님~~~~~^^
과수원집딸 이쁜 일랑님 아룸다운 마음과 아룸다운 친구의 재회의 이야기 아룸답게 가숨에 공감되내요.
즐거운 아주아주 오래전 추억을 되돌아보며 수다을 떨었을까 그속에는 뻥도 석어가면서 ㅎㅎㅎ
문학소녀같은 이쁜글 잘 읽어보았어요.^^*
그렇지요" 국민학교시절에 포커스를 맞춘 우리들의 이야기는
호호 였답니다
대원이대감같은 남자아이들이 짖궂게 놀이방해 했던 녀석들
가물가물한 이름도 이야기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