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2 / 68세
장대비를 맞으며 감을 주웠다
어린 시절, 예산 속리골
우리 집은 낡은 초가집이었다.
우리 집과 아래 집 사이에는
감나무가 서너 그루 있었다.
그 나무들은 우리 것이 아니라
아래 집 것이었다.
늦여름,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
하늘이 열린 듯 비가 퍼부었다.
나와 작은형은
양은 세숫대야를 들고
감나무 아래로 나가
바닥에 떨어진 감들을 주웠다.
물러진 감들은
툭 떨어지며 터지고,
딱딱한 감들은
떨어지며 깨졌다.
작은형이 감나무에 올라
가지를 흔들었다.
한 개라도 더 얻으려고.
새로운 감들이 떨어져 내렸다.
정신없이 감을 주웠다.
말랑한 감은
흙이 묻지 않은 부분을 골라
조심조심 먹었다.
딱딱한 감은
당장 떫어 먹을 수 없었다.
소금물도 아까운 시절이라
부엌에서 나온 구정물에 담가 두면
떫은맛이 조금씩 가셨다.
떨어진 감도
버릴 수 없는 감이었다.
장대비를 맞으며 감을 주웠다.
첫댓글 든님..!
방긋..?
콤은 감도 감꽃도 다 주워서 먹엇네유...!
떫은감 우려내는 재료는 쌀겨속에 넣어도 떫은 맛이 없어졋네유...ㅎㅎ
아흐~..!
잠깐 엣추억속으로 풍덩 빠졋따 나왓네유...ㅎㅎ
그렇군요. 쌀겨 속에 넣어둘 걸..
오늘 출근 길에 작은 감이 많이 떨어졌슈~
늦여름에
장대비 오는 날,
감을 주워서...^^
감꽃이 필때는
봄꽃이 다 피어나고,
질 때 쯤인 것 같습니다.
오월 말 경이니까요.
감꽃이 떨어진 자리에
감이 콩알만 하게 열리기 시작이지요.
여름 사이, 감은 자라기 시작하네요.
늦여름이면 감이 무척 자랐지만,
아직 먹기에는 이른 시기일 것 같습니다.
하필이면, 장대비가 내려 가지고...^^
형과 함께 주운 감이 기억 속에 남아 있나 봅니다.
예, 한장의 삽화 같은 시골에서 살 때 작은형 하고의 딱 하나의 기억 입니다.
덜 익은 감을 땡감이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형과 함께 빗속에 주운 감들...
형과 영원히 이어주는 추억으로
남게 되었네요.
추석에 큰집에 가면 마당 옆 감나무에
큰형이 올라가 따주던 몰캉하고
달달한 홍시도 기억납니다. ㅎ
올 가을엔 홍시를 꼭 먹어야겠다.
오늘 TV를보니 감잎 장아찌가 밥맛없을때 이주 좋은 반찬이랍니다. 감은 누구나 좋아하는 몸에 좋은 과일입니다.
감잎 장아찌가 있군요.
변영로씨의 명정40년이란 수필 집에 보면 술취해서 실수한 일들만 쭉 나오는데 그중에 아주 어렸을 때 술독에 있는 술 퍼먹고 너무 많이 먹어서 쓰러졌는데 눈을 뜨니 감잎으로 덮여져 있었다고 합니다. 감잎이 아니면 아마 죽었을 것이라고..
그 시절엔 먹거리가 귀해서
땡감을 물에 담궜다가 우려 먹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비위생적 ㅋㅋ
그리고 떫은 생감은 된장을 찍어 먹었어요.
떫은감은 목구멍에 얹혀서 넘어가질 않는데
된장을 찍어 먹으면 꿀떡꿀떡 잘 넘어갔어요.
감 먹다 체하면 된장이 약이라는 말도
그때 어른들에게 들었지요.
고든님 덕분에
추억소환 잘 하고 갑니다.
된장에 땡감을 찍어 먹었다구요? ㅎㅎ
먹을 게 귀했던 시절.
나도 감꽃 목걸이를 주렁주렁 달고.
감을 주워 소금물에 담궈 삭혀 먹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아하. 감꽃목걸이를 한 소녀. 예쁜 그림이 그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