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발생하기 한참 전에 중앙일간지 여기자가 처음 런던을 방문해서 지하철 타고 가다 재채기를 했단다.
그러자 앞에 앉은 백발의 할머니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이었다. 웃는 얼굴로 보아서는 적대감을 표시하거나 욕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여기자는 무안함에 대충 웃음으로 대응했는데 도대체 할머니가 뭐라고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서 그 의문이 풀렸다. 그런 재채기를 하는 상황에서 런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블레스 유(Bless You/당신을 축복합니다)”
이 ‘블레스 유’ 의식은 보통 네 단계로 진행이 된다.
1.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올 기미가 보이면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고 나서는 ‘익스큐즈 미’(Excuse me/미안합니다)라고 말한다.
2. 그러면 옆 사람이 '블레스 유'라고 하고,
3. 기침한 사람은 ‘땡큐’라고 한다.
4. 그리고 둘 다 훈훈한 미소를 지으면서 상황 종료.
그러니까 그 여기자는 ‘땡큐’라고 했어야 했다. 뒤늦게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으니 달리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부끄러움에서 하나의 문화를 완전하게 체득했으니 수확이라면 수확이었으니 말이다.
간단한 재채기만 했을 뿐인데도 왜 축복을 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검색을 해보았다. 유서 깊은 근거가 존재하고 있었다. AD(서기) 77년에의 기록이었다. 실제는 AD 590년 교황에 오른 ‘그레고리 1세’가 당시에 유행했던 전염병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해 3일간 참회의 기도를 올리면서 죽어가는 사람이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다 같이 ‘갓 블레스 유’(God bless you)라고 말할 것을 명했다는 것이다.
습관은 무서운 법, 전염병이 잦아든 후에도 재채기만 해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 전통으로 이어져온 것이다. 축복의 책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여러분을 핍박하는 사람들을 축복하십시오. 축복하고 저주하지 마십시오.”(로마서 12장 14절)
핍박하는 사람까지 축복하라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것은 물론 대화도 금지했다. 이 두려운 이 시기에 우리도 이렇게 축복하는 말이 필요할 때다.
사회적 거리 때문에 이웃과 거리가 멀어질까 두려운 이때, 우리도 용기를 내어 주위의 사람들에게 ‘갓 블레스 유(God Bless You)’라고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