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자력 안전위원회는 지난 4일 원자력 안전회의를 열어 지난 3월 결정한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사용정지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고리원전 1호기는 지난 3월 9일 고리원전 외부전원 공급이 끊어져 비상발전기 마저 작동하지 않아 냉각수 순환이 중단된 사고와 이를 한달 이상 발전소 측이 은폐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전이 중단되고 조사단이 파견 중이었다.
고리원전 1호기는 이 치명적 사고 외에도 지난 2008년 수명이 10년 연장된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으며 지역주민 환경단체, 야당 등의 가동중단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원자력안전위(이하 원안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측의 조사결과에 따라 최종 가동여부를 결정하겠다고 IAEA 측에 책임을 미뤘다.
2. 지난 6월 4일 한수원의 요청으로 방한해 8일 동안 고리원전을 방문해 안전문화, 운전, 정비, 운전경험 등 각 분야를 점검한 IAEA 전문가는 현재 상황 『양호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이들은 IAEA 보고서에서 『고리 1호기 운전원, 외부직원들이 안전에 대해 자만심을 가지고 있고 직원들이 기술절차, 운전절차, 예방절차를 다 무시하고 한번에 일을 처리하려다 사고를 부른 것』으로 보고서에 기재했다.
또 IAEA는 『외부감시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보고체계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했다.IAEA 보고서를 검증한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 교수는 『아무리 교대근무 시간이라지만 냉각수 온도가 20도 이상 오른 기록이 남아있는데도 원안위의 주재원이 몰랐다는 것은 직접 확인을 하지 않고 보고만 받았다는 애기』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런 보고체계라면 『한수원을 통째로 바꾸지 않는 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반핵단체와 지역주민들은 이번 IAEA 조사단 8명 중 4명은 핵산업 종사자이며 고작 8일간 진행 안 겉핥기씩 점검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부산시 또한 IAEA의 발표내용이 구체적인 점검내용과 결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안전이 확보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시민의 안전이 충분히 확보된 수준이 아니어서 현단계에서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을 하는데 반대했다.
3. 현재 한국에는 23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5기가 건설, 2기가 계획 중이다.
기장 고리에 1~4호기, 신고리 2호기 등 6기가 가동 중이며 고리원전 1호기는 1978년에 한국 최초로 가압수형 중 (PWR)형 경수로로 건설되었다.경주 월성에 5기가 가동되고 있고 영광에 6기, 울진에 6기가 총 23기가 가동 중이다.
그런데 이번 3월 사고 이외에도 큰 것만 보면 고리에서 1988년 10월 고리에서 원전 근무자의 임파선암 사망 사건과 핵 폐기물 불법매립사건(군사정권이라 대충 넘어갔다), 95년 7월 방사능 폐기물 저장고 인근에 자연 방사량 100배의 방사선이 누출되면서 원전 내 이번 후쿠시마에서 나왔던 세슘과 코발트 등 오염이 발생했다.
98년 10월에는 핵연료봉 손상, 2000년 1월에는 고리 2호기 핵연료봉 42개 손상이 있었고, 2010년 9월 신고리 1호기 원자로 냉각수 밸트가 자동으로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식으로 각 원전에는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원전안전 운영정보시스템(OPIS)에 따르면 2003년 이후 10년간 총 159건 고장이 있었다(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사고고장 내역이 나온다)
10년이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연평균 15.9건(아직 올해는 많이 남았다) 사고 고장이 있었던 셈이다. 대부 등급 평가 기준에 따르면 3월 고리 원전 1호기 사고는 2등급에 해당하는 대형 고장이다.
4. 원전의 사고 고장 대응 체계는 다음과 같다.
①원전 운영자, 원안위, 원자력안전 기술원(KINS) 사고고장 보고 → ②KINS 현장조사 → ③KINS 조사결과 보고 → ④원안위 보고 받은 뒤 재발 방지 위한 후속 조치 요구 및 등급평가 보고 → ⑤원안위 사건내용 공개, 최종등급 판정, IAEA에 2등급 이상 및 관심사건 보고 등으로 되어있다.
이번 고리 원전 사고에서는 원안위의 주재관 및 KINS 요원 등의 수시 특별검사 등 원전안전 규제요원이 원전 현장에 상주하면서 안전관련 사항을 일상적으로 점검 확인하고 있고 정기검사, 품질보증 검사 등을 해왔음에도 전혀 사전 캐치되지 않고 발생했다.
한마디로 자기들끼리는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운영자(한수원과 현장 원전발전소)와 안전규제 기술원(원안위, KINS) 간에 감시 감독 규제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자랑했지만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5. MB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 직후 원전의 안전을 위한 최고 안전 규제기관으로 재빠르게 원자력 안전위원회(위원장: 강창순)을 작년 7월 26일 국회에서 관련 법률을 통과시켜 10월 26일 공식 출범시켰다.(강창순 위원장은 미국에서 원자력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우, 한국중공업에서 일하다 1980년 서울대 교수가 되었고 후쿠시마 사고 뒤 원자력 안전위 설치를 주장 건의해 스스로 위원장이 되었다)
그간 한국은 원자력 안전 규제와 진행업무를 동일한 정부부처(지경부)가 맡고 있어 외부에서 지적이 되어왔는데 후쿠시마 사고 뒤 IAEA의 권고를 따르지 않는다는 지적과 경각심 때문에 안전규제와 진흥을 독립시켜 대통령 직속 장관급 위원회(위원장, 부위원장, 비상임위원 7명)을 출범했다.
문제는 규제기관의 독립성이 생명이라고 강조하는 IAEA의 권유와 기준에도 불구하고 『원안위』가 정당성 독립성에 기반을 두고 독자적인 기술적 규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독립성과 국민들에 대한 투명성이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이런 규제 기관의 생명은 독립성, 공개성, 명확성, 효율성, 진리성이라고 한다.
6. 그런데 원안위 강창순 위원장이 과연 상기한 규제기관의 원칙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인지 살펴보자.
이 사람은 원전건설 업체 두산의 사외이사, UAE원전 수출 안전검토 위원회 부위원장, 원전관련 업체들의 이해단체인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부회장, 한수원 자문그룹 그룹장 등을 맡아온 대표적인 한국의 원전 마피아의 대부격 인물이다.
그는 2001년부터 2008년 까지 7년간 한수원, 과기부 등에서 발주 받은 프로젝트만 해도 무려 23건, 17억 5천만 원을 상회한다.
그가 관계되어 원전 관련 업체 단체로부터 프로젝트를 받아 그 대가로 원전 불가피를 심지어 원자력의 전력비중 70% 확대를 주장해왔다. 지난 2004년 전북 부안 방폐장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을 때 그는 서울대 관악 캠퍼스 지하 암반에 핵 폐기물 처리장을 유치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주도했다.
그는 한국의 원전산업을 번창시켰다고 2009년 세계 원전업자 단체인 세계 원자력협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그는 원전규제가 아니라 원전 증설과 원자력산업진흥 한수원 발전, 원전세계수출을 위해 그 규제감독 기관인 원자력 안전위원회의 수장으로 가카께서 임명한 분이다.
문제는 그가 갈 기관이 『원자력 안전위원회』가 아니라 『원자력 진흥위원회』였어야 하는데 전혀 180도 다른 규제감독 안전감시기관의 수장이 된데 있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다.
미국에는 규제 감독기관으로 원자력규제 위원회(NRC)가 있는데 이전 물가의 비중이 높고 일처리가 비효율적이라는 원성이 높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사고 이후 30여년 만인 작년에 조지아주 vogtle원전 건설 설계를 승인한 바 있다.일부러 미국을 환경전문가등 비전문가를 규제기관 NRC에 많이 포함시켜 원전 마피아의 독식과 득세를 내부 견제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작년 3월 12일 후쿠시마 사건 직후 그 난리 와중에도 MB가 UAE 원전 기공식에 참여하기 위해 UAE로 가서 자이드 국제환경상(?)까지 받고 왔다.
이후 그는 전세계적으로 원전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원전 사업이 사양화될까 우려해 작년 9월 UN 원자력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 원전산업확대를 역설하고 금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까지도 녹색 원전을 세계정상에 설파했다.(세계 원전 산업계는 퇴임 후 MB에 공로상을 주고 세계 원자력협회 회장으로 임명해야 한다)
이런 그가 원자력안전위원회라는 규제 감독 기관을 왜 서둘러 만들었는지 또 그 수장에 원자력 마피아의 보스 격을 임명했는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7. 원자력 안전위원회는 지난 7월 4일 제5차 원자력안전회의를 열어 고리원전 재 가동을 승인했다.
원안위 부위원장은 윤철호인데 그는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KINS 원장, 현대건설 한국원자력 기술 등에서도 일한 바 있는 원전 기술자 출신이다.
비상임 위원은 곽재원(중앙일보 과학기술 대기자), 권동일(서울대 교수, KINS 이사), 김성수(인제대 교수), 윤명오(서울시립대 건축과 교수), 윤용석(로펌 광장 대표변호사), 최은경(울산대 의대 방사선과 교수), 한화진(전 BH 환경비서관) 등 대체로 말 잘 듣게 생긴 거수기격 인물이며 규제감독 안전기관의 원래 취재에 맞게 제 목소리를 낼 인물은 하나도 없다.
원안위는 결국 MB의 원전증설 진흥정책 추진을 지원하고 그 걸림돌이 될 안전규제 등을 흐지부지 하게 만들기 위해, 또 국회의 원전폐기물 안전에 대한 간섭을 무산시키기 위해 직접 자기 밑에 직속으로 만든 최고원전 규제(?) 기관인 것이다.
8. 최근 각 언론사에 익명으로 고리사고 이후 검찰의 한수원 직원의 납품관련 뇌물수수 등 비리단속에 대해 억울하다는 제보가 전개된다고 한다.
그간 감독차 외부 규제기관에서 주재원으로 온 감시원들과 적절히 그렇고 그렇게 지내는 것이 관행 업무였는데 사고 이후 갑자기 피대변인 격인 내부의 한수원 말단 직원들만 단속하니 억울하다는 진정일 것이다.
이 말인즉, 한수원, 원전을 둘러싼 폐기물 관련 사업, 공사정비, 하청, 납품 시장의 규모가 매우 방대하여 역대 정권 실세 들이 죄다 여기에 관여해 굵은 사업들도 빼먹어 가면서 겨우 푼돈(?)이나 챙기는 자기들에 대해 비리사범으로 처벌하고 현정권의 처사가 억울하다는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기자들이 원전에 대해 납품, 하청, 정비, 공사하는 현안 내역에 대해 질의하면 이는 정부 보안 시설에 해당해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시설에 해당 된다며 거부한다.
『공식 정보공개 청구요청』에서도 이런 내용은 안 나온다고 한다. 그러면서 돈이 모자라 지난번 고리원전 전력공급 부품 교체가 늦어진다고 핑계를 된다.
도둑질 해먹는 비리구조를 은폐하기 위해, 또 그와 관련된 각종 편의를 봐주기 위해 업자와 관련된 규제 감독 기준과 정보를 느슨히 만들어 저들 마음대로 하기 위해 『원안위』가 존재하는 것인가?
9. 원전 관련 산업은 특허, 실적, 노하우, 권력의 지원 등이 있어야 하지 아무나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닌 매우 폐쇄된 분야다.
또 현정권 들어 그 원전산 산업의 규모는 매우 커졌으나 그 마피아는 더욱 공고히 소수화 되어왔다. 『마피아』란 저들끼리 똘똘 뭉쳐 등골을 파먹는 집단을 의미한다.
이름이야 뭐라고 붙였던 한국의 원전관련 기관은 운영기관, 기술기관, 규제감독기관 모두 한통속인 『원전 마피아』들이다.
이들은 운영기관에 있다 기술 규제기관으로 옮기는 등 저들 마음대로 권력에 아부해 수십 년 마피아에서 생존해 내는 놀라운 생존역량을 과시한다.
이번 고리 원전 재가동 허가 또한 그 일환이며 이들은 모든 수명이 다하는 원전은 연장시켜 재가동시키고 사고가 나면 별일 아니라고 언급하며 저들끼리 계속 주고 받은 것이다.
최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등에서 일어나는 원전사고는 대부분 안전사고이다.아무리 매뉴얼이 잘 짜져 있어도 안전은 100% 보장되지 않는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 반드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가 사전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의 원자력 규제기관과 원자력계는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채 오직 MB에만 기대고 있다. 이미 수많은 경미한, 중대한 사고와 그 징후가 충분히 있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언젠가는 지진과 쓰나미가 아니더라도 원전 사고가 나게 되어있다. 체르노빌, 스리마일 등 초대형 원전 사고도 모두 인재에서 비롯되었다.
연말 대선에 나오려고 하는 대선주자들은 무엇보다 원전의 존치 여부, 안전규제, 감독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이런 식으로 몇 년 더 가면 반드시 사고난다.우리가 지금 일본의 핵을 나무랄 때인가.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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